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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의 UFCexpress] 대한민국 파이터 출동 '절실한 승리'

조회수 2017. 9. 20. 09:2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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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일본 대회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코너 맥그리거 같은 슈퍼스타가 메인이벤트를 장식하는 넘버링 이벤트가 아닌데도 이번 대회가 국내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유는 오랜만에 대한민국 파이터들이 세 명이나 출전하기 때문일 겁니다.

출전을 앞두고 막바지 감량 및 컨디션 조절에 여념이 없을 우리 선수들을 중심으로 이번 UFC 일본 대회를 짚어보겠습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선수들 중 맏형이라 할 수 있는 임현규 선수가 개막 경기에 출전합니다. 2013년 3월부터 UFC에서 활약해온 임현규는 탁월한 신체조건과 강력한 파워, 화끈한 경기 운영으로 세계 격투기 팬들에게 인기를 얻어왔지만, 현재 2연패의 늪에 빠져 있기에 이번 경기에서의 승리가 절실합니다.

임현규의 상대로 나서는 선수는 일본의 아베 다이치로, 이번 경기가 UFC 데뷔전인 신예입니다. 임현규보다 여섯 살이나 어리고 종합격투기 전적도 많지 않지만, 5전 전승(4KO)이라는 무서운 상승세를 달리고 있고 지난 7월에는 베테랑 미우라 히로미츠를 꺾고 전통의 일본 단체 판크라스의 웰터급 챔피언에 등극했습니다. 그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UFC에 진출하고 싶다고 어필했는데, 그 소망이 곧바로 이뤄진 셈이네요.

아베는 유도 선수 출신의 탄탄한 그래플링을 베이스로 깔고 타격으로 경기를 푸는 스타일입니다. 킥복싱에서도 두 체급 챔피언을 지냈을 정도로 타격이 매서운데, 특히 상대방이 들어오는 순간 받아치는 카운터가 위력적입니다.

최근 임현규에게 패배를 안겨줬던 닐 매그니나 마이크 페리 등의 수준에 도달한 선수는 아니지만, 젊음의 패기가 있고 받아 때리는 카운터 타이밍은 확실히 타고난 것으로 보입니다.

아베의 카운터 타격 모습

아마 우리 팬들은 이런 아베를 맞아 임현규가 어떤 전략을 들고 나올지 많이 궁금해 하실 겁니다.

임현규는 큰 신장 뿐 만 아니라 2m가 넘는 긴 리치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늘 화끈한 인파이팅 식 타격전을 고집하곤 했는데, 이번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특히 긴 리치를 최대한 활용하지 못하는 본인 스타일에 대한 팬들의 아쉬움을 알고 있다며 그에 대한 보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하니, 기대를 해봐도 좋을 듯합니다.

저는 7월 말 임현규 선수와 저녁 식사 자리를 가진 적이 있었는데, 이미 경기가 잡혀있던 상태였기에 맹훈련으로 얼굴에는 여기저기 상처가 나 있었고, 술을 단 한 잔도 마시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패배 후 팬들의 비판을 인터넷으로 모두 읽고 들은 다음 많이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수줍게 웃는 모습에서 그동안 했던 마음고생이 절로 느껴지더라고요.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연습한 대로 멋진 기량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임현규의 뒤를 이어 출전하는 대한민국 파이터는 신예 여성 선수인 전찬미입니다. 전찬미는 지난 UFN 110 대회에서 대체 선수로 출전해 JJ 알드리치에게 아쉽게 패배했지만, 압도당하거나 위축되는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고 신인 특유의 패기로 당찬 경기를 해 팬들로부터 많은 칭찬을 받았던 선수입니다.

전찬미의 이번 상대는 일본의 콘도 슈리로, 사실 격투가보다는 프로레슬러로 이름을 많이 알린 선수입니다. 일본은 과거 K-1이나 프라이드가 융성했던 격투기 강국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 인기의 상당 부분은 프로레슬링의 인기에서 왔을 정도로 프로레슬링의 위상이 높습니다. 그래서 북미 미디어에서는 이번 콘도의 출전이 일본의 프로레슬링 팬들을 유입시키고 싶은 UFC 측의 속내가 엿보이는 행보라 분석하기도 하죠.

그런데 콘도는 프로레슬러로 이름을 알린 것과 별개로 오랫동안 격투가로서도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왔습니다.

