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인터뷰①] 10대의 끝자락에 선 진지희의 담담한 마무리

파이낸셜뉴스 2017. 9. 20.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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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말고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비교적 빨리 재능을 찾은 케이스잖아요. 그래서 배우로써 더욱 꿈을 찾아나가자는 생각을 명확히 했어요.”

담담하지만 단호하게 자신의 속내를 알리는 진지희의 모든 말들에는 묵직한 진심이 있었다.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던 ‘빵꾸똥구’는 없었다. 아역 배우라면 겪는다는 ‘마의 시기’ 따위는 진지희를 거쳐 가지 않았고 불필해보였다. 오랜 연기자 생활로 축적해온 나름의 소신과 철학으로 속이 꽉 들어차있었고 그러한 것들이 열아홉 살의 소녀를 성인의 문턱으로 성큼 이끌고 있었다.

영화 ‘이웃집 스타’는 스캔들 메이커 톱스타 혜미(한채영 분)와 우리 오빠와의 열애로 그녀의 전담 악플러가 된 여중생 소은(진지희 분)의 한 집인 듯 한 집 아닌 이웃살이 비밀을 그린 코믹 모녀 스캔들 작품. 극중 진지희는 대외적으로는 혜미의 이웃사촌이지만 실제로는 그녀의 딸인 소은 역을 맡았다. 아이돌 스타를 좋아해 마냥 학생처럼 들뜬 모습을 보이다가도 혜미 앞에만 서면 그 누구보다 어른스러운 면모를 뽐내는 인물. 이러한 간극을 어색함 없이 채운 진지희는 이 영화의 일등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코믹적인 부분이 드러나지 않았어요. 오히려 담담한 소은이의 모습이 더 돋보였어요. 학생다운 모습도 있으면서 엄마를 걱정하는 성숙한 모습도 있었죠. 그래서 소은의 캐릭터만 봐서는 마냥 코믹적인 게 아니었어요. 촬영 중에 (한)채영 언니와 호흡을 맞추고 친구들과 함께 연기를 하다 보니까 저도 모르게 학생다운 성격들이 드러나더라고요. 그런 것들이 어우러져서 연출됐을 때 굉장히 재미난 장면들이 많이 나왔던 것 같아요”

실제로 강제로 웃길려는 인위적인 연출이 없다는 것이 진지희의 마음에 쏙 들었다고. 감동과 코믹의 적절한 조화가 진지희의 출연을 결심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스크린 속에서 주로 주연보다는 조연으로 활약하던 진지희에게 여성 투톱 영화는 어느 정도 부담으로 다가갔을 법 했지만 오히려 진지희는 개의치 않았다. 개봉이 다가오는 현재, 약간의 긴장만 주어질 뿐이었다.

“영화가 개봉한 뒤에 생기는 고민인 것 같아요. 촬영할 때는 주인공이라는 생각보다는 이 영화에 도움이 되는 캐릭터가 되어야지 하는 생각이었어요. 언니랑 친해져서 좋은 호흡이 영화에 담기길 바랄 뿐이었어요. 오히려 압박이나 부담감은 없었죠. 그런 게 없어야 연기를 편하게 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언론시사회 이후에 조금씩 긴장이 되더라고요. 후회 없이 연기를 했지만, 그게 맞을까 싶은 고민이 들었죠.”

결과적으로 보면 진지희의 연기는 완벽했다. ‘이웃집 스타’는 아역배우에서 성인으로 발돋움하기에 안정적이었고, 첫 스크린 주연으로 나서기에 부담이 없는 코미디 영화였다. 더불어 한채영과의 케미스트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드라마적 호흡과 코믹은 기존 진지희가 가진 이미지를 유려하게 활용하기에 괜찮은 선택이었다. 더불어 여성 배우 주연의 영화가 기근인 현 영화계에 자그마한 울림 또한 선사할 수 있었고, 이러한 부분 역시 진지희의 선택에 크게 작용했다.




“여성 투톱이라는 부분도 시나리오를 보면서 인상 깊었던 점 하나에요. 요즘 여성이 주된 스토리를 찾아보기가 힘든데, 이런 이야기를 담담하게 누구나 볼 수 있는 소재로 다룬 영화여서 굉장히 너무 좋았어요. 저도 여자니까 앞으로도 이런 영화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죠. 그래서 이 작품에 애착이 더 컸던 것 같아요.”

극중 진지희의 엄마이자 톱스타로 등장하는 한채영은 대한민국의 대표 간판 스타로 종횡무진한다. 명성을 유지하고 배우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한채영은 불가피하게 진지희의 존재를 숨길 수밖에 없는 선택을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진지희와 한채영은 코믹과 눈물을 넘나들며 감정선을 이어간다.

“저는 줄곧 연기활동을 하다 보니까 혜미(한채영 분)의 마음이 이해가 갔어요. 솔직히 저조차도 제 자신이 잘 가꾸고 싶고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배우라면 자기가 잘 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죠. 소은도 분명히 이해했을 거예요. 만약 실제로 그런 상황에 처해진다면 잘 모르겠어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여자로써 엄마에 대한 환상이 있었거든요. 그 때 가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저는 아이를 많이 케어해줄 것 같아요. 한 아이의 엄마가 되는 건 자연스러운 여자의 과정이잖아요. 혜미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지만 저라면 아이를 잘 돌보면서 좋은 엄마일 것 같아요.”

연속해서 이어지는 진지한 대답에 실제 소은 캐릭터와 진지희의 싱크로율을 묻자 진지희는 “비슷한 것 같아요. 인터뷰할 때는 진지한 소은의 모습이 나오고, 친구들과 놀 때는 학생답게 즐겁고 발랄하게 노는 모습이 나와요. 이제껏 한 역할 중에서 소은이 저랑 가장 비슷하지 않나 싶어요”라고 대답하며 방긋 웃었다.


/9009055_star@fnnws.com fn스타 이예은 기자 사진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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