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제보자들'에서 만성 신부전증 원인에 대한 환자와 병원 측의 치열한 공방을 조명했다.

18일 저녁 방송된 KBS2 교양프로그램 '제보자들'에서는 신장이식을 앞둔 딸과 엄마의 후회가 그려졌다.

만성 신부전에 걸려 신장 이식을 앞둔 스물일곱의 신소해 씨.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한국 무용을 시작해 대학 시절까지 무용을 전공한 신소해 씨는 졸업 후 필라테스 자격증을 취득하여 불과 3개월 전까지 강사로 일해 왔던 만큼 누구보다도 건강에 자신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평범했던 신소해 씨의 삶은 갑작스레 찾아온 만성 신부전이라는 병 앞에 완전히 무너졌다고.

신소해 씨에게 남은 신장 기능 이제 10% 남짓.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서 피곤함과 가려움증, 식욕부진과 구토 등의 증세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해 씨는 일상생활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집 안에서만 생활하고 있었다.

만성 신부전 환자의 경우, 혈액으로 흡수된 영양소가 콩팥의 여과 기능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먹는 음식 또한 극히 제한적이다. 그마저도 입안에서 진동하는 오줌 냄새 때문에 제대로 먹지 못한다는 소해 씨. 만성 신부전이 진행되면서 나타난 요독증 때문이다.

신소해 씨의 모친이 추정하는 신부전증의 원인은 생리 불순으로 인해 복용하던 한약이었다. 신소해 씨는 "처음 먹었을 때는 확 붓는 게 아니고 라면 먹고 자고 일어난 것처럼 눈이 부어 있더라"고 했다. 이어 신소해 씨는 "한의원에 전화 했더니 직원이 전화를 받았고, 명현현상이라면서 계속 한약을 복용하면 된다고 했다"고 했다.

한방 치료 중 몸이 나아지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인 명현 현상인줄로만 알았지만, 상태는 더욱 심각해졌다. 신소해 씨는 "얼굴 붓는 것 뿐만 아니라 몸 이곳 저곳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했다. 갑자기 눈이 안 보이기 시작했다고. 이후 안과를 찾아간 신소해 씨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을 들어야 했다. 당시 소해 씨의 눈은 정상인의 눈과 확연히 달랐다. 눈 곳곳에는 핏줄이 터져 있었고, 안과 의사는 신부전증 검사를 권했다고 한다.

이후 내과 진찰을 받은 결과 신소해 씨의 신장 기능은 완전히 망가져 있었다. 속절없이 시간이 흐른 동안 소해 씨의 병은 더욱 깊어졌던 것. 소해 씨는 "제가 이렇게 눈이 붓고 이런 걸 호소했을 때 관찰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것 자체로만해도 의료 과실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말기 신부전 판정을 받은 신소해 씨. 어머니는 "바로 병원에 갔었어야했는데 살찐 거로 생각하고 있었으니. 엄마로서 미안하고 딸 보기가 힘들다"고 자책하고 있었다.

답답한 마음에 길을 나선 신소해 씨의 어머니는 해당 한의원을 찾아갔다. 한의원 원장은 "저한테 소해 씨가 그런 말씀을 한 적이 없다. '머리가 아프다. 코피가 난다'고 한 적이 없다. 인터넷에 그렇게 일반적으로 글을 올리셔서 누가 피해를 봤느냐"고 했다.

신소해 씨는 "한의원 찾아가서 불 지르고 저도 죽고 싶다"며 힘든 마음을 드러냈다.

논란이 시작 된 것은 SNS 글이었다. 신소해 씨가 한약을 먹기전부터 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의문이 제기된 것. 이와 관련 신소해 씨는 "2월에 눈이 뿌옇다고 올린 적이 있다. 그건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가끔 눈이 피로해서 눈앞이 침침하거나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거 아니냐. 처음부터 제가 눈이 안좋았다면서 왜 거짓말을 하느냐고 하더라"고 했다.

사구체신염으로 인해 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 한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 이에 내과의는 "B형 간염이 기저에 있었고, 한약의 독성이 얼마나 신장 손상에 영향을 줬는지 우리가 구분을 지어 말해주기 어렵다"는 소견을 내놓았다. 이에 신소해 씨는 "한의원 진료 당시 B형 간염 보균자임을 알렸다"고 해명했다.

'제보자들' 제작진은 해당 한의원과의 인터뷰를 계속해서 요청했지만 한의원 측이 이를 거부했다고. 이에 제작진은 직접 한의원을 찾아가 인터뷰를 부탁했지만,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아 응할 수 없다는 말 뿐이었다.

이후 한의원 측은 '제보자들' 제작진에게 검사 결과가 담긴 문서를 보내왔다. 신소해 씨에게 처방한 한약에는 아이스토로크산이 검출되지 않았으며, 신소해 씨가 한의원 방문 전부터 이상 증세가 있었기에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는 것.

이에 신소해 씨의 어머니는 분석한 약물이 딸이 먹은 성분과 동일한 것인지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아직 끝나지 않은 논란.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