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 바로 알고 바로 먹자_관절영양제 글루코사민

글 정경인(약학정보원 학술팀장) 입력 2017. 9. 2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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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노인의 60% 이상이 골관절염이 있다고 한다. 특히 무릎관절의 경우,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관절인데 구조가 불안정해 퇴행성 변화에 가장 취약하다. 나이가 들수록 관절은 마모되고 통증은 심해지다 보니, 관절영양제를 찾는 중장년이 많다. 또한, 관절영양제 복용으로 부작용 많은 진통제를 좀 적게 복용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있다.

글루코사민, N-아세틸글루코사민,뮤코다당·단백, MSM, 초록입홍합,보스웰리아 등이 관절에 좋다고 광고하는 건강기능식품에 들어간 주된 원료다. 보통 관절영양제는 이러한 성분들을 여러 가지 조합으로 만드는데, 이 중에서 글루코사민은 가장 잘 알려져 있고 임상자료도 비교적 많은, 우리에게 친숙한 성분이다.

글루코사민과 N-아세틸글루코사민

글루코사민은 게, 새우 같은 갑각류의 껍질에서 주로 얻는다. 퇴행성관절염은 연골이 닳아서 생기는 질환인데 글루코사민은 연골의 주요 구성 성분을 만드는 재료이다. 약국에서 일반의약품으로 판매되기도 하고, 보험은 안 되지만 병원 처방을 받을 수 있다. 글루코사민에는 염산 글루코사민과 황산 글루코사민이 있는데 염산 글루코사민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가 많지만 연골이 줄어드는 속도를 늦추는데는 황산 글루코사민이 더 낫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판매되는 제품은 황산 글루코사민이 훨씬 많다.

실제 시장에서는 N-아세틸글루코사민이라는 좀 어려운 이름의 건강기능식품이 더 높은 매출 순위를 차지한다. 둘은 약간 다르다. N-아세틸글루코사민은 글루코사민의 질소 자리에‘아세틸기’라는 성분을 붙여, 연골의 구성요소로 더욱 쉽게 쓰이게 만든 것이다. 생체 활성이 글루코사민보다 3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4년 건강기능식품 매출순위에서 관절영양제로서 1등을 차지한 성분이 N-아세틸글루코사민이다.

함께 추천하는 성분 ‘콘드로이친’은?

흔히 글루코사민과 콤비로 처방되거나 약국에서 같이 추천하는 영양제가 있는데 바로 콘드로이친이다. 콘드로이친 자체가 연골 조직의 재료가 되어 연골 생성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건강기능식품에서는 콘드로이친이 아니라 뮤코다당·단백(점액다당·단백)이라고 해야 맞다. 표시와 함량 모두 뮤코다당·단백으로 되어 있고, 뮤코다당·단백 내의 콘드로이친 비율이 조건으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뮤코다당·단백이란 말은 소비자뿐 아니라 전문가에게도 어렵게 들린다. 훨씬 친숙한 원료명 중 하나는 바로 상어연골(샤크 카트리지)이다.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되는 뮤코다당·단백은 소, 돼지, 상어, 가금류, 오징어, 게, 어패류 등 여러 동물의 연골조직에서 얻을 수 있는데 상어연골분말을 원료로 쓰는 제품은 유독 포장광고에 상어연골을 썼음을 강조하는 것들이 많다. 뮤코다당·단백, 콘드로이친, 상어연골은 똑같지 않더라도 매우 유사한 성분이니 굳이 같이 섭취할 필요는 없다.

글루코사민과 뮤코다당·단백을 같이 복용하는 게 이론적으로도 도움이 될 것 같고, 같이 사용하였을 때의 임상연구가 많으며 실제 두 원료의 복합제품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 같이 섭취하면 오히려 효과가 감소한다는 연구가 있지만, 이는 서로 흡수를 방해해서 그렇다고 추측되며,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본다.

3개월 이상은 섭취해야

관절영양제를 찾는 사람들은 두 가지를 기대할 것이다. 첫 번째는 통증 감소, 두 번째는 연골 손실 감소이다.

꽤 많은 연구들이 수행되었는데 일관되지는 않지만 글루코사민은 대체로 중등도에서 심각한 수준의 무릎 통증을 어느 정도 줄여줄 수 있다. 다만 효과를 보기까지 몇 개월씩 걸릴 수도 있고, 무릎 외에 척추나 고관절 통증에는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연골 손실 감소는 아직 경증에서 중등도의 관절, 특히 무릎에서 도움받을 수 있다.

글루코사민 단일제품이건 뮤코다당·단백과의 복합제이건 3개월 이상은 복용하는 게 좋다. 3개월 복용해도 효과가 없을 때에는 중단하고, 전문가와 상의해 용량을 조절하거나 다른 제품을 시도할 수 있다. 용량은 통증이 줄어들면 30% 정도 줄인 뒤, 통증이 있으면 원래의 용량으로 높이면 된다. 효과에서 개인별 편차가 꽤 있고 제품의 질적 차이도 있어 맞춤형 선택이 중요하다.

부작용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게나 새우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뮤코다당·단백은 혈액을 묽게 할 수 있어 혈액응고에 문제가 있거나 와파린, 아스피린과같은 혈전예방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전문가와 상의한다.

건기식 원료와 아닌 것 구별해야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받은 관절영양제를 구매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제품 라벨에 ‘건강기능식품’ 마크나 문구가 있는지 보면 된다. 이 정도는 이제 상식이 된 것 같다. 그러나 더욱 똑똑한 소비자가 되려면 라벨 표기를 좀 더 잘 볼 수 있어야 한다.

건강기능식품이라고 해서 들어 있는 모든 원료가 건강기능식품 기준에 충족될 필요는 없다. 단적으로 말하면 한 개 원료만 충족되어도 건강기능식품 표시를 달 수 있다. 예컨대 글루코사민과 상어연골분말 복합제인데, 글루코사민만 건강기능식품 원료의 규정에 맞는 제조·시험을 통과하여 인정받은 제품에도 당연히 건강기능식품 마크가 있다. 구매자가 상어연골에 포커스를 두고 상어연골 건강기능식품을 사고 싶어 이 제품을 샀다면 목적에 맞는 구매를 못 한 게 된다. 제품 중 건강기능식품 원료만 라벨 측면의 ‘영양·기능정보’란에 명칭과 함량이 표시될 수 있다. 그렇다고 건강기능식품만을 찾으라는 뜻은 아니다. 건강기능식품을 타 건강식품과 구분하는 현행 제도가 소비자에게 유익한가에 대해서는 전문가 사이에서도 이견이 있다.

정리하면 (N-아세틸)글루코사민 또는 콘드로이친과의 복합제는 효과에 대해서 논란이 있지만 비교적 긍정적인 임상결과가 많다. 특히 무릎관절에 도움이 될 수 있고, 효과가 늦게 나타나 몇 개월은 섭취해야 한다. 관절에 도움이 되는 원료들끼리 조합된 복합제가 많은데 그중 건강기능식품 원료와 아닌 것을 제품 라벨에서 구별해서 읽을 수 있으면 원하는 제품을 선택하는 데 유리하다.

정경인 약학정보원 학술팀장. 성균관대 약대를 졸업하고 서울대 보건대학원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의약정보회사 ㈜킴스 학술팀장을 거쳤으며, 대한약사회 학술위원회 부위원장, 한국약사교육연구회 학술부회장, 한국메디컬라이터협회 학술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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