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고 싶지 않았던' 김환기 청록점화 15억원에 팔려

오현주 2017. 9. 2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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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화 김환기(1913~1974)의 청록색 전면점화 '무제'(1969∼1973)가 15억원에 팔렸다.

19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서울옥션 스페이스에서 진행한 '제145회 미술품 경매'에서 '무제'는 시작가 14억원에 출발해 15억원을 부른 현장 응찰자에게 낙찰됐다.

추정가 16억∼25억원으로 이번 경매의 최고가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던 '무제'는 결과만 놓고 볼 때 아쉬운 성적표를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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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옥션 '제145회 미술품 경매'서
흔치않은 '청록점' 화폭 가득 채워
뉴욕시대 말기 4년여 고심해 완성
기대 못 미친 15억원 낙찰에 그쳐
천경자 옆모습 '여인' 7억 5000만원
단원 김홍도 '화첩' 4억원 새 주인
전체 75% 낙찰률 90억원 낙찰총액
김환기의 ‘무제’(1969∼1973). 잘 쓰지 않던 청록색으로 점점을 박아 완성한 전면점화로 색조면에선 단연 희귀작. 19일 ‘서울옥션 제145회 미술품경매’에서 15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사진=서울옥션).

[이데일리 오현주 선임기자] 수화 김환기(1913~1974)의 청록색 전면점화 ‘무제’(1969∼1973)가 15억원에 팔렸다.

19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서울옥션 스페이스에서 진행한 ‘제145회 미술품 경매’에서 ‘무제’는 시작가 14억원에 출발해 15억원을 부른 현장 응찰자에게 낙찰됐다. 추정가 16억∼25억원으로 이번 경매의 최고가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던 ‘무제’는 결과만 놓고 볼 때 아쉬운 성적표를 받게 됐다.

‘무제’는 유독 잔잔한 화젯거리로 화제를 모았다. 김환기가 타계하기 한 해 전까지 붙들고 4년여 간 고심한 작품. 그런 이유에선지 그의 부인 김향안(1916∼2004)에게는 ‘팔고 싶지 않은’ 그림이었다. 특히 김환기가 세상을 떠난 뒤 1978년 10월 프랑스 파리에선 연 국제아트페어 피악(FIAC)에서 있었던 ‘Not for Sale’(이 작품은 팔지 않습니다) 에피소드가 가슴을 적셨다. 화랑전시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이 문구를 아내 김향안이 작품의 뒷면에 써넣은 것이다.

무엇보다 드문 청록색으로 눈길을 끌었다. 국내 미술품 경매 최고가 1∼6위를 휩쓸고 있는 김환기의 전면점화 중 절반인 3점이 푸른계열. 그외에는 노란색과 잿빛. 물론 시장에는 붉은색·검은색 전면점화가 간혹 소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청록색은 거의 없었다. 86.5×60.7㎝ 사이즈로 30호쯤 되는 화폭은 작은 틈도 주지 않고 무수히 채워 넣은 점과 점의 향연이다. 청록의 얼룩과 번짐, 그를 둘러싼 테두리의 농도와 질감은 역동적인 리듬감으로 각자의 생태계를 꾸려냈다.

‘무제’ 외에도 이번 경매에는 김환기의 ‘무제’가 두 점 더 나왔다. 그가 오래도록 연구하고 집중한 ‘십자구도’를 색·공간·역동성 등에서 정점으로 끌어올린 ‘무제’(1969)는 2억 8000만원, 종이에 그린 유화 같은 맛을 내는 과슈작품인 ‘무제’(1961)는 2200만원에 낙찰됐다.

천경자 ‘여인’(1977). 장식을 최소화하고 얼굴선을 강조한 여인의 옆 모습이 도드라진 작품이다. 19일 ‘서울옥션 제145회 미술품경매’에 7억 5000만원에 팔렸다(사진=서울옥션).

근현대부문에 함께 나선 천경자의 ‘여인’(1977)은 7억 5000만원, 장욱진의 ‘풍경’(1986)은 1억 6000만원, 박수근의 ‘나물 캐는 소녀들’(1961)은 3억 1000만원을 부른 새 주인을 찾아갔다.

고미술부문에서 화제를 모은 단원 김홍도의 ‘화첩’(1786)은 시작가 3억 8000만원에 출발해 4억원을 부른 현장 응찰자에게 팔리며 극적인 귀환신고를 했다. 국내 컬렉터가 일본서 오래도록 돌아오지 못한 작품을 최근 구입해 이번 경매에 출품한 것이다.

아울러 조선 말기 최고의 초상화가가 그린 석지 채용신(1850∼1941)의 ‘고종황제어진’(1920)은 2억원에, 1748년의 무진통신사행을 그렸다고 추정하는 길이 10m의 ‘조선통신사행렬도’는 1억 7500만원에 낙찰됐다.

서울옥션은 이번 경매에 출품한 171점 중 128점을 팔아 75%의 낙찰률을 써내며 90억원의 낙찰총액을 기록했다.

일본서 돌아오지 못하고 오래 머물렀던 단원 김홍도의 ‘화첩’(1786)이 19일 ‘서울옥션 제145회 미술품 경매’에서 4억원에 낙찰되며 극적인 귀환신고를 했다. 그림은 화첩에 든 10점 중 6번째 ‘전다한화도’(사진=서울옥션).

오현주 (euano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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