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OLED 맹추격.. 한국은 LG 공장 진출 제동

신동흔 기자 2017. 9. 2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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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사드 갈등 따른 피해 우려 대기업들 중국 진출에 부정적
LG 중국 공장 신청 두달째 묵혀
업체들 "타이밍 놓치면 안 돼"
中업체들 연내 OLED 본격 양산.. 한국이 지배하는 시장에 도전장

중국 광저우(廣州)에 5조원을 들여 TV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공장을 건립하려던 LG디스플레이의 중국 시장 진출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정부 내부에서 국내 대기업이 중국에 최첨단 공장을 짓는 것이 적절한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진출을 서두르는 업계와 기술·일자리 유출을 우려하는 정부가 팽팽한 긴장을 빚고 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8일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국내 기업들이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라고 안전하리라는 보장이 없다"며 "경쟁국으로 기술·인력 유출에도 각별히 신경 써달라"고 말했다. 백 장관은 이날 해외 공장 건설로 국내 고용이 줄어드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급해진 LG디스플레이

정부는 지난 7월 말 LG디스플레이가 제출한 공장 건설 계획 승인을 지금까지 내주지 않고 있다. OLED는 국가핵심기술로 해외에 공장을 지으려면 산업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산업기술보호위원회의 승인을 거쳐야 하지만 현재 정부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소위원회만 구성했을 뿐, 아직 회의는 한 차례도 열지 않았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신청한 지 두 달이 다 되도록 감감무소식"이라며 "최대 단일 TV 시장이자 제조국인 중국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선 적기(適期)에 중국 공장을 건립해야 하는데 자칫 타이밍을 놓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중국 현지 디스플레이 기업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선점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사드 배치로 인해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데다 우리 기업들이 중국에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장을 지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기술 유출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기업들의 대(對)중국 투자에 대해 신중한 심사가 진행되지 않은 측면이 있었던 만큼 앞으로는 기술 유출 가능성은 없는지 더욱 면밀히 살펴볼 방침"이라며 "사드 배치 이후 중국에 진출했던 기업들도 'U턴'하는 상황에서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공장 증설 계획을 밝힌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정부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西安)에서 기존 낸드플래시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중국 우시(無錫)의 D램 공장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시안에서 추진하는 반도체 공장 증설은 사전 승인 절차 없이 정부에 신고만 하면 된다. 하지만 반도체 역시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정부가 계획을 검토한 후 수정이나 보류를 요구할 수 있다.

LCD에 이어 OLED까지 넘보는 중국

한국이 주춤하는 사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중국의 위협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BOE·차이나스타(CSOT)·CEC판다·티안마·트룰리 등 중국 12개 디스플레이 업체가 올해 말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 현재 세계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는 강력한 경쟁자를 만나는 셈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OLED 산업도 지금은 세계 1위이지만 지난 8년간 세계 1위를 지켜오다가 올해부터 중국·대만에 밀리기 시작한 LCD(액정표시장치) 산업의 전철을 밟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최근 1~2년 새 발표한 OLED 분야 투자 금액을 모두 합치면 무려 2000억위안(약 35조원)에 이른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OLED 설비 투자에 모두 930억위안(약 16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세계 3위 TV 업체인 TCL의 계열사인 CSOT는 지난 4월 우한 공장에 350억위안(약 6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트룰리도 7월 404억위안(약 7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내놓았다.

양산 일정에도 속도가 붙었다. 지난해 하반기 비전옥스가 쿤산에서 OLED 패널 양산을 시작한 데 이어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는 12월부터 청두 공장에서 OLED 기판을 본격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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