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엔연설..협력과 아메리카퍼스트 사이 '혼란'

윤지원 기자 2017. 9. 20. 09:5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CNN "일관성있는 독트린 부재"
푸틴은 되고 마두로는 안되는 '독재'
유엔 총회에 참석한 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9일 오찬에서 축배를 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유엔 총회 연설에서 다소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내놨다. 유엔을 중심으로 국제사회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미국 우선주의'를 재천명했다. 일부 독재 정권은 비판했으나 또 다른 독재 국가는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일관성있는 '독트린(doctrine)'이 없다(CNN)"는 혹평이 나온 배경이다.

◇'악의 축' 업그레이드…아메리카 퍼스트도 강조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2002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개념을 업그레이드했다. 기존에 '악'으로 규정된 북한·이란에 더해 베네수엘라·시리아를 추가했다.

악으로 규정한 국가에 '민주주의 복원'을 위한 개입을 시사하고 한반도 문제에는 국제사회의 협력을 촉구했다.

그러나 동시에 '미국 우선주의'에 대한 의지는 분명히했다. 그는 "내가 대통령직에 있는 한 그 어떤 것보다 미국의 이해관계를 보호할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는 모든 국가가 두가지 주권적 의무를 이행하길 기대한다. 자국인의 이익과 다른 주권국가의 이익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글로벌 관료제', '거대한 다국 무역협정' '이해하기 힘든 국제 사법재판소'를 연달아 거론하며 미국인이 그간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유엔에 대한 미국 분담금이 크다는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연설을 듣던 청중 내 노골적인 한숨의 소리도 나왔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총회에 참석한 마르고트 발스트룀 스웨덴 외무장관은 "트럼프 연설은 시기와 청중이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두고 "미 역사상 가장 국수주의적 대통령"이라고 표현했다.

◇러시아는 되고 베네수엘라는 안 되는 '독재'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번영과 안보, 반(反)테러와 관련한 내용은 풍부했으나 민주주의와 인권은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특히 러시아·터키·이집트·사우디아라비아 등 독재 혹은 권위주의 정권들에 대한 비판은 생략됐다. 단 쿠바·베네수엘라·시리아는 예외였다.

심지어 베네수엘라를 겨냥해선 민주주의 복원을 위해 추가적 행동을 할 수 있다고 경고했고 베네수엘라 시민들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되찾게끔 도와야한다고 촉구했다.

CNN은 "미국의 이해관계가 있는 중요한 파트너 국가라면 '패스', 그렇지 않다면 '문제'란 그릇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비판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현실적"인 것이 아니라 "이기적"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모든 외교 정책은 자국의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유엔은 국제사회의 공통된 이해와 가치를 바탕으로 운영된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어 난민이 있을 가장 좋은 위치는 미국에서 가장 먼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총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달라진 모습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간 주장했던 '유엔 무용론' 등 쓴소리는 거둬들였다. 18일 유엔 개혁 회의에서는 불균형한 분담금 시정을 요구했으나 전반적으론 평화 유지를 위한 유엔의 역할을 존중하며 "당신들의 업무에 기꺼이 파트너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yjw@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