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MB, 서울시장은 한가해 고소하나?"

- 국정원 문건대로 어버이연합 시위
- 원세훈 원장 꼬리 자르기 사안 아냐
- 아들 문제 근거없는 비방까지
- 서울시장 安에 양보? 그런 자리 아냐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원순(서울시장)

앞서 전해 드린 대로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명박 블랙리스트의 첫 번째 고소 당사자가 됐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해서 고소고발장을 접수한 건데요. 여러분, 지난 2013년에 진선미 의원이 '이게 바로 박원순 제압문건입니다. 이걸 입수했습니다' 하면서 국회에서 종이 흔들던 것 그 폭로 기억을 하실 겁니다. 그때 진선미 의원은 이게 국정원 작품 아니냐, 강하게 의심을 했지만 국정원은 절대 우리 거 아니다 했었죠. 그게 국정원 것 맞다는 전직 국정원 직원의 증언까지 나왔는데도 국정원은 자기 것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보니 국정원 것이 맞더라. 국정원 TF에서 확인을 해 준 겁니다. 박원순 시장 직접 만나보죠. 박 시장님, 안녕하세요?

◆ 박원순>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국정원이 자기네 문건 절대 아니라고 했었던 거잖아요.

◆ 박원순> 네, 그랬죠.

◇ 김현정> 이렇게 드러날 걸 왜 그렇게 아니라고 부정했을까요?

◆ 박원순> 글쎄 말입니다. 진실은 이렇게 일월과 같이 빛나고 있는데 사람들은 그렇게 은폐하면 은폐되는 줄로 아는 모양입니다.

◇ 김현정> 그러게요, 그러게요. 이렇게 드러날 것을. 사실은 이런 식으로 만든 블랙리스트의 피해자가 지금 한두 명이 아닌 걸로 드러나는데. 박 시장께서는 첫 번째 소송자로 나서셨어요. 법적 대응까지 해야겠다. 그것도 이명박 전 대통령, 당시 대통령에 대해서 법적 대응을 해야겠다고 결심하신 이유는 뭘까요?

◆ 박원순> 우선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당시에 박원순 제압 문건이 이미 밝혀졌지만 그게 실제로 국정원에서 작성된 것이다. 또 그것이 단순히 작성만 된 게 아니라 실행된 것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그렇죠.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박원순> 문건에 나온 대로 다 실행이 됐습니다. 예컨대 거기 보면 어버이연합을 통해서 시위를 해라. 그래서 저를 상대로 19 차례나 정말 아무런 근거 없는 그런 허위사실을 가지고 시위를 했거든요. 말하자면 이런 것들이 저 개인이나 또 가족에 대한 명예훼손일 뿐만 아니라 이것이 결국은 서울시정을 전부 좌편향이다 이렇게 결론짓고 다양한 국가기관을 동원해서 이렇게 공작하고 음해하고 정치 개입을 했다는 말이죠. 이것은 단순히 제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정말 국가적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국가 근간을 훼손한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중대한 사건이다, 저는 이렇게 생각을 했고요. 그리고 말씀하신 것과 같이 이게 저만의 문제가 지금 아니지 않습니까? 많은 정치인, 문화예술인 이런 실체가 다 드러난 상황이고. 그리고 그것이 단순히 원세훈 원장으로 꼬리 자르기 하고 지나갈 사안이 아니다 이렇게 판단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자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의 반응이 나왔습니다. 황당하다, 불쾌하다 일단 이런 얘기가 나왔고요. 제가 좀 그대로 전하자면 대한민국 대통령이 그런 걸 보고받고 지시할 정도로 한가한 자리가 아니다. 마음대로 검찰에다 고소고발 하겠다는데 뭘 어쩌겠느냐. 별로 상대하고 싶지 않다. 이런 반응이 나왔습니다. 뭐라고 답하시겠습니까?

