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유엔 무대 데뷔]"방위비·FTA 논란은 당연..한·미 입장 완벽히 같을 순 없다"
[경향신문] ㆍ뉴욕 동포간담회 “과거엔 미국에 맡겨놓고 따라갔지만 이젠 달라”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한·미관계의 쟁점 현안에 대해 “한·미의 입장이 완벽하게 같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뉴욕 인터콘티넨털 호텔에서 열린 뉴욕지역 동포간담회에서 “주한미군 기지의 경우 한·미에 공동의 이익이 있지만, 방위비를 더 분담하라, 충분하다 하는 논란은 있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 발언은 일부 현안에 대해 한·미 간 입장차가 있다는 일부 지적을 수용한다는 뜻을 비치면서도, 대화로 얼마든지 접점을 찾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놓고도 서로 유리하게 하겠다는 논란은 있을 수 있다. 이런 정도의 입장 차이는 당연한 것이고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입장 차이는 한·미관계를 보다 건강하게 발전시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전적으로 미국에 맡겨놓고 우리는 따라가기만 했으나 이젠 우리도 나서서 유엔 안보리 결의가 통과되게 같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한반도 위기 상황에 대한 역할을 요청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도 “한반도 문제는 군사적 해법이 아니라 외교적 해법을 통해야 한다. 나의 중재(good offices)는 언제나 활용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6자회담 참가국들에 보냈다”고 말했다.
다만 면담에서 문 대통령이 구테흐스 총장에게 요청한 대화 중재 노력이 구체적으로 남북대화 또는 북·미대화를 지칭한 것은 아니라고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이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대화나 북·미대화를 포괄해 대화를 위한 중재 노력을 뜻하는 것으로 이해된다”며 “특사 문제도 거론되지 않았으나 가능한 방법을 찾아 역할을 하겠다는 게 총장 입장”이라고 했다.
정부의 800만달러 대북 인도주의 지원 방침과 관련한 대화도 없었다고 박 대변인이 밝혔다. 박 대변인은 “사무총장에게 남북관계 해결이나 동북아 평화를 위한 역할을 요청해야 하는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유엔의 요청에 대해 긍정적 신호를 보낼 필요가 있었다”고 대북 인도지원 발표의 배경을 설명했다.
72차 유엔총회는 정부 수립 후 대통령이 취임 첫해에 참석한 첫 총회로 근래 보기 드물게 북한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다뤄졌다. 19일 오전 구테흐스 총장 연설, 브라질에 이어 두 번째로 발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설 등에서 북한 문제가 중요하게 다뤄졌다. 지금까지 유엔에서 북한 문제가 공식 논의된 것은 주로 안보리나 인권이사회였지, 총회에서 다뤄지는 경우는 드물었다.
뉴욕의 외교 소식통은 “역대 사무총장이나 미국 대통령이 유엔총회 개막 연설에서 북한 문제를 언급한 적이 거의 없는데, 이번에는 북한 문제를 중요하게 거론했다”며 “한반도 문제가 그만큼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뉴욕 | 손제민 기자 jeje1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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