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근 "정치보복이라고? MB, 억지쓰지 말라"
- 국정원 어버이연합 동원 확인
- 음란사진까지… 'MB 대단하시다'
- 관변단체 '내란선동' 고발도 지시
- 배우 김규리 씨 생각함 안타까워
- 피해자 5,6명 함께 소송할 생각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문성근(배우)
◆ 문성근>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고생 많으셨습니다.
◆ 문성근> 아니, 뭐 괜찮습니다.
◇ 김현정> 오전 11시에 들어가서 오후 한 6시 반에 나오셨으니까 7시간 넘게 받으셨네요.
◆ 문성근> 네, 그랬습니다. 그러니까 저한테 물어볼 게 많았던 거죠. 음란사진 말고도 2011년, 2012년 이 즈음에 제가 정당 혁신과 통합을 위해서 국민의 명령이라는 운동을 했었는데요.
◇ 김현정> 그렇죠.
◆ 문성근> 그 운동을 와해시키기 위해서 다양한 시도를 공작을 했더라고요. 그러니까 SNS에 종북으로 몰아라 그 다음에 찌라시에 넣어라. 어버이연합을 동원해 시위를 해라.
◇ 김현정> 그 앞에 가서 시위해라, 이런?
◆ 문성근> 그런 거죠. 그런 식의 공작이 여러 건이 있더라고요.
◇ 김현정> 그중에서도 제일 어제 충격받은 건 어떤 거였습니까? 어제 모르고 가셨다가 이것저것 다 조사를 받은 건데.
◆ 문성근> 그런 거죠. 사진보다야 더 충격적인 게 어디 있겠습니까?
◇ 김현정> 음란사진.
◆ 문성근> 어버이연합에게 2회 시위를 시키고 돈을 얼마를 준다 이런 것들이 다 있더라고요. 그동안 어버이연합이 돈을 받으면서 할 것이라고 짐작을 했는데 그게 국정원 문건에 그대로 드러나 있는 거죠.
◇ 김현정> 그때 어버이연합에서 나와서 뭐라고 시위했던 거 기억나세요? 문구라든지?
◆ 문성근>'‘종북빨갱이 북한 가라', 또는 ‘내란 선동하는 문성근을 구속하라’ 이런 식의 시위들이었죠.
◆ 문성근> 그런 거죠.
◇ 김현정> 다른 것도 아니고 연예인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르고 음란포스터에 얼굴이 합성된 주인공으로 검찰 조사받고 오신 그 기분은 뭐, 참담이라고 짐작하면 맞습니까?
◆ 문성근> 참담… 단어를 못 찾겠어요. 그러니까 대통령 직속기구인 국정원이고 그 국정원이 내부 결재를 따박따박 받으면서 공작을 한 거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 문성근> 그런데 그런 음란사진을 만들어서 배포를 했다는 게 도무지 믿어지질 않고 정말 국격을 단시간 안에 굉장히 드높이 휘날리셨다. 이명박 대통령 대단하시다.
◇ 김현정> 대단하시다?
◆ 문성근> 몰랐을 리 없는 거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법적으로 뻔한 거기 때문에 이명박 전 대통령을 소환 조사해야 된다,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렇게 강하게 주장을 했죠.
◇ 김현정> 몰랐을 리 없다고 지금 말씀하셨는데 그런데, 정두언 전 의원을 말을 들어보면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흔적을 잘 남기지 않는 사람이다. 그래서 개입의 증거를 찾기가 굉장히 어려울 거다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 문성근> 그런데 대통령께 문건으로 보고된 것들은 남아 있을 거 아니겠어요?
◇ 김현정> 그것만으로도 일단 소환조사를 해야 되지 않겠느냐 이런 이야기를 어제 검사한테 좀 건네 보셨습니까?
◆ 문성근> 사건 전모에 가깝게 잡도록 성실하게 노력은 하겠다.
◇ 김현정> 노력하겠다? 도대체 국정원이 왜 이렇게. 우리 지금 이야기 나눈 것처럼 왜 그렇게 치졸한 방법까지 썼을까요?
◆ 문성근> 대중심리학을 연구한 것 아니겠습니까? 목적한 바가 있었던 거고 실질적으로 효과를 거둔 측면도 있고요.
◇ 김현정> 효과를 거둔 측면도 있다고 보세요?
◆ 문성근> 그럼요. 제 경우에 2012년 4월에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었는데 그 직전에 관변단체들이 저를 내란선동 이런 걸로 고발을 했고요. 그 고발하라는 것도 국정원의 지시였고 공작이었고. 선거가 끝난 다음에 불기소처분을 했거든요.
◇ 김현정> 그렇군요.
◆ 문성근> 무혐의 처리를 했거든요. 그러니까 정치적인 선전효과는 충분히 거둔 것이라고 봐야겠죠.
◇ 김현정> 고소도, 관변단체의 고소도 국정원 문건에 있었습니까? 어제 확인하신 거예요?
◆ 문성근> 네, 있습니다.
◇ 김현정> 특히 어린아이를 둔 김여진 씨가 걱정이 된다, 이런 말씀하셨던데.
◆ 문성근> 그냥 계속 그러더라고요. '이게 국정원이 했단 말이죠? 국정원이 했단 말이죠?' 그러더라고요. 그게 한번 뭐가 올라가면 아무리 삭제해도 계속 남아 있잖아요.
◇ 김현정> 인터넷이라는 게 그렇죠. 계속 퍼져나가니까.
◆ 문성근> 네, 그러니까 자녀를 생각할 때 제가 다 소름이 돋습니다. 자녀가 지금은 어려서 검색은 못해 볼지 모르지만 조금 지나면 시작할 텐데.