◆ 박원순> 1000만 서울 시민의 삶을 책임지고 있는 서울시장 역시 한가하게 전직 대통령을 고소할 만큼 그렇게 여유롭지는 않습니다. 이게 지금 한가한 이슈입니까? 그야말로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한 엄중한 잘못에 대해서 책임을 묻고 있는 것이거든요. 명색이 지금 1000만 서울 시민이 선출한 그런 서울시장에 대해서 온갖 방법으로 온 국가기관을 동원해서. 사회단체, 언론, 지식인 모든 사람을 동원해서 지금 음해하고 사찰하고 공작했는데 그것을 지금 자기는 한가하지 않다, 그래서 몰랐다, 이렇게 말한다는 것은 저는 오히려 책임 회피이고 이건 오히려 용납하기 어려운 일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나도 한가해서 고소고발 하는 것 아니다. 너무나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하는 거다 지금 이 말씀이신 거예요?

◆ 박원순> 지금 여러 가지 최근에 원세훈 원장의 재판이라든지 또는 국정원과 적폐청산 TF가 내놓은 여러 자료들에 따르면 지금 청와대가 이런 여러 선거개입이나 댓글 조작에 관해서 거의 일일보고라든지 또는 여러 요청을 한 것들이 이렇게 다 드러나고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렇습니다.

◆ 박원순> 저는 마치 박원순 제압문건이 과거에 국정원이 안 했다고 그렇게 발뺌하고 은폐했던 것이 지금 진실이 드러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모든 진실은 결국은 드러나기 마련이다, 이렇게 봅니다.

◇ 김현정> 야권에서도 그런데 조금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문 정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적폐청산이 정치보복이다 이런 얘기도 나오고 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 구도에서 당선됐다고 해서 과거 일에만 집착해서는 안 된다. 지금 국가 미래 대비가 부족하다, 이런 점을 지적을 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박원순> 저는 과거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우리가 1987년에 오랫동안의 군사독재를 청산하면서 온 국민이 합의했던 것은 이제 이런 정보기관의 정치개입, 정치보복 이런 거 이제는 없어야 된다. 정치공작 정말 그런 것 때문에 우리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또 많은 국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이런 것들을 이제는 없애야 된다고 하는 것이 온 국민의 보편적 합의사항이었거든요. 그런데 그것이 21세기에 다시 어떤 망령처럼 나타나서 온 국민을 괴롭히고 또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이렇게 됐는데 이런 것들을 제대로 청산하지 않고 무슨 미래를 만든다는 것입니까? 저는 이런 정치적 문화, 새로운 어떤 것들이 형성돼야 그 다음에 올바른 미래가 건설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 박원순> 다시 말하자면 과거의 동남아나 아프리카에서도 이런 독재들이 다 사라지지 않았습니까?

◇ 김현정> 그렇죠.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자료사진)

◆ 박원순> 그런데 지금 21세기를 바라보고 있는 이 나라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는 게 이해가 갑니까? 저는 국민들의 정서와 유리된 정치, 인식이 오히려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지금 이번에 말씀하신 정치보복이다 이렇게 얘기한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내가 아는 최대의 정치보복은 이명박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 했던 거라고 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 박원순> 그로 인해서 노 전 대통령이 불행한 선택을 한 것 아닙니까? 그래서 정말 그것은 시대의 아픔이었고 국민의 상처로 남아 있는데 지금 이런 중대한 국가 근간을 해친 사건을 지금 밝히자고 하는 것인데, 진실을 밝히려고 하는 것인데 그걸 정치보복이라고 하면...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강하게 정치보복이라는 이야기에 대해서 지금 강하게 부정하셨어요. 그런 말하지 말아라. 개인적으로 문건에서도 우리가 볼 수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마음고생하신 것도 있고 또 서울시 차원에서도 행정에 있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런 말씀을 하셨던데. 이제는 새 정부 들어섰습니다. 새 정부에서 과거에 못했던 그런 압력 때문에 못했던 것들 중에 해야 될 것들 이런 것도 많이 구상하고 계시겠어요.

