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 끝났습니다"..방통위 단속 피하기 위한 개통지연 작전(?)

안하늘 입력 2017. 9. 20. 16:22 수정 2017. 9. 2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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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이동통신사가 방송통신위원회의 시장 단속을 피하기 위해 특정 시간대 고의적으로 휴대폰 개통을 중단ㆍ지연시키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A 이통사는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매일 오후 6시 이후 전국 휴대폰 판매점에 개통을 중단한다는 공지를 보냈다.

아시아경제가 입수한 자료를 보면 A사의 휴대폰 유통 자회사는 19일 휴대폰 판매점에 'N950(갤럭시노트8) 정책 종료. 17시20분 개통~18시 개통종료. 대상 : 전 판매점'과 같이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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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시간대 번호이동 수치 조절 위해
18시 이후 개통 중단 공지 보내
제 때 개통이 안 돼 소비자·유통점 불만

휴대폰 판매점(사진은 기사와 무관)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갤럭시노트8를 예약까지 해서 구매했는데 아직도 개통이 안됐습니다."(갤노트8 구매자)

"개통이 안 돼 벌써 예약 물량 중 4대나 취소 됐습니다."(휴대폰 판매점주)

한 이동통신사가 방송통신위원회의 시장 단속을 피하기 위해 특정 시간대 고의적으로 휴대폰 개통을 중단ㆍ지연시키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A 이통사는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매일 오후 6시 이후 전국 휴대폰 판매점에 개통을 중단한다는 공지를 보냈다. 휴대폰 개통 시간은 오후 8시까지로 두 시간 일찍 문을 닫는 것이다.

아시아경제가 입수한 자료를 보면 A사의 휴대폰 유통 자회사는 19일 휴대폰 판매점에 'N950(갤럭시노트8) 정책 종료. 17시20분 개통~18시 개통종료. 대상 : 전 판매점'과 같이 공지했다. 삼성전자는 7일부터 14일까지 갤노트8에 대한 예약가입을 받았고 15일부터 개통을 시작했는데, 이 물량을 중심으로 18시부터 개통을 중단한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고객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뽐뿌 등 휴대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일요일에 기기를 수령하고 왔는데 여태 개통이 안 되네요. 불안하고 업무도 손에 안 잡히네요", "개통이 너무 안 되네요. 기기는 받아서 이것저것 깔고 한 상태인데 취소 못 하나요" 등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휴대폰 판매점 역시 제 때 개통이 안 돼 영업에 지장을 받고 있다. 서울 강서구에서 휴대폰 판매점을 운영하는 김성태(가명)씨는 "15일 저녁부터 매일 퇴근시간만 되면 개통이 끝났다는 공지가 오고 있다"며 "갤노트8를 예약했던 직장인들이 이를 찾으러 왔다가 개통이 안 된다는 말을 듣고 취소를 해버려 손해가 이만저만 아니다"고 말했다. 김 씨가 운영하는 판매점에서만 나흘간 4대의 갤노트8 예약 물량이 개통 지연으로 취소됐다.

이 같은 영업 행태는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에 해당한다. 제42조1항 5에서는 '정당한 사유 없이 전기통신서비스의 가입, 이용을 제한 또는 중단하는 행위'를 금지행위로 규정한다. 방통위는 사안에 따라 과징금을 내릴 수 있다.

업계에서는 A사가 전산마감 시점의 번호이동 수치를 낮추기 위해 이 같이 개통을 지연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방통위는 갤노트8 출시 이후 시장 안정화 정책을 강하게 운영하고 있는데, 각 사업자의 마감시점 번호이동 건수에 따라 시장 과열을 주도했는지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에 마감시간을 두 시간 가량 앞당기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A사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며 "일부에서 그런 행위가 간헐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지속적인 주의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가입을 제한하는 조치는 현행법 위반으로 과징금을 받을 수 있는 위반행위"라며 "갤노트8 번호이동 등 특정 조건에 대해 개통을 중단하는 사례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구매자가 동의한 사안인지, 그렇지 않은 강제적인 사안인지는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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