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야구의 병폐, 시스템 개혁 통한 마인드 변화가 급선무
서장원 2017. 9. 20.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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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고사 위기에 처한 대학 야구의 현실 외에도 아마 야구는 여러가지 병폐들로 인해 수년 전부터 고통을 겪고 있다. 최근 들어 지도자의 상습적인 폭언과 폭행, 선수들의 혹사 문제 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각계 각층에서 성토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은 아마야구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폭력, 폭언 문제 등 구시대적 행태를 뿌리뽑기 위해 강력한 제재를 통한 개선의지를 나타냈다. 김 회장은 “국내 아마야구에서 나타나는 폭언, 폭행 문제는 거슬러 올라가면 일본 야구 문화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해방 이후 많은 선배들이 일본에서 야구를 배웠는데 당시만 해도 일본 야구에서는 기합이 심했다. 매일 맞아가면서 배웠다. 그런 문화가 우리나라까지 이어진 것이다”라며 “그러나 지금의 일본은 다르다. 강력한 규제를 통해 뿌리를 뽑았다. 우리도 강력한 제재를 통해 해당 문제를 개선해 나가려고 한다. 출전 정지부터 야구부를 해산시키는 방법 등 여러 가지 규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의 말대로 협회는 최근 선수를 폭행한 사실이 드러난 서남대 A 감독과 전 화순초 B 감독에게 각각 자격 정지 10년과 무기한 자격정지의 중징계를 내렸다. 당시 협회는 “스포츠 공정위원회에서 ‘신체적으로 성장할 시기의 유소년(아동) 학생 선수를 대상으로 한 지도자의 상습적인 폭행에 대해서는 더 무겁게 처벌해야 한다’고 결의했다”고 처분 사유를 밝혔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여전히 구시대적 악습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철저한 모니터링 시스템이 갖춰져야 하는 이유다. 김 회장은 “모든 학교를 모니터링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각 학교가 이번 사례를 통해 느끼는 것이 있어야 한다. 학교 자체적으로도 철저한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협회 관계자는 “일단은 원리원칙에 따라 문제가 발생한 곳에 대해서는 엄정한 처분을 내릴 것이다. 예전에는 야구부를 창단하는데 많은 노력을 쏟았다. 하지만 폭언, 폭력 사태가 일어나는 야구부는 존재 가치가 없다는 것이 협회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혹사문제도 아마야구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문제 중 하나다. 협회는 고교야구에서 한 경기 투구 수 제한 범위를 기존 130구에서 105구로 수정한 규정을 2018년부터 시행한다. 협회 관계자는 “TF팀, 육성위원회와 함께 여러 차례 회의를 했고 공청회도 3번 열었다. 최대 공약수를 도출해서 기준을 정했다. 의학적으로도 유소년 선수들의 골격이나 근육 발달, 부상 방지 등을 고려했다. 내년부터 모든 대회에서 투구수 제한과 연투 제한 규정을 시행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아마야구에 물들어 있는 성적 지상주의도 혹사를 유발시키는 원인이다. 감독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위해 선수가 혹사되든 말든 성적에만 신경쓴다. 선수를 좋은 재목으로 키운다는 생각으로 팀을 운영해야 하는데 당장 성적 올리는 데만 급급하다보니 애꿎은 선수들만 희생을 당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결국 이런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지도자들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 하지만 학부형들에게 월급을 받아 팀을 운영하는 시스템 때문에 감독, 코치들이 이기는 데만 혈안이 될 수 밖에 없다. 문제점이 많다”고 한숨을 쉬었다.
협회 관계자는 “교육적인 부분이나 스포츠를 통해 인성을 기르는 것보다 성적을 내는 야구에만 치중돼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프리에이전트(FA) 계약으로 많은 수입을 올린 선수들이 은퇴 후 지도자로 와서 도움을 주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면 굳이 학부모들에게 월급을 받아가며 팀을 운영할 일이 없고, 눈치를 볼 일도 없다. 자신의 신념대로 팀을 이끌 수 있으니 성적으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년 째 이어져온 아마야구의 병폐를 해소하기 위해선 비정상적인 운영 시스템의 개혁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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