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좋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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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으로 시작!
감각 뛰어난 취향 좋기로 유명한 부부의 집은 어떨까 궁금해하며 현관문을 열었다. 집 안으로 들어서니 커다란 버드나무 그림이 밖의 열기를 식히듯 시원하게 손님을 맞이한다. 현관과 거실 복도의 검정색과 회색의 대리석 타일 바닥은 갤러리를 찾은 듯 고급스럽다. 그림을 좋아하는 남편의 취향을 고려해 이하정 씨는 그림 렌털 서비스 업체, 오픈갤러리를 활용한다고 전한다. 이사를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라 아직은 가구 배치도 소품 자리도 완벽하지 않다고 말하지만, 대조적인 성질의 대리석과 나무 소재 마감재, 가구가 어우러진 공간은 너무 튀지 않는 수수함과 세련됨을 갖추고 있다. 심플하지만 세련된 인테리어 샘플로 삼기에 적당한 공간처럼 느껴졌다. 현관에 들어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ㄱ자 형태로 방 3개가 붙어 있다. 부부의 네 살 된 아들 시욱이의 침실과 놀이방이 있고, 유리 슬라이딩 도어를 단 가족실은 정준호 씨와 아들 시욱이가 함께 TV를 보고 음악을 듣는 곳이자 인터뷰 등 개인 업무를 위해 마련한 공간이다. “저희 세 식구가 살기에 딱 좋아요. 크지도 작지도 않고, 동선도 편리하죠. 복도식 구성에 알맞은 크기의 방은 아기자기한 면이 있어 좋더라고요.” 부부는 시욱이가 더 커서 공간 여기저기를 휘젓고 다니면 더 큰 집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아주 만족스럽다고 말한다. 부부의 말처럼 아기자기한 집의 구조는 그대로 살리고 마감재만 교체해 이사했다. 그 대신 방마다 각각 다른 컬러를 포인트 요소로 활용하되 전체의 분위기가 튀지 않도록 따뜻한 파스텔컬러를 선택했다. 묵직한 가구와 차분한 틸 블루 컬러의 벽지를 바른 가족실은 너무 차가워 보이지 않도록 나무 바닥을 깔고 우드 블라인드를 달아 따뜻하게 연출했다.
컬러를 악센트로 활용한 집
일반적으로 보통의 집들은 흰색이거나 무채색 위주다. 실패 확률이 적어 무난하고 넓어 보이며 가구 매치도 쉽기 때문이다. “남편이 인테리어에 굉장히 관심이 많아요. 공간마다 컬러를 다르게 활용해 보자는 아이디어도 저희와 박지현 인테리어 디자이너 실장과 상의하면서 나온 생각이었어요. 집이 점점 세련되고 모던해지는 것을 확인하면서 컬러를 활용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공간마다 각각의 테마 색이 있으니 분위기 전환도 가능하고 공간의 쓰임새와 활용도에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보통 집의 무드는 통일되어야 하고 흰색이 주조색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잖아요. 컬러를 집 안에 들이자 발상의 전환도 되고 아이에게 색에 대한 여러 가이드를 줄 수 있어 좋더라고요.”
맥시멀리스트 부부의 미니멀 라이프 도전
그 흔한 디퓨저, 캔들 하나 눈에 띄지 않는 간결한 거실과 안방. 드레스 룸조차 쇼룸에 온 듯 예상보다 적은 수의 옷과 더 적은 수의 액세서리만이 놓여 있다. “아니요. 지금 집에 들여오지 못한 가구가 많아요. 맥시멀리스트에 가까운 편이죠. 새집으로 옮기면서 미니멀한 인테리어에 집중하다 보니 한 번 줄여보자, 줄이면서 살아보자 했죠.” 결심은 했다지만 가구와 리빙에 관심이 많은 부부는 “마음이 여러 개인 것 같아요”라며 슬쩍 말끝을 흐린다. “미니멀한 것을 추구하고 있지만 프렌치 스타일을 시도해보고 싶기도 하고. 질리지 않고 꾸준하려면 역시 모던한 스타일이잖아요.” 가짓수를 줄인 만큼 집에 들일 가구 선택은 더 확실히 해야 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손때 묻은 가구와 새로 산 가구의 매치, 가구와 그림의 배치 등은 이하정 씨가 계획했다. 부부의 라이프스타일과 시욱이의 동선이 새집을 꾸미는 우선순위였다. 가령 이하정 씨가 복도 끝까지 돌아 거실을 지나쳐야 진입할 수 있는 동선의 불편함을 얘기하면 달앤스타일의 박지현 인테리어 실장은 주방과 복도 벽 사이를 트고 다용도실 벽 쪽으로 벤치를 만들어 식탁 의자를 줄이고 주방의 나머지 공간을 더 여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실현했다.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을 곳곳에 녹인 것은 물론 남편의 취향과 아내의 고민, 아이의 움직임을 고려해 만들어진 집이 되었다.
