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공연, 꿈의 무대 에든버러서 호평..세계진출 시간문제"

이재훈 2017. 9. 2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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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지난달 4일~28일 열린 '2017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한국공연이 대환영을 받았다. 총 19개로 역대 최대 규모일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서울=뉴시스】 성북동비둘기 '메디아 온 미디어', 2017 에든버러 프린지 현장. 2017.09.20. (사진 = 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photo@newsis.com

특히 극단 성북동비둘기의 연극 '메디아 온 미디어'(8월 2일~28일), 타악그룹 타고의 드럼 퍼포먼스 '타고 코리안 드럼'(8월 3일~27일), 안무가 이경은의 솔로 공연인 리케이댄스의 '마음도깨비'(8월 16일~27일), 그루잠프로덕션의 마술쇼 '스냅'(8월 3일~28일),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연극 '거울공주 평강이야기'(8월 2일~28일) 등 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김선영)가 항공료와 체재비 일부를 지원한 5개 참가 작품에 대한 관심도가 특히 컸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예술축제'로 통하는 영국 연합왕국의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은 올해 70주년을 맞았다. 1947년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과 함께 출발한 프린지 페스티벌은 공연업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꿈의 무대로 통한다.

최근 대학로에서 만난 극단 성북동비둘기·타악그룹 타고·리케이댄스·그루잠프로덕션 등 4개 팀 관계자들은 이번 공연을 통해 세계 진출에 대한 가능성을 엿봤다고 입을 모았다.

'메디아 온 미디어'의 현지 공연 기획에 참여한 한경아 쇼앤아츠 대표(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 교수)는 "순수 연극인데다가 자막을 써야 하는 언어의 장벽이 있었음에도 호평 받았다"고 말했다.

'메디아온미디어'는 그리스 비극 '메디아'를 현대의 매스미디어인 TV속 장면들로 끌고들어온다. 자극적인 이미지로 메디아의 살인에 대해 무감각해지도록 방조한다.

가디언은 이 연극을 '2017년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추천작 27편'에 포함시켰다. 영국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연극평론가 린 가드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메디아 온 미디어' 같은 작품이 있어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을 좋아한다"고 적기도 했다.

한 대표는 과거 '점프'와 '브레이크 아웃' 같은 넌버벌 퍼포먼스 기획으로 에든버러 프린지를 찾았다. 그는 "아무래도 상업성이 강한 넌버벌 퍼포먼스가 눈에 띌 수밖에 없는 곳인데, 독특한 연극이 관심을 받아 고무적"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타악그룹 타고 '타고 코리안 드럼', 2017 에든버러 프린지 현장. 2017.09.20. (사진 = 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photo@newsis.com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을 찾은 팀들도 작년에 이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역동적인 연주와 한국 민족의 한을 담아 작년 현지에서 주목 받은 '타고 코리안 드럼'은 이번에 350석 규모의 공연장에서 25회를 매진시켰다. 객석 점유율은 85%다. 지난해에는 250석 규모의 공연장에 객석 점유율 82%를 기록했다.

해외공연기획 전문기업인 에이투비즈 홍덕의 PD는 "'타고 코리안 드럼'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공연을 하는 것이라 홍보에 집중했다"고 했다. 출연자들이 아침 일찍 거리에 나서 홍보 막대를 '타고 코리안 드럼' 포스터로 둘러싸기도 했다.

홍보는 거들뿐 호응이 컸던 이유는 공연 자체에 대한 만족도가 커 관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번졌기 때문이다.

홍 PD는 "유럽에서 한국의 전통 타악 공연을 잘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점이 있었는데 장단을 즐기는 관객들을 보면서 유럽 투어에 대한 긍정적인 가능성을 봤다"고 했다.

현재 '타고 코리안 드럼'은 미국 피츠버그의 페스티벌, 유럽 5개국 투어 등을 놓고 해외 담당자들과 협의하고 있다.

마술과 결합한 종합예술공연으로 주목 받은 '스냅'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에든버러를 찾았다. 작년 페스티벌에서 '아시아 아츠 어워드'의 '최고의 작품상'을 받은 팀이다.

【서울=뉴시스】 리케이댄스 '마음도깨비' 현지 리뷰, 2017 에든버러 프린지 현장. 2017.09.20. (사진 = 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photo@newsis.com

그루잠프로덕션의 이성범 대리는 "이미 지난해 공연으로 현지 관객들에게 입소문이 나 있었다"면서 "길거리를 지나가도 '너희들 마술하는 팀이지'라고 알아봐주시더라"고 전했다.

현지에서 참가팀들을 지원한 예술경영지원센터 관계자는 "한 가족 관객은 한국 공연에서 계속 눈에 띌 정도로 한국 공연 브랜드에 대한 믿음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국 최초 에든버러 프린지 초청작은 1999년 PMC프러덕션의 넌버벌 퍼포먼스 '난타'다. 이후 한동안 뜸하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2007년 '에든버러 프린지 진출지원사업' 등을 통해 본격적인 지원을 하면서 진출에 힘이 실렸다. 지난해까지 10년 간 연도별 한국 참가작 수 는 평균 7개였다.

한경아 쇼앤아츠 대표는 "에든버러 인터내셔널(에든버러 프린지와 함께 열리는 중심부 행사)은 텍스트가 유럽에 맞춰져 있어 아시아 공연들이 진출하기에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고, 괴리감이 들지만 프린지는 유럽이라는 시장이 빨리 열릴 수 있게 하는 통로가 된다"고 봤다.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의 상징적인 공간인 댄스 베이스(Dance Base)에서 공연한 리케이댄스 '마음도깨비'의 이경은 안무가는 "세계 투어로 나아가는데 도움이 될 만한 테스트 마켓"이라고 했다. 한국에서 무용공연 기간은 3일 안팎에 불과한데 현지에서 10여일을 공연한 이 안무가는 "갈수록 생체 리듬이 좋아지니 작품의 질이 좋아지고 현지 평도 좋아졌다"고 했다.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팀들은 또한 유럽 진출을 타진하는 동시에 공연계 안목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입을 모았다.

294개의 공연장에서 5만200회 이상의 공연이 펼쳐지는 등 지난 69년간 기네스북 기록 갱신(2016년 페스티벌 기준)을 할 정도로 다양한 공연이 선보이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그루잠프로덕션 '스냅', 2017 에든버러 프린지 현장. 2017.09.20. (사진 = 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photo@newsis.com

그루잠프로덕션의 이성범 대리는 "지난해에 이어 방문이니 올해는 견문을 넓히는 의미로 다른 공연을 많이 찾아봤다"면서 "돈을 벌거나 공연을 알리는 것 이상으로 팀원들의 사기 진작의 의미가 있었다"고 했다.

이경은 안무가는 "프린지 페스티벌은 예술가들 자생력도 길러주는 무대"라면서 "이번에 SNS를 통한 소통의 중요성을 알게 됐고, 향후 우리 팀의 투어의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데도 크게 힘이 실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처럼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팀의 목표가 정확하다면, 각 팀마다 알맞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한경아 쇼앤아츠 대표는 "프로듀서나 기획자가 목표를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현지팀이 아닌 이상 BEP(손익분기점)을 맞추기는 힘든데, '현지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예술적인 해석이 잘 됐는가' '언론에서 평이 좋았는가' 등 공연 장르, 팀의 성향에 따라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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