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Notch]㊵ '인공지능 관상'이 당신의 운명을 정한다?..안면 인식 기술의 명암

방성수 기자 2017. 9. 17. 07: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공 지능(AI)과 안면 인식 기술(Facial Recognition Technology)로 당신이 미래의 범죄자가 될지, 지능이 얼마인지, 보수주의자인지 진보주의자인지 판별할 수 있다.’

인공지능과 안면인식 기술이 결합되면 인간의 정치 이념, 성적 취향, 지능, 범죄 성향까지 판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계가 인간의 운명을 정할 수도 있다는 예측이다./사진=애플, 그래픽=방성수기자.

인공지능 기술이 놀라운 발전을 거듭하는 가운데 인공지능과 결합된 안면 인식 기술이 사람의 성적 취향, 정치 이념, 지능, 나아가 범죄 성향까지 측정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인간의 범죄 성향을 미리 예측, 잠재적인 범인을 미리 검거해 격리한다는 2002년 공상과학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암울한 미래상이 더 이상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는 말이다. 동시에 사람의 관상을 통해 미래와 운명을 예측할 수 있다는 동양의 관상학이 마냥 허무맹랑한 미신이 아닐 수도 있다는 현대적인 주장이기도 하다.

영국의 ‘가디언’은 최근 마이클 코진스키 스탠퍼드 대학 교수(조직행태학)의 최근 연구 성과를 인용, “인공지능과 결합된 안면인식 기술로 가까운 미래에 인간의 여러 성향을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면서 “사생활과 인권 침해 등 여러 윤리적인 문제들이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인공지능 관상으로 성적 취향, 범죄 성향, 정치 이념 파악 가능”

코진스키 교수는 “인공지능 기술과 결합된 안면 인식 기술의 발전으로 곧 사진 한 장으로 사진 속의 사람이 동성애자인지 아닌지 판별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성적 취향은 컴퓨터 알고리즘이 안면 인식을 통해 파악하는 여러가지 특징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코진스키 교수는 스스로 개발한 ‘게이다(gaydar)’라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이용,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에 올라온 남녀 사진을 분석한 결과, 남성 동성애자의 91%, 여성 동성애자의 83%를 정확히 판별해냈다고 주장했다.

코진스키 교수는 “사람의 얼굴의 특징과 정치 성향의 관계를 연구한 결과, 인간의 얼굴을 분석하면 그 사람의 정치적 이념을 알아 낼 수 있다는 잠정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코진스키 교수는 “이런 결론은 사람의 정치적 이념이 유전자 또는 인상의 차이를 가져오는 발전적 요소들에 좌우됨을 뜻한다”며 “정치적 견해 역시 후손에게 상속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코진스키 교수는 “보수 정치인들이 진보 정치인들보다 더 매력적인 경우가 많았다”며 “잘 생긴 용모가 성공에 유리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코진스키 교수는 또 “극좌나 극우 이념 등 극단적인 정치 성향을 가진 사람을 판별하기가 중도 이념을 가진 사람 보다 더 쉽다”고 말했다.

코진스키 교수는 “인간의 얼굴은 건강과 성격 등 상당히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며 “사진의 거대한 데이터 베이스, 컴퓨터 알고리즘을 이용하면 놀라운 정확성으로 인간의 여러 특성들을 분석하고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이클 코진스키 스탠퍼드대 교수는 “인간의 얼굴 분석을 통해 건강 상태, 정치 이념, 성적인 취향, 지능을 파악할 수 있다”며 “기술 발전에 맞는 사회적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3D 안면인식 기술을 최초로 탑재한 애플 아이폰 X./사진=애플

코진스키 교수는 “인공지능 안면 인식으로 인간의 지능과 범죄 성향까지 파악할 수 있다”며 “이러한 기술 발전이 사생활 침해 등 여러가지 복잡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고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 “소수자 인권 침해 등 윤리 문제 내포”

가디언은 코진스키 교수의 주장 처럼 동성애 여부를 판별하는 기술이 개발되면 성적 소수자들의 반발은 물론 사생활 침해 등 여러 윤리적, 법적인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적 소수자로 판정된 사람들에 대한 집단 따돌림, 취업 등 사회적 불이익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코진스키 교수는 “인공지능 안면 인식 기술로 지능을 측정할 수 있게 되면 특정 학생이 유전적으로 우수한 지능을 가졌다고 판별할 수 있다”면서도 “더 나은 유전자가 반드시 더 나은 삶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이런 기술 발전에 대해 사회적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코진스키 교수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이 표면적으로는 매우 위험해 보이지만 윤리에 맞게 제대로만 사용한다면 우리 삶을 더 좋은 방향으로 개선할 수 있다”며 “기술 발전에 대해 지나친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코진스키 교수는 “이미 공격 성향을 가진 아동을 발견하면 학교의 담당 지도 교사가 특별 관리를 하고 나이트 클럽의 기도들이 손님들을 클럽에 입장시킬 지 여부를 판단한다”며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이용한 인간의 성향 파악은 이런 과정을 더 정확하고 빠르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진스키 교수는 또 “많은 데이터가 확보되면 개인이 사이코패스인지 범죄 성향이 높은지 아닌지 판별할 수 있지만, 그런 성향이 곧 실제 범죄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윤리적, 법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범죄 성향을 판정하면 결국 기계가 인간의 삶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고 법원이나 경찰 조직의 데이터 베이스가 왜곡될 경우 자칫 심각한 인권 침해와 사회적 혼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또한 인간의 얼굴을 통해 정치 성향을 미리 파악할 경우 불법 정치 운동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 Copyrights ⓒ 조선비즈 & Chosun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