◆ 박원순> 제 아들의 병역 의혹에 대해서 국정원과 또 그 지시를 받은 그런 단체들이 수없이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사실은 이 문제는 이미 제가 야당 출신 시장인데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15차례에 걸쳐서 전혀 근거 없는 비방이라는 사실이 확인이 됐는데도 끊임없이 사람을 동원하고 댓글을 달고 뭐 입에 거의 담을 수 없는 그런 잔인한 공격을 온오프라인으로 해 왔거든요. 저는 정말 이게 아무리 서울시장인 그런 공직에 있으면서 합리적 비판을 감내해야 되지만 가족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저열한 공격을 해 온 것에 대해서 정말 너무 우리 가족에 대해서 가슴이 아프고요. 그런데 이게 저만의 문제가 아니고 아까도 말씀드렸던 이런 친환경, 무상급식이라든지 마을공동체, 복지예산 확대 이런 것에 대해서 전부 좌편향으로 몰아갔다는 거죠. 그것 때문에 서울 시민들이 얼마나 큰 피해를 입었습니까? 그랬는데 그래도 저는 서울 시민들이 저를 신임하고 신뢰하고 믿어준 것에 대해서는 감사를 드리고요. 새 정부에서는 이런 것들이 많이 극복되고 협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미처 다 펼치지 못했던 그런 사업들 이제 잘 펼쳐서 시민들의 삶의 질을 확대하고 새로운 서울의 미래를 만들어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서울시 행정 얘기, 사업 얘기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내년 지방선거 얘기를 조금 나누지 않을 수가 없네요. 사실 이제 몇 달 안 남아서. 방향은 잡으셨어요, 박원순 시장님?

◆ 박원순> 자꾸 이런 일이 터지니까 그리고 또 서울시의 업무라는 게 이게 정말 많죠, 복잡하고.

◇ 김현정> 많죠.

◆ 박원순> 그래서 지금 제가 열심히 아직 이루지 못했던 또 마치지 못했던 일들 열심히 하고 있는 중이고요. 이게 제가 마음 먹는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요.

◇ 김현정> 물론 그렇긴 합니다마는.

◆ 박원순> 그래서 시민들의 여러 말씀도 듣고 그리고 제가 조만간 결심할 생각입니다.

◇ 김현정> 조만간? 그러면 한 몇 퍼센트나 마음 잡으셨어요,몇 퍼센트나?

◆ 박원순> 그게 뭐 몇 퍼센트로 말씀드릴 사안은 아니고요?

◇ 김현정> 절반 이상은 기울었습니까?

◆ 박원순> 저는 기본적으로 제가 어떤 직책을 생각해서가 아니고 정말 무엇을 해야 될 것인지, 지금 이 시기에. 그리고 서울 시민들을 위해서 국민을 위해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심사숙고하겠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조만간 결정을 내리겠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지금 고민을 하고 계세요. 당이 요구하면 서울시장 후보로 나설 수 있다, 이 자리에서 밝히셨거든요. 두 분의 과거 인연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보니까 혹시라도 안철수 대표의 출마 여부가 박원순 시장 출마 여부 그 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건지 이것도 궁금해지더라고요.

◆ 박원순> 저는 누구라도 출마할 수 있는 것이고 또 최종적인 판단은 결국은 국민들이 하시는 거잖아요. 결국은 서울 시민들의 삶과 행복을 누가 더 증진시킬 수 있는지. 그리고 서울의 미래를 서울의 경쟁력을 누가 더 확장시킬 수 있는지 결국은 이런 관점에서 결정돼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누구나 나와라. 선의의 경쟁하자 이런 말씀으로 이해하면 되나요?

◆ 박원순> 뭐, 그건 좀 더 지난 다음에…제가 원론적인 답변을 드린 겁니다.

◇ 김현정> 안철수 대표가 나오면 박원순 시장이 이번에는 양보하셔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그건?

◆ 박원순> 이런 공직이 그것도 1000만 서울 시민들의 삶을 책임진 서울시장에 대해서 그런 사사로운 어떤 것으로 판단할 수야 없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일축이네요, 양보론에 대해서는 그건 얘기가 안 되는 얘기다. 사사로운 이야기다. 이제 결정만 남았군요.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박원순 시장님 고맙습니다.

◆ 박원순>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박원순 서울시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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