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데 눈에 띄는 '공수 복덩이' kt 로하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2017. 9. 20.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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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로하스가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9회초 만루 홈런을 치고 들어오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잠실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kt 멜 로하스 주니어가 지난 19일 잠실 LG전에서 흔치 않은 기록을 보여줬다. 로하스는 8회와 9회 2이닝 동안 타석에 3번 들어섰고, 합계 9루타를 때렸다. 2루타, 3루타, 홈런이 차례로 나왔다. 앞선 3타석에서 안타 1개 나왔더라면 사이클링 안타 기록이 될 수도 있었다. 로하스는 “의식을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괜찮다”며 웃었다.

로하스는 1-3으로 뒤진 8회초 1사 때 타석에 들어서 좌익수 왼쪽으로 빠지는 2루타로 출루했다. kt ‘1차 역전’의 발판이 됐다. kt 타선은 이를 발판삼아 2점을 내 동점을 만들었고, 폭우로 경기가 50여분 중단된 뒤 이진영이 2타점짜리 담장 꼭대기 맞는 2루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로하스는 6-7로 재역전된 9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오른쪽 담장 꼭대기를 맞히는 3루타로 출루했다. 직전 이닝 8회말 LG 이형종에게 역전 스리런 홈런을 맞아 가라앉은 분위기를 단 번에 뒤집는 3루타였다.

흐름을 바꾸는 한 방은 경기 전체의 분위기를 바꿨다. 1점도 내주지 않으려던 LG 내야진의 움직임이 굳었고, kt는 상대 수비 실수를 틈타 연속안타로 경기를 다시 뒤집었다. 로하스는 11-7로 뒤집어 승부가 기운 9회초 타자 일순 뒤 다시 타석에 들어서 이번에는 좌월 만루홈런으로 쐐기를 박았다.

로하스의 기록은 눈에 확 띄지 않는, 오히려 외인 타자 치고는 모자라게 보이기도 한다. 타고투저 시즌, 타율 2할9푼9리는 좋은 성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볼넷 21개를 얻는 동안 당한 삼진 73개도 지나치게 많다. 장타율 0.575가 눈에 띄는 정도지만 다른 외인 타자들을 압도하는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기록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플레이로 kt 복덩이 노릇을 하고 있다. 19일 경기에서도 8회, 9회 안타가 모두 역전의 발판이 되는 안타였다. 타석에서 터뜨리는 한 방도 팀 분위기를 바꾸지만, 결정적인 순간 외야에서의 호수비가 상대 공격의 흐름을 끊는다. LG가 kt를 상대로 3연패를 당하는 동안 로하스의 외야 호수비 몇차례가 LG 공격의 흐름을 끊었다. 지난 14일 LG전에서 2회와 6회 보여준 호수비는 경기의 추가 한쪽으로 쏠리는 것을 막았고, 끝내기 승리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로하스는 19일 경기가 끝난 뒤 “오늘 굉장히 긴 시합이었는데 이겨서 기분 좋다. 팀 전체적으로 분위기 좋고, 그것에 잘 적응하고 있어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다”면서도 “나 때문에 최근 kt 팀 성적이 좋아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없었어도 우리 팀은 좋은 성적을 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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