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날' 합창 연습하느라..민원실 자리 비운 경찰들

안상우 기자 2017. 9. 19.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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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 달 21일 경찰의 날 행사를 앞두고 경기도의 한 경찰서에서 요즘 합창 연습이 한창입니다. 문제 될게 있나 싶은데 10여 명이 한꺼번에 근무시간에 빠지면서 민원인들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안상우 기자입니다.

<기자>

낮 1시, 점심시간이 끝나자 경찰관들이 속속 경찰서 내 강당으로 모여듭니다. 이어 강당 안에서는 노랫소리가 흘러나옵니다.

문을 열어보니 경찰관들이 노래에 맞춰 안무를 배우고 있습니다. 10월 21일 경찰의 날을 맞아 이 강당에서 할 공연을 준비하는 겁니다.

지금 시각은 오후 2시가 조금 넘었는데요, 여전히 경찰서 강당에서는 창문을 커튼으로 가린 채 경찰의 날 행사 준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같은 시각 민원실, 경찰관이 있어야 할 자리가 절반 이상 비어 있습니다.

[주민 : 가장 바쁜 시간에 민원인으로서 갔는데 (경찰관이) 없으니까. 무지 짜증 났죠.]

[주민 : 근무시간에 업무를 서서 다 보살펴줘야 하는데 그렇게 자리를 비우면 안 되는 거죠.]

이 경찰서는 자체적으로, 지난해부터 경찰의 날에 자원자를 모아 합창 공연을 했습니다. 올해도 경찰관 19명이 이달 초부터 합창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경찰서 전체 경찰관의 6분의 1이 근무시간에 한 시간여씩 자리를 비우고 있는 겁니다. 해당 경찰서는 경찰의 날 행사 준비도 경찰 업무의 하나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A경찰서 관계자 : 업무의 일환이죠. 경찰의 날 행사도 업무잖아요. 역으로 우리가 퇴근 시간 이후에 연습을 하면 시간 외 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해요.]

다음 달 공연 때까지 근무시간에 연습을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의 날 자축행사를 위해 자리를 비우는 경찰들, 경찰 본연의 역할이 무엇인지 되돌아봐야 할 겁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유미라, VJ : 노재민) 

안상우 기자ideavato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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