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인터넷 CCTV인 IP카메라가 설치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해킹당한 후 몰카로 이용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가정이나 점포 등에 설치된 IP카메라를 해킹해 사생활을 훔쳐보고 녹화 영상을 유통시킨 수십 명이 적발됐다.

확인된 IP카메라 해킹 건수만 1402대로 대규모 IP카메라 해킹 사실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스스로 설치한 카메라도 몰카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른 것이다.

인터넷에 연결된 카메라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카메라를 조작할 수 있다. 때문에 보안이 허술한 카메라의 경우 해킹을 당하기 쉬워 범죄의 표적이 될 우려가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19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정보통신망 침해) 등의 혐의로 임모 씨(23·회사원) 등 2명을 구속하고 전모 씨(34)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올해 4월부터 이달 초까지 IP카메라 7402대의 IP를 알아낸 뒤 상대적으로 보안이 허술한 1402대를 해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해킹한 카메라에 2354차례 무단으로 접속해 탈의중인 여성의 모습 등 사생활을 훔쳐봤다. 더불어 카메라에 저장된 녹화 영상을 빼돌려 유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불법 촬영물 유포가 범죄인지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다.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중저가 카메라의 대부분은 포트 포워딩 방식으로, 인터넷 공유기를 통해 IP카메라가 외부와 연결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포트 포워딩 카메라는 클라우드 방식의 카메라에 비해 보안에 취약하다. 인터넷 공유기가 특히 해킹에 약하기 때문. 공유기를 통해 외부와 연결되는 카메라 특성상 공유기 포트가 해킹당하면 카메라 자체 보안을 꼼꼼하게 하더라도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

IP 카메라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포트 포워딩 카메라의 경우 카메라 제조사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보안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 하는 것이 카메라 보안 관리의 정석이지만 일반인이 직접 설치하기에는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IP카메라를 사용할 경우 침실이나 탈의실 등 사적인 공간을 향하지 않게 하고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전원을 끄거나 렌즈를 종이로 가리는 등의 대안을 선택할 수 있다.

다른 전문가들은 가격이 조금 더 비싸더라도 클라우드 방삭의 IP 카메라를 사용하는 편이 보안 문제에 있어서 더 안전하다는 조언이다.

클라우드 카메라의 경우 카메라의 영상을 제조업체의 서버에 보관하고, 사용자가 해당 서버에 접속해 영상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해커가 영상을 가로챈다 하더라도 암호로 인해 영상을 확인할 수 없다.

주의할 점은 클라우드 모델 가운데서도 실제 영상이 전송되는 구간에서 암호화가 되는지, 또 사용자가 영상을 확인할 때 추가 비밀번호 잠금 등의 조치가 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