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포, 상'까지 다 뗀 포항, 그래도 승부수는 '정공법'

박찬준 입력 2017. 9. 20.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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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항의 대답은 '고(GO)'다.

최순호 포항 감독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힘들 것이라 예상했지만, 기대보다 더 아쉬웠던 경기력이었다"고 답답해했다.

김광석 부상 후 부랴부랴 데려왔던 오도현과 안세희는 냉정히 말해 포항의 중앙 수비를 이끌만한 실력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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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항의 대답은 '고(GO)'다.

포항은 19일 현재 승점 34점으로 7위다. 스플릿 마지노선인 6위 강원(승점 41)과의 승점차는 7점. 2년 연속 하위스플릿의 위기에 놓였다. 2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리는 강원과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30라운드의 결과가 중요하다. 승리하면 상위스플릿행의 불씨를 살릴 수 있고, 패하면 10점차로 벌어져 남은 경기와 상관없이 하위스플릿행을 확정짓는다. 올 시즌 클래식은 33라운드까지 치른 후 1~6위는 상위스플릿, 7~12위는 하위스플릿으로 나뉜다.

절박한 경기지만 상황은 답답하기만 하다. 역시나 수비가 문제다. 포항은 최근 3연패를 포함 5경기(2무3패) 동안 승리가 없다. '핵심 수비수' 김광석이 시즌아웃된 후 좀처럼 수비 공백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0대4로 완패했던 전북전은 포항 수비진의 총체적 문제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경기였다. 배슬기 파트너로 나선 안세희는 불안한 경기력을 이어갔다. 설상가상으로 권완규 마저 경고누적으로 나오지 못하며, 완델손-강상우라는 생소한 풀백 조합을 내세워야 했다. 최순호 포항 감독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힘들 것이라 예상했지만, 기대보다 더 아쉬웠던 경기력이었다"고 답답해했다.

최 감독이 답답해 하는 건 원인을 알고도 답을 찾을 수 없기 때문. 수비 문제가 뻔히 보이는데 아예 쓸 수 있는 자원이 없다. 김광석 외에 팀내 세번째 센터백 옵션이었던 조민우까지 쓰러졌다. 김광석 부상 후 부랴부랴 데려왔던 오도현과 안세희는 냉정히 말해 포항의 중앙 수비를 이끌만한 실력은 아니다. 그나마도 오도현이 지난 대구전에서 불필요한 파울로 퇴장당했다. 지금 포항이 쓸 수 있는 카드는 배슬기-안세희 뿐이다. 배슬기는 유일하게 남은 주전급 센터백이지만, 그 역시 수비진을 리드하는 타입은 아니다. 최 감독은 "백업이 걱정이었지만, 우리의 자금 현실상 데려올 수 있는 선수가 한계가 있었다. 지금 와서 이야기하면 무슨 소용이겠나"고 아쉬워 했다.

염두에 둘만한 카드가 스리백으로의 전술 변화지만, 이 역시 마땅치 않다. 스리백에 자리할 선수도 없거니와, 시즌 내내 준비한 공격전술은 스리백 체제 하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7월22일 제주전에서 스리백 카드를 꺼내봤지만 수비는 물론 공격이라는 장점까지 잃어버렸다. 최 감독은 "스리백은 우리 스타일이 아니"라고 선을 그엇다.

결국 선택은 '정공법' 뿐이다. 최 감독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결국 우리가 가장 잘했던 것을 믿는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핵심 풀백 권완규와 핵심 윙어 심동운이 징계가 풀려 돌아온다는 점이다. 센터백 한자리를 제외하고는 베스트11을 모두 내세울 수 있다. 최근 수비가 흔들리면서 힘을 받지 못했지만, 포항의 공격은 여전히 위력적이다. 강원전에서는 강하게 맞받아쳐볼 생각이다. 최 감독은 "그래도 전북전을 치르면서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더라. 선수들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고 있다. 강원전이 올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는만큼 선수들의 힘을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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