◇ 김현정> 마음이 아프네요. 배우 김규리 씨에 대해서도 어제 많이 안타까워하셨어요. 어떤 점이 그렇게 김규리 씨 생각하면 선배로서 먹먹하세요?
◆ 문성근> 배우 일생을 보면 20~30대에 연기력도 키우고 부지런히 자기를 알려서 입지를 확보해야 돼요.
◇ 김현정> 그렇죠.
◆ 문성근> 그런데 그분은 한창 알리고 연기력을 키우던 20대 후반, 30대 들어가면서 멈췄기 때문에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받은 셈이죠. 댓글공작단의 공격을 굉장히 심하게 받았거든요.
◇ 김현정> 김규리 씨가 PD수첩 광우병 이야기 나온 후에 촛불국면에서 자기 목소리 냈던 것 그게 이제 문제가 된 거였죠?
◆ 문성근> 맞습니다. 딱 한 줄 쓴 것 갖고 그랬는데 그때 공작조가 만들어냈던 논리가 아직도 잔상으로 남아 있어서 이번 블랙리스트가 발표됐는데 또 공격을 받더라고요.
◇ 김현정> 이번에는 공작조가 아닌데도. 일반인들 머릿속에도 뭔가 남아 있는 거죠?
◆ 문성근> 그게 남아 있다는 거죠. 그게 풀리지 않으니까 지금도 당한 일에 대해서 지금은 하고 싶은데 무서워서 못하겠다는 거예요. 자기가 무슨 말을 하든 또 공격을 할 것이라는 공포가 있는 거죠.
◇ 김현정> 트라우마가 아직도 있는 거네요, 아직도. 10년이 지났는데도.
◆ 문성근> 그렇죠. 그러니까 블랙리스트 처음에 발표됐을 때 그렇게 울더라고 하더라고요. 기자가 전해 주는데.
◇ 김현정> 김규리 씨가?
◆ 문성근> 저랑 통화하면서도 울대요.
◇ 김현정> 아이고... 그랬군요.
◆ 문성근> 무서워서 못하겠어요, 선배님 그러면서.
◇ 김현정> 그냥 펑펑 울었다고 하는 얘기 전해 들으니까 마음이 많이 아픈데. 이런 피해자가 밝혀진 것만 82명입니다. 지금 드러난 것만 82명입니다. MB정부, 원세훈 이 사람들을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시라고요. 이건 확정을 하신 겁니까?
◆ 문성근> 네, 확정했습니다. 그래서 명단에 있는 분들에게 일일이 연락은 안 하고 있는데요. 한 5~6명 정도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요.
◇ 김현정> 아, 그래요? 김미화 씨는 이미 저희 프로그램에 나와서 의사를 밝히셨고 또 누가 있습니까, 의사 밝히신 분이?
◆ 문성근> 본인들이 괜찮을지 모르겠는데 그래도 저는 얘기하고 있는 중이라서 제가 공개하기에는 좀.
◇ 김현정> 김미화 씨, 문성근 씨 포함해서 대여섯 명 정도는 이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채동욱 전 검찰총장도 나도 돕고 싶다. 변론을 맡고 싶다 이런 의사를 지난주에 피력 했었는데 혹시 그 부분은 어떻게 얘기가 되고 있나요?
◆ 문성근> 그것도 사실은 가까운 기자로부터 들은 거라서 채동욱 변호사한테 직접 들은 게 아니라서 확정된 건 아니라고 봐야겠죠. 그런데 그런 의사를 밝히셨다는 건 전해 들었어요.
◇ 김현정> 무엇보다도 MB, 이명박 전 대통령을 꼭 소환조사해서 죗값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은 분명하신 거죠?
◆ 문성근> 그렇죠. 이게 이명박 대통령의 결심 없이 이루어졌을 리가 없는 거잖아요. 원세훈 씨가 뭔 영광을 보려고 혼자 그런 일을 하겠습니까?
◇ 김현정> 그런데 지금 이명박 전 대통령 측에서 입장이 나왔어요. 지금 이게 치졸하게 정치보복하고 있는 거다. 국정원의 자료를 이렇게 뒤지는 건 이건 국정원법에도 어긋나고 해서는 안 되는 짓이다라는 입장을 어제 냈습니다.
◆ 문성근> 어거지로 없는 혐의를 조작을 해서 그걸 야비하게 흘려서 명예를 훼손해서 피곤하게 만드는 것이 정치보복일 수 있죠. 그런데 이거는 명백한 위법. 그것이 밝혀지고 있는데 이게 어떻게 정치보복이겠습니까?
◇ 김현정> 알겠습니다. 배우 문성근 씨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얼마 전에 드라마 끝내셨죠?
◆ 문성근> 네, 그랬죠.
◇ 김현정> 배우 불러다가 영화 얘기, 드라마 얘기는 하나도 못하네요. 아이고. 레드카펫에 서야 되실 분이 검찰청 포토라인에 서시고 기막힌 일이에요, 생각해 보면.
◆ 문성근> 네. 이번에 복귀하면서 배우로 복귀해서 참 행복하다, 이제 열심히 해야지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끝나자마자 사진이 나오는 바람에 이렇게 불려 다니고 있습니다.
◇ 김현정> 검찰청 포토라인보다도 이제는 레드카펫에서 자주 뵐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 문성근> 그렇게 하겠습니다.
◇ 김현정> 고생 많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 문성근>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MB 블랙리스트의 피해자로 어제 검찰 참고인 조사를 받고 왔습니다. 배우 문성근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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