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대목이 눈앞인데..우박 폭탄에 피멍든 '농심'

입력 2017. 9. 20.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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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배추 농사는 장맛비로 망쳤는데 가을 배추는 우박으로 엉망이 됐습니다."

20일 오전 강원 춘천시 서면 신매리에서 배추 농사를 짓는 최영길(57)씨는 처참하게 망가진 배추밭에서 하나라도 덜 망가진 배추를 살리고자 애썼다.

최씨가 이달 초 심은 가을배추는 지난 19일 소낙비처럼 내린 우박에 뜯기고 곳곳이 구멍 났다.

이날 춘천은 전날 우박 폭탄을 쏟아냈다고 믿기 어려울 만큼 맑은 날씨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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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철 농작물 출하 불가..춘천 배추·사과 등 140㏊ 피해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여름 배추 농사는 장맛비로 망쳤는데 가을 배추는 우박으로 엉망이 됐습니다."

20일 오전 강원 춘천시 서면 신매리에서 배추 농사를 짓는 최영길(57)씨는 처참하게 망가진 배추밭에서 하나라도 덜 망가진 배추를 살리고자 애썼다.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20일 강원 춘천시 서면 신내리에서 한 농민이 전날 내린 우박으로 처참하게 망가진 배추밭을 돌보고 있다. 2017.9.20 yangdoo@yna.co.kr

최씨가 이달 초 심은 가을배추는 지난 19일 소낙비처럼 내린 우박에 뜯기고 곳곳이 구멍 났다.

그는 배춧속 연한 잎에 영양제를 주며 "어린잎이라도 살려보고자 한다"며 "다음달 초순에 출하할 계획이었는데 어렵게 됐다"고 한숨지었다.

주변 다른 배추밭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갈기갈기 찢긴 배추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노지에 심은 배추는 우박세례를 피할 수 없었다.

이날 춘천은 전날 우박 폭탄을 쏟아냈다고 믿기 어려울 만큼 맑은 날씨를 보였다.

하지만 파란 하늘 아래로 농가 곳곳이 농작물 피해로 신음하고 있다.

신북읍 유포리에서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는 백찬주(60)씨는 비닐하우스 구석에서 채 녹지 않은 우박덩어리를 꺼내 들며 "이런 우박은 평생 처음"이라고 말했다.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20일 강원 춘천시 신북읍 유포리의 한 비닐하우스에서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는 농민이 전날 내렸다가 채 녹지 않은 우박 덩어리를 들어 보이고 있다. 2017.9.20 yangdoo@yna.co.kr

백씨는 "비닐하우스가 구멍 뚫리고 망가져 다 갈아야 할 판"이라며 "구멍 사이로 비가 새고 보온이 안 돼 어쩔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660㎡(200평)짜리 비닐하우스 8동 곳곳이 우박으로 구멍나고 찢어졌다.

그는 비닐을 새로 치는데 1천만원 가량 들지만, 정부나 지자체의 실질적인 지원은 기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인근 사과 농장도 피해를 면하기 힘들었다.

유포리에서 사과 농사를 하는 박복순(77)씨는 과수원 구석구석을 다니며 떨어진 사과를 줍느라 허리 펴기도 힘들었다.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20일 강원 춘천시 신북읍 유포리의 한 과수원에서 한 농민이 전날 내린 우박으로 떨어진 사과를 들어보이고 있다. 2017.9.20 yangdoo@yna.co.kr

8천250㎡(2천500평) 사과밭에는 낙과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박씨는 상처 난 사과를 내보이며 "출하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 한 해 농사를 망치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그는 해마다 농장에서 부사품종 800박스(10㎏기준)가량을 생산했다.

특히 올해는 작년보다 작황이 좋아 추석 대목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한순간에 상품 가치가 떨어지자 박씨는 하늘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신북읍사무소는 우박으로 농사를 망친 농민들의 재난 피해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까지 60여명의 농민들이 피해를 접수했다.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20일 강원 춘천시 신북읍사무소에서 전날 내린 우박에 피해를 입은 농민들이 자연재난 피해신고를 접수하고 있다. 2017.9.20 yangdoo@yna.co.kr

춘천시는 이날 정오까지 우박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규모를 서면 신매리, 서상리, 신북읍 유포리, 산천리 등에서 140㏊로 잠정 집계했다.

농작물별 피해는 배추·무 100㏊, 과수 10㏊, 기타 30㏊다.

농정과 관계자는 "정확한 집계는 보름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정밀 집계를 마쳐야 피해 금액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yang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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