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감독은 왜 10월 3일 선발투수를 예고했을까
김진욱 kt 감독은 19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기사를 봤겠죠"라고 말하며 웃었다. 김 감독은 최근 불펜에서 좋은 투구를 하고 있는 주권을 시즌 막바지엔 선발로 돌리겠다고 공언한 적이 있다. 김 감독은 이날 "현재로선 10월 3일 마지막 경기(수원 KIA전)에 주권을 선발로 넣을 계획이다. 지금처럼 구원투수로 나가다가 선발을 앞두고 등판 간격을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5년 입단한 주권은 지난해 kt가 찾아낸 보물이었다. 28경기(26선발)에 나가 6승8패 평균자책점 5.10을 기록했다. 구단 첫 완봉승의 주인공도 주권이었다. 하지만 올시즌 주권은 기대에 못 미친 성적을 거뒀다. 갑작스럽게 많은 이닝을 던진 탓인지 부진했다. 결국 6월 중순부터는 선발에서 구원으로 보직을 바꿨다. 8월에도 2차례 선발로 나섰지만 다시 불펜으로 돌아왔다. 1군 엔트리에서도 네 차례나 제외됐다가 복귀했다. 올시즌 성적은 36경기(11선발) 4승5패 평균자책점 6.75. 그래도 9월에는 7경기에서 10이닝을 던지는 동안 3점만 내줬다. 2승과 홀드 2개, 세이브 1개도 챙겼다.
kt는 20일 현재 48승88패를 기록하고 있다. 3년 연속 최하위가 확정적이다. 김진욱 감독 부임 첫해지만 지난 2년(2015년 52승1무91패·2016년 53승2무89패)에 비해 나아지지 않았다. 가장 큰 원인은 선발진에 있다. 지난해까진 신생팀 특혜로 외국인투수 3명을 보유할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2명으로 줄었다. 피어밴드(8승10패, 평균자책점 3.04)-로치(3승14패, 평균자책점 4.76)는 잘 버텼지만 국내 선수 중에선 고영표(8승12패, 평균자책점 5.08)만이 제몫을 했다. 결국 주권이 성장해 한 자리를 차지해줘야 한다. 김진욱 감독은 "최근엔 투구 내용이 좋다. 주권은 어차피 선발을 맡아야 하는 선수"라고 했다. 주권을 향한 김 감독의 기대와 바람이 담긴 말이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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