2009년 말부터 입식격투기인 킥복싱과 슛복싱에서 활약을 하며 킥복싱 단체 크러쉬의 여성 챔피언에 등극해 세 차례 방어까지 성공했고, 2016년 4월부터는 종합격투가로 변신해 올해 5월 판크라스 초대 스트로급 ‘퀸 오브 판크라스’에 등극하기도 했습니다. 프로레슬러 출신이기에 실전에서 약할 거라 넘겨짚으면 큰일 날 수 있는 상대라는 거죠.

전찬미와 콘도는 전적 뿐 만 아니라 타격 위주의 경기 스타일도 비슷합니다. 특히 전찬미의 UFC 첫 상대였던 JJ 알드리치가 왼손잡이 카운터 파이터였던 것과는 달리 콘도는 우직하게 전진하며 타격을 꽂는 스타일이라 타격전에서 꽤 스파크가 튈 만 한 궁합으로 보입니다.

UFC 데뷔전 당시 급오퍼를 받고 나왔었기에 감량도 잘 되지 않았고 준비도 많이 못했던 전찬미가 이번 경기에서는 아쉬움 없이 본인이 가진 모든 걸 보여주길 바랍니다.

대한민국 선수들 중 마지막으로 배턴을 이어받을 선수는 김동현입니다.

대한민국 UFC 파이터들 중 맏형 격인 김동현과 동명이인이자 팀 후배이기도 한 ‘마에스트로’ 김동현은 2015년 말 UFC 한국 대회에서 임현규의 대체 선수로 데뷔를 했고, 현재 UFC 전적 1승 2패를 기록 중입니다.

고교 시절부터 깔끔한 자세와 탄탄한 기량으로 국내 격투기 관계자들 사이에서 크게 될 재목이란 평가를 받았고, 타격과 그라운드 모두 안정된 기량을 갖고 있는 전형적인 웰라운디드 파이터입니다.

김동현의 상대는 한때 세계 최고의 종합격투기 경량급 스타로 꼽혔던 고미 다카노리입니다. 프라이드 시절 고미의 인기는 실로 대단했습니다. 프라이드가 야심차게 투자했던 경량급 대회인 무사도의 흥행을 이끈 간판 스타였고 사쿠라이 하야토, 카와지리 타츠야 등 라이벌 선수들과 명승부를 만들어내며 전 세계에 이름을 날렸습니다.

프라이드 시절 고미의 멋진 KO승 

하지만 이제 고미는 하락세가 뚜렷합니다. UFC 전적은 총 4승 8패로 결코 좋은 성적이 아닌데다, 최근 4연패라는 최악의 부진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거기다 그 네 번의 패배는 모두 KO 혹은 서브미션이었습니다. 이처럼 추락하고 있긴 해도 네임벨류는 최상급인 만큼 김동현 입장에서는 꼭 잡아야 하는 상대라 할 수 있겠네요.

UFC 무대에서 무너지는 고미의 모습

고미는 프라이드 시절부터 지적되어 왔던 그라운드에서의 고질적 약점이 UFC에 와서 더욱 심해졌고, 최근엔 타격에서도 대부분의 선수들에게 밀리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그 이름값에 위축되지만 않는다면 김동현이 충분히 이길 만 합니다. 특히 신장의 우위를 살려 타격과 레슬링을 잘 섞어 타이밍을 흔든 후 그라운드로 끌고 간다면, 김동현 특유의 꼼꼼한 그래플링으로 멋진 서브미션 승도 노려 볼 만 할 겁니다.

이외에도 UFC 일본 대회에는 재미있는 경기들이 잔뜩 마련되어 있습니다. 아쉽게도 메인이벤트에 출전하기로 되어있었던 인기스타 마우리시오 ‘쇼군’ 후아가 부상으로 빠졌지만, 그 자리를 일본의 베테랑 오카미 유신이 채우며 오빈스 생 프루를 상대로 무려 두 체급 위에서 록키 스토리를 쓰기 위해 나섭니다. 그리고 K-1의 인기스타로서 오랫동안 격투기 팬들에게 이름을 날려 온 구칸 사키가 UFC 데뷔전에 나섭니다.

전광석화 같은 스피드로 유명한 사키의 타격이 과연 UFC에서도 통할지가 관전 포인트입니다. 또, 여성 스트로급의 브라질 강자들인 클라우디아 가델라와 제시카 안드라지가 맞붙는 경기도 있습니다.

둘 다 파워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선수들인데다 화끈한 전진 일변도의 스타일이라 팬들을 열광시킬 멋진 경기를 해 줄 걸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오는 일요일 아침 8시 반부터 개최되는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우리 선수들에게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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