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 vs '학살언급 빠져' 아웅산수치 연설에 엇갈린 반응

입력 2017. 9. 20. 10: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미얀마의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의 로힝야족 유혈사태 관련 첫 국정연설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얀마에서도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수치는 19일(현지시간) 행한 연설에서 '인권 침해와 불법적인 폭력'을 규탄하고 처벌하겠다고 했지만 그 주체를 명시하지 않았다.

또 인권 침애에 관한 '주장과 반론'이 있다는 말로 로힝야족도 책임이 있다는 자신의 판단을 내비쳤으며, 무엇보다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민간인 학살과 인종청소 시도에 관한 언급은 피해 뭇매를 맞고 있다.

독립 언론인 이라와디는 수치의 연설에 관해 유명 정치 분석가와 라카인주(州) 문제 전문가, 학자 등 미얀마내 영향력 있는 인사들의 견해를 20일 소개했다.

이들은 대체로 군부와 다수인 불교도들, 그리고 국정연설에 초청된 외교관리들을 고려해 현실적인 발언을 했다고 평가했지만, 문제의 핵심인 미얀마군의 인종청소나 로힝야 반군에 대한 대응방향 등이 빠진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유명 정치 분석가인 마웅 마웅 소에는 "그녀는 누구도 비난하지 않았지만 과감한 표현으로 문제의 중심에 접근했다"며 "이번 연설을 통해 그녀는 정부 입장에 대한 외교관들의 이해와 더 많은 지지를 유도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수치는 연설중 라카인주 사태를 조기에 해결하기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전했고, 비록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지만 방글라데시로 도피한 난민을 송환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마웅 마웅 소에는 "하지만 수치는 벵갈리(로힝야족을 방글라데시계 불법 이민자로 낮춰 부르는 말) 학살에 관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비판을 받았고, 로힝야족 반군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에 대해 단호한 조처를 약속하지 않은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라카인주 이슬람센터 의장이자 라카인주 자문위원회 위원인 알 하즈 아예 르윈은 "그동안 서방국가들은 (인종청소를) 전면으로 부인하는 정부의 태도 때문에 미얀마를 신뢰하지 않았는데, 이번 연설에서 그녀는 전면부인 전략을 수정했다. 또 문제를 파악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를 초청하는 새로운 전략을 썼다"고 평가했다.

역사학자이자 유명 건축물 보호활동을 하는 '양곤 헤리티지 트러스트' 창립자인 탄 민트-우는 "연설의 핵심은 난민 송환을 약속했다는 것이다. 이 약속이 어떻게 해석되고 이행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치의 연설은) 정부를 가장 강력하게 비판하는 세력을 만족하게 하지 못했지만, 미얀마 국민 대다수와 일부 외국 정부들은 그녀가 복잡한 환경 속에서 현실적인 방향으로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것을 느낄 것"이라고 진단했다.

평화사회정의재단의 타웅 툰 대표는 "수치는 코피 아난 전 유엔사무총장의 제안을 단계적으로 실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과정에서 투명성을 높이는 작업, 특히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미디어의 현장 접근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난 전 사무총장이 주도한 자문위원회는 사태의 해결을 위해 로힝야족에 국적을 부여하고 기본권을 보장하는 한편, 경제 사회적 혁신을 통해 라카인주의 빈곤문제를 해결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이어 "현재 언론인들은 정보에 제한 없이 접근할 수 없다. 따라서 외부에서 전달되는 보도를 볼 뿐"이라며 "국제사회는 (로힝야 반군이) 테러범이라는 주장도 믿지 않는다"며 "비록 모든 상황에 언론 접근을 100% 허용할 수 없더라도 최대한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군부측 정당인 통합단결발전당(USDP) 대변인인 난다르 흘라 민트는 "수치 자문역 연설의 핵심은 국제사회에 실용적이고 건설적인 협력을 요청하고, 비난보다는 이해를 구했다는 것"이라며 "코피 아난 전 사무총장의 제안을 실행하는 것이 이 나라의 주권과 시민들의 권리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 '음주 뺑소니' 강정호 "당연히 미국에 갈 줄 알았다"
☞ 트럼프 순서되자 자리 박차고 나간 北대사…"보이콧"
☞ 풀숲에 숨진채 유기된 20대女 살해 용의자 긴급체포
☞ 주인 2명 물고 집 뛰어나간 진돗개 이웃 주민도 물어
☞ 지하철역 쓰레기통에 웬 음식쓰레기?…무단투기 심각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