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7일만에 또 허리케인.. 뉴욕 덮친다

김은정 기자 2017. 9. 20.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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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오늘 동부 연안 강타.. 초강력 허리케인 '마리아'도 동시 북상]
美 한달새 4번째 허리케인.. 뉴욕에 최대 5m 해일 예상
'마리아'는 카리브해 국가 관통.. 도미니카·푸에르토리코 비상
잦아진 대서양 수퍼 허리케인.. 수온 오르며 수증기가 연료 돼

미국 플로리다주를 초토화시킨 허리케인 '어마(Irma)'가 물러간 지 1주일 만에 허리케인 2개가 잇달아 미국으로 접근하면서 미 방재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고 CNN 등이 1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1등급 허리케인 '호세(Jose)'는 뉴욕 연안으로, 5등급(최고 수준) 허리케인 '마리아(Maria)'는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를 향해 다가오고 있다. 지난달 말 텍사스주 휴스턴을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Harvey)'까지 포함하면 불과 한 달 사이 허리케인 4개가 미국을 덮치는 셈이다.

미 허리케인국립센터(NHC)는 19일(현지 시각) 1등급 허리케인 '호세'가 20일 오후(한국 시각 21일 오전) 뉴욕 등 미 동부 연안에 상륙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NHC에 따르면 호세는 최대 시속 120㎞의 강풍과 시간당 최고 76㎜의 폭우를 몰고 뉴저지주와 뉴욕, 코네티컷주 해안가를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동부 해안가에 최고 5m 높이 해일이 일 것으로 예상돼 이 지역 정유 공장 5곳과 뉴욕항을 오가는 유조선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잊을만하면 나타나는 '태풍의 눈' - 미 해군이 19일 제공한 허리케인 호세(위)와 허리케인 마리아(아래)의 위성사진이다(왼쪽 사진). 현재 호세는 서대서양에서 미 동부 해안으로 접근하고 있고, 카리브해에 있는 마리아는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를 향해 이동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뉴욕 주민들은 테라스 가구나 실외 쓰레기통 등 바람에 날릴 만한 물건들을 치우고, 침수가 우려되는 브루클린과 퀸스 지역 저지대 주차장에서 차량을 빼내는 등 대비 태세에 들어갔다.

주정부는 해안가 소형 선박을 튼튼히 고박하도록 요구하는 한편, 순찰대를 투입해 주민들을 위험 지역에서 대피시키고 있다. 허리케인으로 뽑힌 가로수를 처리하기 위한 전기톱과 트럭, 대규모 정전 사태에 대비한 임시 발전기 등도 준비 중이다.

또 시속 215㎞의 강풍을 동반한 5등급 허리케인 '마리아'는 20일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 상륙할 예정이다. CNN은 "푸에르토리코가 허리케인의 직접적 영향권에 드는 것은 85년 만에 처음"이라며 "강풍과 폭우에 대한 대비가 상대적으로 약해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했다.

리카르도 로젤로 푸에르토리코 주지사는 이날 주민들에게 주의 경보를 내리고 대피소 450곳을 마련했다. 강풍에 취약한 건설 현장 크레인도 철거했다. 마리아는 4~5등급의 위력을 유지하며 앞으로 5일간 도미니카, 푸에르토리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 카리브해 섬들을 휩쓸 것으로 예상된다. 허리케인 '어마'가 사망자 25명과 이재민 수십만명을 낸 데 이어 또 대형 허리케인이 북상한다는 소식에 이동 경로에 있는 국가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올해 대서양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보된 허리케인은 총 7개로 평년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최고 위력인 5등급을 찍은 초대형 허리케인이 벌써 3개째다. NPR 뉴스는 "강력한 허리케인이 1~2주 간격으로 휘몰아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 등으로 올해 대서양 수온이 예년보다 1도쯤 상승한 점을 주요인으로 꼽는다. 기상학자 마이클 맨은 "따뜻한 바닷물과 대기 중 수증기가 허리케인의 '연료' 역할을 했다"며 "그 에너지가 워낙 크기 때문에 대형 허리케인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게리 벨 NOAA 선임예보관은 "엘니뇨(해수 온난화) 현상으로 동태평양 수온이 올라가면 상대적으로 대서양 수온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는 5월부터 엘니뇨 현상이 현저히 약해 대서양 허리케인 위력이 강해졌다"고 했다. 대서양 허리케인 시즌은 통상 11월 초가 돼야 끝난다.

올해 대서양 허리케인은 각종 기록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하비와 어마가 미국에 입힌 예상 피해액만 약 300조원으로 직전 최고였던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피해액 59조원보다 5배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미 국립기상연구소(NCAR)의 케빈 트렌버스는 "날로 심해지는 지구온난화가 재앙적 허리케인이 발생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며 "지금껏 겪지 못한 위력의 허리케인이 계속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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