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함께 연 9번째 전시회 "싸울 일이 없다"

인천뉴스 입력 2017. 9. 19.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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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권수 한국화 작가(인천 해밀학교 교장)

[오마이뉴스인천뉴스 기자]

 서권수 한국화 작가(인천 해밀학교 교장)
ⓒ 인천뉴스
부부 교사이자 한국화가인 중견작가 최명재·서권수 부부가 부부애를 과시하며 9번째 부부 전시회 '먹과 색의 이야기'를 열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명자 화가는 현대적인 다양한 표현 기법을 기반으로 채색을 통해 추상과 구상을 넘나들며 다양한 오브제를 활용하는 등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또 최 작가의 남편 서권수 화가는 전통 한국화 재료인 묵을 고집하며 한국의 정서가 스민 섬세한 산수화를 그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19일 서권수 작가와 약속을 하고 오후 2시경 인천평생학습관 갤러리 '다솜'에서 서 작가와 만났다.

서 작가는 "요즘은 영상이나 사진기술이 발달해 수묵화에 대한 관심이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고, 수묵화를 배우거나 가르치는 사람 또한 많이 줄었다"며 "특히 현대미술이라고 하면 대개 서양미술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어 한국화로써 수묵화에 대한 현대적 이해가 부족한 점이 특히 안타깝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간혹 수묵화를 그림의 기초과정인 소묘로 이해하는 경우가 있다"며 "소묘와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은 수묵화는 먹의 번짐을 이용한 기법이기 때문에 쓰는 종이 자체가 다르고, '번짐'이란 기법으로 인해 오래 들여다볼수록 새로운 느낌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전시된 그의 작품은 톡 쏘거나 탄성을 지르게 하는 '잡아끄는' 유혹이 배제된, 그러나 들여다 볼수록 착하고 억세지 않은 '먹의 번짐'이 소리도 없이 울림을 주고 있었다.

그러한 그의 작품에 비해 최 작가의 작품은 화려한 색채감이 돋보였고 다양한 오브제를 활용한 실험적 전통미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묵을 기반으로 한 서 작가의 비교적 사실적 작품들에 비해 최 작가의 작품은 절묘하게 설계된 화면 구성을 통한 상징성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서 작가는 아내 최 작가의 작품 활동을 위해 2년 전 빌라 1층을 전세 계약해 사용하고 있다. 작품활동이 주고 야간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안정성 문제 등을 생각해 빌라 공간으로 결정했다. 작품활동에 재료가 많이 필요한 최 작가가 큰 방을, 재료가 덜 필요한 서 작가가 작은 방을 작업실로 쓰며 서로의 작품에 대해서는 일정한 경계를 지키고 있다고 한다.

지난 2015년 5월에 열린 7번째 전시회 서문에서 이창구 한국화가는 "부부로 살아가며 각자가 서로를 방해하지 않고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 '먹과 색의 조화'라 부를 만 하다"며 "먹과 색은 다른 듯 다르지 않으며 따로 인 것 같으나 결코 따로일 수 없다"고 썼다. 이 부부에 대한 가장 적절한 표현이 아닌가 싶다.

서 작가는 "아내와 함께 전시회를 하면서부터는 싸울 일이 없다"며 "주말에는 둘이 함께 스케치를 나가거나 전시장을 주로 찾는데, 무엇보다 대화가 끊이지 않아 서로를 이해하는 폭이 커지는 것 같다"고 말하며 소년처럼 맑은 웃음 웃었다.

그는 또 젊은 예술가들을 위한 바람도 말했다. 그는 "훌륭하고 위대한 예술가가 성장하기 위해서도 인천의 위상이 많이 높아져야 한다"며 "한 예로 서울에서 전시회를 하면 비싼 가격에 사는데 같은 작품을 인천에서는 절반 이하 가격으로도 비싸다고 안 사는 경우가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나처럼 겸업을 하고 있지 않는 한, 전문작가들은 그림이 팔리지 않으면 작품 활동을 하기 힘들다"며 "독자들이 작가들의 예술작품을 많이 공유하고 사 주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서 작가는 현재 해밀학교 교장을 역임하고 있다. 그는 교장으로 부임하고 반마다 뒷벽을 활용해 선생님들과 뜻을 모아 벽화를 그려 학생들의 정서함양과 학교 환경미화에도 큰 도움을 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수묵화도 가르쳐주고 싶은데, 학생들은 미술보다는 호홉을 조절할 수 있는 관현악을 더 좋아해 관현악 밴드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며 "작품은 학교와 별개로 야간이나 주말을 이용해 작업실에서 활동한다"고 덧붙였다.

 서 작가가 그린 해밀학교 각 반 뒷벽 벽화 작품에 선생님들이 함께 참여해 색을 입히고 있다. 사진제공=해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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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천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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