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트레슬링·삼보·무에타이·체스 .. '실내 아시안게임' 아시나요

김지한 2017. 9. 20.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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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투르크메니스탄 수도서 개막
한국 94명 등 65개국 6000명 참가
대부분 올림픽엔 없는 이색 종목
스포츠 약소국 존재감 알릴 기회
아시가바트 실내무도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인 무에타이. [실내무도AG 조직위]
벨트레슬링, 크라쉬, 무에타이, 체스….

일반인에게 생소한 이 스포츠 종목들은 제5회 아시가바트 실내무도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못하는 이들 종목 선수들에겐 자신의 기량을 국제무대에서 마음껏 펼쳐보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아시안게임을 관장하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2013년부터 실내무도 아시안게임을 개최하고 있다. 2005년 창설된 실내아시안게임(2년 주기)이 2009년 생긴 무도대회와 합쳐져 실내무도 아시안게임이 됐다. 2013년 첫 대회는 인천에서 열렸다.

4년 만에 열린 이번 대회는 중앙아시아 남단에 위치한 투르크메니스탄의 수도 아시가바트에서 지난 18일 개막했다. 이번 대회에는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65개국에서 60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하고 있다. 옛 소련에서 1991년 독립한 뒤 종합 국제대회를 처음 개최하는 투르크메니스탄은 경기장 건설에만 50억 달러(약 5조6000억원)를 투입하는 등 올림픽급으로 대회를 준비했다. 한국은 볼링과 태권도 등 7개 종목에 94명의 선수단이 참가했다.

아시가바트 실내무도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인 주짓수. [실내무도AG 조직위]
벨트레슬링 경기가 열리는 아시가바트 메인 실내체육관. 아시가바트=김지한 기자
대회 정식종목(21개) 중 올림픽 또는 아시안게임 종목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역시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서 만날 수 없는 이색 종목들이 눈길을 끌었다. 19일 아시가바트 올림픽 콤플렉스의 실내 주경기장에서 벨트 레슬링 경기가 열렸다. 선수들은 흰 바지에 파란색 내지 녹색 상의를 입고, 허리에 띠(벨트·belt)를 두른 채 힘을 겨뤘다. 상대를 넘어뜨려 먼저 6점을 따는 쪽이 이긴다. 동유럽과 중앙아시아에서 인기가 높다. 벨트 레슬링에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많은 58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투르크메니스탄 전통레슬링 고레쉬 경기가 열리는 아시가바트 메인 실내체육관. 아시가바트=김지한 기자
무에타이 경기가 열리는 아시가바트 무에타이 경기장. 아시가바트=김지한 기자
벨트 레슬링과 함께 주목받은 또 다른 종목은 투르크메니스탄 전통레슬링인 고레쉬(goresh)다. 띠를 잡고 상대를 밀치거나 발을 걸어 2점을 먼저 따면 이기는 경기인데, 도복을 입는 점을 빼면 한국의 씨름을 연상시킨다. 현지 대학생 아크미라트 메르다노프(19)는 “(고레쉬는) 어릴 때부터 즐겨한다. 투르크메니스탄에선 국민적으로 사랑받는 스포츠”라고 설명했다. 벨트 레슬링과 고레쉬가 열리는 경기장은 1만5000여 관중석이 연일 꽉 들어찼다. 투르크메니스탄은 고레쉬의 26개 금메달 중 23개를 가져갔다. 러시아 전통무예 삼보, 우즈베키스탄 전통무술 크라쉬, 태국을 대표하는 무에타이 등도 이번 대회에 선보였다.
아시가바트 실내무도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인 고레쉬. [실내무도AG 조직위]
체스도 정식종목이다. ‘멘털스포츠’인 체스는 실내 아시안게임 시절인 2007년부터 정식종목이었다. e스포츠는 이번에 시범종목으로 편성됐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최근 “e스포츠는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시기상조”라고 말했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육상·테니스·사이클 같은 종목도 모두 실내에서 경기가 열린다.
무에타이 경기 중 사라마(경기 때 울려 퍼지는 음악)를 연주하는 음악가들. 아시가바트=김지한 기자
실내무도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체스. 대회 마스코트 위팔리. 아시가바트=김지한 기자
스포츠 약소국에게 이 대회는 자국의 명예를 드높일 기회다. 아프가니스탄은 역대 올림픽에서 단 1개의 동메달(2008 베이징 태권도)을 땄지만, 이번 대회에선 주짓수(브라질 전통 격투기와 유도를 결합한 무술)에 출전한 사파리 바크쉬(23)가 금메달을 땄다. 이색 종목 단체들도 이 대회를 통해 인지도를 높인 뒤, 아시안게임을 거쳐 올림픽 종목이 되는 게 목표다. 무에타이 선수인 무하메트누르 멜라이프(22·투르크메니스탄)는 “박진감 넘치는 무에타이도 꼭 올림픽 정식종목이 되면 좋겠다. 나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아시가바트(투르크메니스탄)=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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