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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M, 수요미달 회사채 증액

이태호 입력 2017.09.20. 18:03 수정 2017.09.21. 10:09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 CJ E&M이 흥행에 실패한 회사채 발행 금액을 당초 계획보다 50% 늘리기로 했다.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청약)에서 모집금액을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이뤄진 증액 결정이어서 업계는 의아해하고 있다.

회사채 수요가 부진할 때는 발행 금액을 당초 계획보다 축소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CJ E&M은 되레 물량을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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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못 채웠는데 1500억 발행키로

[ 이태호 기자 ]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 CJ E&M이 흥행에 실패한 회사채 발행 금액을 당초 계획보다 50% 늘리기로 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J E&M은 오는 26일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지난 14일 증권신고서 제출 당시 1000억원이었던 발행계획을 500억원 더 늘려잡았다.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청약)에서 모집금액을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이뤄진 증액 결정이어서 업계는 의아해하고 있다. 지난 18일 이뤄진 수요예측에서 청약액은 모집 금액을 밑도는 900억원에 그쳤다. 회사채 수요가 부진할 때는 발행 금액을 당초 계획보다 축소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CJ E&M은 되레 물량을 늘렸다. 늘어난 물량은 모두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이 떠안을 예정이다. 이 증권사의 회사채 인수 금액은 당초 300억원에서 800억원으로 늘어났다.

한 증권사 회사채 발행담당자는 “투자 수요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발행 금액을 늘리는 건 매우 드문 사례”라고 말했다. “CJ E&M이 내부적으로는 1500억원의 자금 조달을 계획해 놓고 흥행을 위해 모집 금액을 1000억원으로 줄여 공시하는 바람에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수요예측에서 두 배 이상의 수요가 몰리면 ‘시장 수요를 반영키로 했다’며 자연스럽게 금액을 늘리려 했으나 기대밖의 수요 부진에 계획이 틀어졌다는 해석이다.

이자비용을 줄이려고 욕심을 내다보니 기관 참여가 부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CJ E&M은 희망 공모금리로 연 2.007~2.207%(3년물, 18일 기준)를 제시했다. 회사와 신용등급이 같은 ‘AA-’ 회사채 평균금리인 연 2.203%와 거의 차이가 없다. 기업들은 통상 수요예측 때 희망 금리를 다소 높게 책정해 기관 참여를 유도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채권 발행을 잘 홍보하지 못한 것은 대표주관사의 책임”이라면서도 “회사 측에서 금리를 조금만 더 매력적으로 제시했더라면 CJ E&M도 다른 우량 기업들처럼 흥행에 성공해 증권사에 부담을 떠넘기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 매체인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올 상반기 AA- 등급 이상 회사채의 평균 경쟁률은 2.99 대 1이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