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배란 잘 안 되면 인공수정, 나팔관 막혔으면 시험관아기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7.09.20. 05:00 수정 2017.09.20.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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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 원인과 대처법
男 40세 기점, 정자 운동성 떨어져
최소 석달, 흡연·스트레스 피해야
정자 質 안 좋아도 인공수정 시도
정액 속 정자 없으면 고환서 빼내

임신을 위해서는 건강한 난자와 정자가 만나서 수정되고, 그 수정란이 여성의 자궁내막에 자리 잡는 일련의 과정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이 과정 중 어느 한 단계에서라도 문제가 생기면 임신이 잘 안 된다. 난임이 되는 것이다. 난임의 원인은 대체 무엇일까. 난임이 의심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그래픽=송윤혜 기자

◇女, 나이 들수록 난소 기능 떨어져

여성의 경우 임신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은 연령이다. 임신하려면 여성은 난소·나팔관·자궁이 모두 건강해야 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이 기관들의 기능이 떨어진다. 난소는 특히 중요하다. 난자가 건강해야 임신이 잘 되고 건강한 아기가 태어난다. 특별한 질환이 없어도 나이가 들면 난소가 노화해 난자 수가 계속 줄고 난자의 질(質)이 나빠진다. 가천대 길병원 아이바람클리닉 전승주 교수는 "35세를 기점으로 난소 기능이 급격히 나빠져 가임력이 떨어진다"며 "되도록 빨리 임신을 시도하고, 이미 임신이 늦어졌다면 병원 검사 받을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난소의 노화 외에 ▲나팔관이 막혔거나 ▲다낭성난소증후군이거나 ▲자궁에 혹이 있어도 난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양쪽 나팔관이 수종(水腫) 등으로 막혀 있으면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것조차 이뤄지지 않는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앓는 경우 배란이 불규칙해져서 임신하기가 쉽지 않고, 자궁내막에 용종이 있거나 자궁근종 등이 있으면 수정이 되더라도 착상이 잘 안 된다.

◇男, 담배·전자파 등이 정자에 악영향

남성 난임은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될 정도로 그 수가 많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1년 대비 2016년 남성 난임 환자 수가 55% 증가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여성의 증가율(3%)보다 월등히 높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0년에 '남성이 자연적으로 임신하기 위해 필요한 정액의 양(한 번 사정할 때)'을 1.5㎖, '정액 1㎖당 든 정자의 수'를 1500만 마리로 그 기준을 조정했다. 이전에는 각각 2㎖, 2000만 마리였다.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이주용 교수는 "정자의 건강이 점점 나빠지고 있는 현상을 반영한 결과"라고 말했다.

정자 건강에는 ▲연령 ▲스트레스 ▲유해 환경이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 40세를 기점으로 정자의 수가 줄고 운동성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흡연하거나 전자파에 많이 노출돼도 마찬가지다. 정계정맥류(고환 정맥이 엉키는 질환), 갑상선기능저하증도 남성 난임 원인이다. 이주용 교수는 "원인 질환을 치료하고, 금연·스트레스 관리 같은 생활습관을 3개월 정도 교정하면 정자의 상태가 좋아져 임신 가능성이 올라간다"고 말했다. 정액 속에 정자가 없다면 고환·부고환 등의 조직을 채취해 정자를 빼낸다. 이때 정자가 덜 성숙했더라도 시험관아기 시술을 시도할 수 있다.

◇난임 원인별 치료법

임신을 시도한 지 1년이 지나도 임신하지 못 한다면 난임으로 본다. 난임을 진료하는 병원에 처음 가면, 여성은 혈액 검사·초음파 검사·나팔관 조영술 등을 통해 몸 상태를 확인한다. 혈액 검사와 초음파 검사는 생리 시작 후 2~5일째에, 나팔관 조영술은 생리가 끝난 후에 시행한다. 혈액 검사로는 AMH·FSH·LH·E2 수치를 보는데, 이것들은 난소가 제 기능을 얼마나 잘 하는지 알려주는 지표다. 조영술로는 나팔관이 막히지 않았는지 확인한다. 남성은 병원을 찾기 전 이틀 정도 금욕한 뒤에 정액 검사를 실시한다. 정자의 수·운동성·기형 여부 등을 평가한다.

특별한 문제가 없고, 임신을 시도한지 오래 지나지 않았다면 의사가 초음파 검사로 배란일을 알려준다. 정확한 날짜에 맞춰 임신을 시도하도록 돕는 것이다. 여성이 다낭성난소증후군 등으로 인해 배란이 잘 안 되거나 생리주기가 불규칙하다면 배란유도제를 처방한다. 한 달에 한 개씩 나오던 난자가 2~3개씩 나와서, 임신 가능성이 올라간다. 전승주 교수는 "자연주기에 맞춰 한 번 임신을 시도할 때의 성공 확률은 5%다"라며 "배란유도제를 맞으면 이보다 약간 올라가 5~7%가 된다"고 말했다.

배란이 잘 안 되면서 정액 상태까지 안 좋으면 인공수정을 시도해본다. 배란유도제를 이용해 여성의 배란을 유도하고, 남성의 정액을 채취해 건강한 정자만 골라서 자궁 안에 넣는 시술이다. 임신 성공률이 10~15%다. 임신되지 않더라도 다음 주기 때 바로 다시 시도할 수 있다.

시험관아기 시술은 여성이 배란유도제를 계속 맞다가 적절한 시기에 초음파를 보면서 난자를 채취한다. 남성에게서도 정액을 채취해 건강한 정자를 골라낸다. 난자와 정자를 수정시키고 3~5일간 배양한 다음에 자궁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여성이 나이가 많거나 나팔관이 모두 막혔거나 정자에 문제가 있을 때 주로 한다. 임신 성공률이 30% 내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