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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레즈 118-110 골로프킨...세기의 채점 ‘야유’


입력 2017.09.18 00:05 수정 2017.09.18 10:03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경기 직후 골로프킨 우위 예상 속 무승부 판정

한 여성 심판, 알바레즈 압승 판정..의혹 제기

골로프킨이 알바레즈와의 경기 후 소감을 전하고 있다. ESPN 영상 캡처

게나디 골로프킨(35·카자흐스탄)과 사울 '카넬로' 알바레스(27·멕시코)의 세기의 대결에 오점이 남게 됐다.

골로프킨은 17일(한국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서 열린 세계복싱협회(WBA)·세계복싱평의회(WBC)·국제복싱연맹(IBF) 미들급 통합 타이틀전에서 알바레스와 무승부에 그쳤다.

프로 전향 후 37전 37승으로 연승 행진을 이어가던 골로프킨은 이날 첫 무승부를 기록했다. 지난 2013년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에게 당한 패배 이후 일취월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알바레스는 49승2무1패가 됐다.

절대 물러서지 않는 저돌적 인파이팅으로 나선 골로프킨은 펀치와 잽으로 점수를 차곡차곡 쌓아갔다. 코너로 몰아붙이기도 했지만 알바레즈를 쓰러뜨리지는 못했다. 알바레스는 평소보다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다가 8회 오른손 어퍼컷으로 골로프킨을 당황케 했고, 마지막 12라운드로 갈수록 거센 공격을 퍼부으며 근소한 우위를 점했다.

평소보다 골로프킨의 경기 후 안면은 붉었다. 알바레즈도 잘 싸웠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해도 골로프킨에 다소 뒤진 것이 사실이다. 경기 초반, 8회 어퍼컷, 10라운드 이후 알바레즈의 공격이 활기를 띠었지만 경기 내내 적극적인 공격으로 위협을 가한 골로프킨이 우세한 것으로 봤다.

의외의 판정이 나왔다. 첫 번째 심판이 알바레스의 118-110 우위를, 두 번째 심판은 골로프킨이 115-113으로 앞선 것으로 채점했다. 마지막 심판이 114-114로 채점하면서 세기의 대결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복싱 팬들과 전문가들은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많은 것을 양보하더라도 알바레스의 118-110 우위로 채점한 여성 심판의 판정은 당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CBS 스포츠’도 “자체 채점 결과 117-111로 골로프킨이 이긴 경기였다”며 “멕시코 복싱 슈퍼스타가 믿기 어려운 무승부를 기록했다”고 일갈했다.

골로프킨과 무승부를 이룬 알바레즈. IFL TV 캡처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미국 포함 북중미에서 인기가 훨씬 높은 알바레즈는 상품성에서 골로프킨을 능가한다.

PPV 판매만 봐도 그렇다. 알바레즈가 메이웨더와 슈퍼웰터급 통합 챔피언 타이틀전을 치를 때 유료 TV 시청(PPV) 결제가 200만개를 초과했다. 반면 골로프킨이 지난 3월 제이콥스와 싸울 때 PPV 결제는 15만도 채우지 못했다. 다른 상대라고 해도 차이가 너무 크다.

대전료도 알바레스가 2000만달러(약 227억원), 골로프킨이 1500만 달러(170억원)를 받는다. 게다가 알바레즈는 오스카 델 라 호야 이후 히스패닉계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이런 배경이 채점에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에 앞서서도 골로프킨에게 불쾌한 일들이 이어졌다. 미국 복싱계가 라틴계 자본의 비중이 매우 크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쳤다.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도전자인 알바레즈가 골로프킨 후에 링에 올라왔다. 국가 연주 역시 골로프킨의 카자흐스탄 국가가 먼저 나왔고, 이어 알바레즈의 멕시코 국가가 연주됐다.경기 전부터 이례적 상황들이 몇 차례 있었던 데다 채점도 이렇게 나오다보니 TV로 시청하는 복싱 팬들도 야유를 퍼부었다.

UFC 라이트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와 ‘무패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전을 ‘세기의 대결’이 아닌 ‘세기의 서커스’이자 ‘돈 잔치’라고 비난할 정도로 복싱에 대한 자긍심이 있던 진정한 복싱인들마저 머쓱하게 한 ‘세기의 채점’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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