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얼굴 담뱃불로 지지고..끊이지 않는 '데이트 폭력'

2017. 9. 2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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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김모(19) 씨와 A(19·여) 씨는 지난 3월 같은 학과에 입학해 캠퍼스 커플(CC)로 교제를 시작했다.

그런데 사귄지 한 달이 됐을 무렵부터 남자친구 김 씨의 행동이 과격해졌다.

지난 5년간 데이트폭력으로 사망한 사람은 467명으로 한 달 7명꼴로 잔혹한 폭력에 희생됐다.

지난해 1월 헤어진 여자를 성폭행한 스토커 B(45) 씨가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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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폭력 처벌 전력 있는 재범”도 징역 6개월
-재범률 76.6% 달하지만 법적 제도 미비 ‘악순환’

[헤럴드경제=이유정 기자]대학생 김모(19) 씨와 A(19·여) 씨는 지난 3월 같은 학과에 입학해 캠퍼스 커플(CC)로 교제를 시작했다. 그런데 사귄지 한 달이 됐을 무렵부터 남자친구 김 씨의 행동이 과격해졌다. 함께 학교에 가기 위해 자취방을 찾아와 ‘피곤해서 학교에 가지 않겠다. 너도 가지 말라’며 이를 거절하자 마구 폭행하고 4시간 자취방에 가뒀다. 심지어 다른 남자관계를 의심해 얼굴을 담뱃불로 지지고 주먹으로 때렸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2단독 강순영 판사는 특수상해·감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씨에게 지난 14일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강 판사는 “데이트폭력 범죄의 특성상 A 씨는 계속 폭력에 노출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김씨는 이미 유사한 데이트폭력 범죄로 벌금형의 처벌을 받은 적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실형을 선고한다”고 설명했다. 재범인 김씨의 데이트폭력 피해자는 이미 A씨뿐만이 아니었다.

[사진=헤럴드경제DB]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데이트폭력으로 지난해에만 8367명이 입건됐다. 전년(7692명) 대비 8.8%나 증가했다. 지난 5년간 데이트폭력으로 사망한 사람은 467명으로 한 달 7명꼴로 잔혹한 폭력에 희생됐다.

데이트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은 재범률도 높다. 2005년~2014년 평균 데이트 폭력의 재범률은 76.6%에 달한다. 치안정책연구소 자료를 보면 데이트폭력 가해자의 20.4%가 1년 이내 다시 범죄를 저질렀다. 2년 이내에 다시 폭행을 가한 비율도 14% 정도다.

반면 데이트폭력 관련 처벌 규정과 피해자 보호는 턱없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월 헤어진 여자를 성폭행한 스토커 B(45) 씨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2014년 교제하던 여자친구 C(35) 씨로부터 이별을 통보받자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스토커 행각을 벌였다. 집 앞에서 며칠씩 C씨를 기다렸고 ‘초인종 눌러서 끝장내기 전에 전화해’ 등 협박 문자 메시지를 수시로 보냈다. 급기야 C씨를 때리고 성폭행한 후 빈 맥주병을 들고 살해할 것처럼 협박했다.

B씨는 특수강간·협박·폭행 혐의로 기소돼 전주지법에서 징역 5년과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을 선고받았다. 그는 이전에도 사귀던 여성을 흉기로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치는 등 여러 차례에 걸쳐 데이트 폭력 범죄로 실형과 벌금형을 선고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데이트폭력 범죄에 대한 처벌기준 마련과 피해자 보호를 제도화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지난 8일 최근 피해자 보호에 방점을 둔 ‘데이트 폭력 등 관계집착 폭력행위의 방지 및 피해자 보호에 관한 법률’을 대표 발의했다. 데이트폭력을 신고하면 경찰이 즉각 출동해 가해자를 분리하는 등의 대응을 의무화하고, 수사기관이 법원에 접근금지 등의 조치를 요청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홍영오 연구위원은 논문을 통해 “영국에서는 교제 중인 남자친구의 전과를 조회할 수 있는 일명 ’클레어법‘을 시행하고 있고, 미국에서도 ’여성폭력방지법‘ 등 가정폭력뿐만 아니라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에 대한 대책을 다각도로 수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ul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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