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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미니, 40분만에 완판...이면의 불편한 진실은?


입력 2017.09.18 18:21 수정 2017.09.18 18:32        이배운 기자

파격적인 할인 혜택에 수요 폭주…'되팔이' 기승 우려

AI스피커 마케팅 과열, 소비자 실망 역풍 불수도

카카오의 인공지능 스피커 ‘카카오미니’가 예약판매 개시 40분 만에 완판 안내문을 올렸다 ⓒ카카오

파격적인 할인 혜택에 수요 폭주…'되팔이' 기승 우려
AI스피커 마케팅 과열, 소비자 실망 역풍 불수도


카카오의 인공지능(AI) 스피커 ‘카카오미니’가 예약판매 개시 40분 만에 완판된 가운데, 정보기술(IT)업계의 과열된 AI스피커 마케팅에 우려가 커지고있다.

최근 네이버, 카카오가 완판기록을 부각시키며 AI스피커 열풍 분위기를 조성했지만 실제 상품성 보다는 파격적인 프로모션의 영향이 더 컸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AI스피커 기능이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과열된 마케팅은 AI 기술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를 떨어트릴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카카오는 18일 오전 카카오미니 3000대 한정물량 예약판매를 개시했다. 예판 사이트에는 구매 대기자들이 몰려 지속적으로 접속 장애를 겪다가 40분 만에 매진 표시를 내걸었다.

사용자들은 AI스피커에 대한 실제 수요보다 물건을 싼 값에 구입하고 더 비싼 값에 판매하는 이른바 '되팔이' 행위를 목적으로 상품 구매가 폭주했다고 지적했다.

카카오미니의 정상 판매가는 11만9000원이지만 예약판매 가격은 5만9000원으로 이를 정가에 되팔 경우 6만원의 차액을 기대할 수 있다. 또 예약구매자에게는 상품과 별도로 음악플랫폼 ‘멜론’ 스트리밍 1년 이용권(정가 9만4800원)과 카카오프렌즈 피규어 1종도 제공된다

실제 한 중고 거래 사이트에는 이날 오후 3시경 카카오미니와 증정품들을 15만원에 판매한다는 게시물이 올라온 상황이다.

이에 뽐뿌사용자 'bo****'는 "스피커 성능이 아무리 나빠도 증정품만 챙겨도 이득”이라며 웃돈을 얹어 제품을 되파는 행위의 성행을 전망했고, 또다른 사용자 '마***'도 "조만간 중고 거래 사이트에 7~9만원 올라간 가격으로 카카오미니 판매 물량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꼬집었다.

카카오미니가 지난달 예약판매를 실시했던 네이버의 AI스피커 ‘웨이브’와 비슷한 수순을 거칠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랐다. 앞서 웨이브는 지난달 11일 예약판매 개시 30분 만에 완판기록을 세웠지만 곧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 미개봉 제품이 5~6만원 더 비싼 가격으로 다수 판매돼 사용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와관련, 학계에서는 마케팅을 통한 AI스피커 세몰이 보다는 AI기능 향상을 기반으로 한 사용자 확대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현재 국내외 AI 기술은 독립적인 상품 시장을 형성할 만큼의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수익창출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수준”이라며 “최근 이루어진 AI스피커 마케팅 열풍은 스피커 판매 자체에 중점이 있기 보다는 콘텐츠 판매를 확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태경 서울여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사용자들이 바라는 수준의 기술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AI스피커에 대한 기대감을 작위적으로 부풀리는 감이 있다”며 “이는 AI 기술에 대한 더 큰 실망감을 안겨줘 장기적으로는 국내 AI 산업의 발전을 둔화시키는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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