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수급난에 가격상승..골판지업계 '골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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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판지원지 생산업체들이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골판지 포장 수요 호황에 따라 원재료인 폐지가격이 상승하고 제품 가격도 동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글로벌 포장 수요 호조로 수출 가격이 내수 가격보다 높게 형성되면 수출 쏠림 현상이 발생해 결국 국내 골판지 원지 제품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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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한국제지연합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골판지원지 생산량과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8%와 3.1% 늘어났다. 반면 원료인 폐골판지 재고는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6월 말 현재 폐골판지 재고는 9만 8,00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만 8,000톤에 비해 17%나 줄었다. 지난해 제지업계에서 사용한 국산 폐골판지는 626만톤으로 전체 국산 폐지사용량의 75%를 차지했다.
폐지 수급난이 지속되면서 폐지 가격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수도권 공장 도착 기준으로 지난해 7월 1kg당 150원대에서 12월에는 175원, 올해 3월에는 190원, 지난 7월에는 220원대로 껑충 뛰었다. 폐지 가격 급등은 전세계적인 포장 수요 증가로 폐지 사용량은 증가했지만 폐지 회수에 큰 변동이 없는 데다 올 상반기에는 폐지 수출까지 증가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폐지 수출가격도 크게 상승했다. 지난해 7월 톤당 132달러(15만2,000원), 12월 149달러(17만8,000원)이었던 수출 가격이 올 들어 급격히 상승하면서 3월 178달러(20만4,000원), 7월 199달러(22만8,000원)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나 올랐다. 수출 가격이 오르자 수출량도 덩달아 늘었다. 관세청 통관 기준으로 지난 7월말 현재 폐지 수출량은 37만7,813톤으로 전년대비 12.8% 증가했다. 이 중 골판지원지 원재료인 폐골판지는 17만2,109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2%나 늘었다. 전체 수출량의 45%를 차지하는 규모다.
폐지 가격 상승은 세계적인 추세다. 글로벌 제지전문 연구기관 RISI에 따르면 독일이나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내 포장산업 호조로 폐지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8월 현재 유럽 주요국의 평균 골판지 원지 가격은 지난해 말에 비해 30% 정도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서는 가격 상승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역시 경기 회복과 온라인 쇼핑 활성화로 포장 수요가 증가하고, 제지공장 가동률이 오르면서 폐지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미국산 폐지의 7월 가격은 지난해 같은 시기 195달러에서 101달러(52%)상승한 296달러를 나타냈으며, 골판지원지(골심지) 가격 또한 2016년 8월 550달러대에서 1년 만에 24% 인상된 680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폐지 재활용률이 46%로 우리나라(84.6%)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가운데, 혼합폐지 수입금지 등 환경규제 정책 강화로 원료수급이 불균형해지면서 폐지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중국 동부지역 골판지원지 내수가격은 지난해 6월 467달러, 12월 673달러에서 올해 6월 700달러를 찍었고, 8월에는 800달러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파악됐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골판지 포장 수요 호황에 따라 원재료인 폐지가격이 상승하고 제품 가격도 동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글로벌 포장 수요 호조로 수출 가격이 내수 가격보다 높게 형성되면 수출 쏠림 현상이 발생해 결국 국내 골판지 원지 제품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폐지 유통시장은 계절적 요인, 제지공장 가동률, 내수경기, 폐지 수출량 등에 따라 물량과 가격이 수시로 급변하는 구조”라며 “식품이나 전기제품 등의 포장인 골판지 상자를 만드는 데 쓰이는 골판지 원지를 수급하기 힘들어지면서 관련 기업들이 경영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민정기자 jmin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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