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가르친 교사를 검찰에 고발한 학부모단체

윤승민 기자 2017. 9. 20. 11:0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온라인 매체 ‘닷페이스’의 ㄱ 교사 인터뷰 동영상에 소개된 그림일기에서 남학생들만 운동장을 쓰고 있다. | 닷페이스 동영상 갈무리

보수성향 학부모단체가 학교 수업시간에 페미니즘 교육을 한 서울 송파구 한 초등학교 교사가 “동성애와 남성혐오표현을 가르쳐 아동을 학대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학생인권조례폐지운동본부(운동본부)는 최근 아동복지법·아동학대범죄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해당 초등학교 ㄱ교사와 ㄴ교장을 서울동부지검에 고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운동본부는 “ㄱ교사는 수업시간에 성소수자들의 퀴어축제 퍼레이드 영상을 초등학생들에게 보여주고, 페미니즘과 남성혐오 등 왜곡된 성교육을 하였으며, 자신의 교무실 책상 파티션에 왜곡된 성에 대한 사진, 문구 등을 오랫동안 부착하는 등 어린 아동들의 심리, 정서에 악영향을 끼친 아동학대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 “ㄴ교장은 이와 같은 사실을 알고도 학부모들의 항의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오히려 학부모를 겁박했을 뿐만 아니라 전교조까지 조직적으로 가세해 정당한 항의를 조직의 위력으로 저지하는 무서운 행태에 분노해 잘못된 페미니즘 교육으로부터 학교와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ㄱ교사와 ㄴ교장을 고발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ㄱ교사는 지난달 닷페이스와의 인터뷰에서 “페미니즘은 인권의 문제”, “여자아이들은 왜 운동장을 갖지 못하냐” 등 발언을 한 후 일부 누리꾼의 신상털기와 허위 비방에 시달려왔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노골적인 욕설이 댓글로 달렸고, 학교에는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이와 관련해 지난 1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여성위원회와 온라인매체 ‘닷페이스’, 직접민주주의 프로젝트 정당 ‘우주당’,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등은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페미니스트 선생님에 대한 공격을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들은 “남자라는 이유로, 여자라는 이유로, 혹은 그 어떤 이유로도 꿈을 제한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이야기 해야 한다”며 “우리에겐 페미니스트 선생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성평등 교육을 고민하고 연구한 교사들의 수업권을 보장해야 하고 민주 시민 교육을 위하는 페미니스트 선생님들이 더 많아질 수 있도록 교사의 학습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20여개 시민단체들은 지난 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모 초등학교 교사가 페미니즘 교육 필요성에 관한 인터뷰를 한 뒤 한 달 넘게 인신공격성 폭력과 명예훼손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피해 교사를 대리해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