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감'까지 더해진 VR, 테마파크서 물 만났다
[경향신문]
시각, 청각 경험을 넘어 ‘촉감’을 더했다. 가상현실(VR) 기기를 착용하면 외딴 별장 속 커튼, 서랍 등이 배치된 가상의 방에 홀로 남게 된다. 벽으로 걸어가 커튼을 열면, 실제로 여는 촉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방 안에 실제 걸려 있는 커튼까지 이용자가 걸어가는 것을 VR 기기가 인식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 ‘어둠의 방’에서는 현실과 가상이 혼합된 새로운 공포를 경험할 수 있다.
주로 게임에 적용됐던 VR 서비스가 ‘오감 체험’형 테마파크로 확대되고 있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에 개장한 ‘VR 판타지아’가 관람객을 끌어들이고, 지난달 4일 인천 송도에 문을 연 도심형 VR 체험 테마파크 ‘몬스터 VR’은 한 달여 만에 유료 입장객이 3만명을 돌파했다. ‘테마파크형 VR’ 사업은 이미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고, 향후에는 VR 시장의 가장 큰 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은 19일 에버랜드 알파인빌리지에 VR·AR(증강현실)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5G 어드벤처를 11월19일까지 두 달간 운영한다고 밝혔다. 5G 어드벤처는 5G 시대에 체험할 수 있는 미디어를 한곳에 모아 놓은 800㎡(약 240평) 규모의 대형 테마파크다. 에버랜드의 ‘블러드 시티’에 맞춰 좀비와 마녀가 가득한 ‘헌티드 하우스(유령의 집)’를 가상·증강현실에서 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회사 관계자는 “테마파크만큼 미래 통신기술인 5G를 실감하는 포인트를 찾기 힘들다”면서 “테마파크로 조성하면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기술을 접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VR은 컴퓨터를 이용해 실제와 유사한 환경과 상황을 만드는 첨단기술이다. 사용자가 실제 환경에 놓인 기분이 드는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게임 분야에 한정됐던 VR 기술은 쇼핑과 국방, 의료 분야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산되지만 소비자와의 접점으로 ‘즐거움’과 ‘현실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에 테마파크 형태가 가장 효과적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100여만원에 달하는 HMD(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 가격이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주로 게임에 집중돼 콘텐츠가 부족한 가정용 VR보다는 테마파크를 앞세운 기업용 VR 성장세가 확연하다. 이용료만 내면 누구나 즐길 수 있고 고급 장비로 더 실감나는 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군데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다.
도심형 VR 체험 테마파크 ‘몬스터 VR’에는 평일에는 400명 안팎의 입장객이, 주말에는 1200~1500명의 가족 단위 입장객이 찾는다. 이곳 박성준 대표는 “주말엔 티켓을 사는 데만 1시간30분이 걸릴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며 “앞으로 전국에 700~1000평 규모의 테마파크를 여러 곳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VR업계에서는 전국 백화점이나 거대 쇼핑몰 등지에서 이러한 VR 체감형 머신의 도입이 빠르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CJ CGV는 올해 영등포점과 용산아이파크몰점에 각각 영화 시작 전후 체감형 놀이기구를 이용할 수 있는 VR파크 등을 열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을 유인하는 도구로도 테마파크형 VR이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임아영 기자 laykn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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