“시욱이를 갖기 전엔 주택에 살았어요. 아이가 태어나면 마당 있는 주택으로 이사 가는 것을 고려한다고 하는데 저는 오히려 공동 주거 공간이 아이 키우기에 더 편리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자연이 늘 가까이 있는 주택의 장점과 관리가 편리한 아파트의 장점을 지닌 곳이 어디 있을까 하다가 이곳으로 오게 됐어요.” 꽤 많은 집을 둘러보던 차, 이하정 씨가 광화문 쪽에 있는 회사로 옮기면서 집의 선택 방향이 오히려 수월해졌다. 조금만 걸어나가면 북적북적한 서울역과 트렌디한 광화문이 있고, 조용하고 편안한 남산이 가까이 있다. “집에서 남산이 가까워요. 남산에 유아 숲 체험장이 있어 시욱이가 흙 놀이도 하고 곤충도 볼 수 있어 좋아요. 겸사겸사 운동도 하러 가요. 자연 친화적인 교육을 할 수 있어 좋더라고요. 무엇보다 집에서 남산이 보인다는 것이 좋았어요. 그래서 이사를 결정하게 되었죠.”
편안하고 촉감 좋은 집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이 어디냐고 묻자 이하정 씨는 마치 질문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안방이라고 단번에 말한다. 톤다운된 컬러를 선택한 안방에는 같은 톤의 저상형 침대와 슬라이딩 도어를 달아 심플하고 절제된 스타일로 완성했다. 장식적인 요소 없이 소재와 색감만으로 차분하고 편안한 휴식의 목적을 다하는 침실이다. 같은 나무 바닥재를 깐 테라스는 촉감 좋은 라운지체어와 사랑스러운 색감의 패브릭 커튼, 손으로 쓸어보고 싶은 나무 서랍장 등 다양한 색깔과 소재를 믹스해 부티크 호텔처럼 감각적이고 사랑스럽다. “안방이 정말 좋아요. 안방 안에 테라스 공간을 별도로 꾸몄는데, 이 테라스에서 보는 야경이 정말 예쁘더라고요. 남편과 차 한 잔, 와인 한 잔 할 수 있어 좋고요.” 테라스와 야경을 예찬하는 그녀의 얼굴이 반짝반짝 빛난다.
기획 : 이지영 기자 | 사진 : 김덕창 | 시공과 디자인 : 달앤스타일(dallstyle.com) | 헤어와 메이크업 : 한주희(순수 for your style) | 스타일리스트 : 전미선 | 촬영협조 : 개나리벽지(www.gniwallpaper.com), 구정마루(www.kujungmaru.co.kr), 더월(www.thewall.kr), 도이치가구(www.doich.co.kr), 동화디자인월(www.greendongwha.com), 드플레잉(www.instagram.com/de_playing), 명인우드(031-693-9992), 소르니아(www.sornia.co.kr), 오픈갤러리(www.opengallery.co.kr), 자코모(www.jakomo.co.kr), 코니페블(www.conniepebble.com), 폴스캐비넷 (www,paulscabinet.co.kr), 하일리힐즈(www.hailyhills.com), 한샘(mall.hanssem.com), 한올커튼앤디자인(02-2267-6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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