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신’ 양준혁, 동갑 사업가에 10억 사기 당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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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상장사 전환사채 넘기겠다”… 빌려준 돈 떼먹은 40대 재판 넘겨

전직 프로야구 선수 양준혁 씨(48·사진)에게 코스닥 상장사의 전환사채를 넘겨주겠다고 속여 10억 원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동갑내기 사업가가 재판에 넘겨졌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는 양 씨를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정모 씨(48) 사건을 심리 중이다. 정 씨는 아버지가 대표이사인 부동산컨설팅업체 A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정 씨는 2014년 12월 스포츠 베팅 업체 B사의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양 씨와 만났다. 정 씨는 양 씨에게 “내가 운영하는 A사가 B사에서 빌린 돈이 10억 원 정도다. 당신이 B사에 빌려준 돈이 10억 원 정도 되니 둘을 상계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정 씨는 양 씨에게 “그 대신 코스닥 업체 P사의 전환사채(CB) 10억 원어치를 2015년 3월까지 주식으로 전환해주거나 채권 만기에 현금 10억 원과 발생된 이익금의 10%를 얹어주겠다”고 약속했다. 정 씨는 “P사 주가가 오르고 있다”며 양 씨를 꼬드겼다.

양 씨는 정 씨의 말을 믿고 제안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정 씨는 당시 CB 우선인수권만 보유한 상태여서 양 씨에게 줄 CB를 갖고 있지 않았다. 검찰은 정 씨가 양 씨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보고 정 씨를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지난달 24일 열린 첫 공판에서 정 씨는 “양 씨와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서로 오해가 있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현역 시절 뛰어난 실력으로 ‘양신’이라는 별명으로 불린 양 씨는 2010년 9월 은퇴해 현재 방송사 야구 해설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양준혁#사기#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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