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유엔무대서 북핵 고리로 4강탈피 외교 다변화 시동

김현 기자 입력 2017. 9. 2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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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체코·세네갈 등 정상과 양자회담..북핵 협력 논의
이탈리아 정상과도 회담 추진..11월엔 동남아로 지평확대
문재인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 에서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후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 인형을 선물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7.9.20/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뉴욕=뉴스1) 김현 기자 = 제72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참석 계기에 '외교 다변화'를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한반도 주변 4강(强) 중심의 외교에서 벗어나 유럽과 중동, 동남아와 아프리카 등 외교 다변화를 꾀하면서 우리 외교의 지평을 넓히는 데 주력해 왔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에 특사(박원순 서울시장)를 보낸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우리 외교가 관성적인 4대국 중심 외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U나 아세안 국가, 아프리카까지도 외교를 다변화하고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에 190여개국 정상급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는 점에서 자신의 ‘외교 다변화’를 위한 노력의 무대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유엔총회 계기에 전통적 우방인 한미일 정상회동 개최와 함께 한미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영국과 체코, 세네갈, 이탈리아 정상과 회담을 개최하거나 가질 예정이다.

이를 통해 문 대통령은 새 대북제재의 철저한 이행을 위한 국제 공조는 물론 제재 및 압박을 통한 '평화적·근원적 해결'에 무게를 둔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넓히는 데 공을 들였다.

이는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결구도로 고착화되고 있는 상황을 탈피하고 문 대통령의 주창해 온 '한반도 운전대론'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키는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가졌다. 영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북핵 및 북한 문제와 관련해 영국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안보리 결의 채택 및 이행 과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 온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고, 메이 총리는 "북핵·미사일 위협은 동북아 뿐만 아니라 세계 평화·안전에 큰 위협으로 대두되고 있다. 국제사회가 단합해 이에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메이 총리와의 회담을 끝으로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정상과 모두 개별 양자회담을 마무리했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도 더해진다.

문 대통령은 또 체코의 첫 직선 대통령인 밀로쉬 제만 대통령과 30분간 첫 양자회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체코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일관되게 지지해준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 북한의 도발에 대해 국제사회가 단합해 강력히 대응하는 한편 북핵문제가 평화적 방식에 의해 근원적·포괄적으로 조속히 해결돼야 함을 강조하고, 이 과정에서 체코의 협력과 지원을 요청했다.

제만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입장에 대한 체코 정부의 확고한 지지를 재확인하고, 체코는 EU를 포함한 국제무대에서 필요한 역할을 적극 수행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또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과 정상회담도 개최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아프리카 국가와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인 세네갈이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입장을 지지해 온 데 대해 사의를 표했으며, 살 대통령은 앞으로도 한반도 정세 관련 한국의 입장을 일관되게 지지하고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으로서 유엔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을 포함해 북핵 문제 관련 대응에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탈리아 정상과의 정상회담도 추진 중이다. 당초 문 대통령은 이날 중동 국가인 이라크의 하이데르 알 아바디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었지만, 아바디 총리가 유엔총회에 불참하기로 하면서 무산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본부에서 주최한 각국 수석대표 공식 오찬에 참석해 요르단, 라이베리아, 기니, 리투아니아, 터키, 스위스 정상과 헤드테이블에 앉아 친분을 다졌다. 문 대통령은 오는 11월 베트남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와 필리핀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3·EAS(동아시아정상회의) 참석을 통해 동남아 정상과의 외교에도 나설 예정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1월에 APEC이 있어 이번에는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외교 다변화라는 관점에서 대륙적으로 좀 대화가 없었던 아프리카나 다른 쪽에 영향력이 있는 국가들과의 양자회담을 잡았다"며 "안보리 이사국이고, 북핵 문제에 상당히 기여할 수있는 국가들, 양자 경제협력을 할 나라들을 기준으로 양자정상회담을 조율했다"고 말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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