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했던 '송이버섯 인공재배' 한국이 세계 최초 성공

정은혜 2017. 9. 16.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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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양양 남대천 둔치에서 양양송이축제가 열리고 있다. [중앙포토]
그동안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송이버섯의 인공재배, 한국이 세계 최초로 성공해 송이버섯 상업재배의 가능성을 열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송이버섯 인공재배기술 개발을 위해 2001∼2004년에 심은 송이 균 감염 소나무 묘목(송이 감염 묘)에서 3개의 송이버섯이 난 것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인공 송이버섯은 2010년 10월 같은 시험지에서 1개가 났고 이번 발생은 그 때에 이어 두 번째 성공이다.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송이버섯의 인공재배가 가능함을 세계 최초로 입증한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 산림청이 사용한 '송이 감염 묘' 기술은 송이가 났던 곳에 소나무 묘목을 심어 송이 균을 감염시킨 뒤 전파시키는 기술이다. 그렇게 송이 균이 감염된 소나무 묘목을 송이가 발생하지 않는 큰 소나무가 있는 산으로 다시 옮겨 심는다.

송이버섯볶음. [중앙포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송이 인공재배 연구를 하고 있지만 아직 성공한 사례가 없다. 지금까지 송이버섯 인공재배 성공에 가장 근접한 곳은 일본으로, 1983년 히로시마임업시험장에서 송이 감염 묘를 이용, 한 개의 버섯을 발생시킨 것이 전부다. 이후 일본에서는 같은 방법으로 1만 본 가량 송이 감염 묘를 만들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2000년부터 송이 감염 묘 연구를 새롭게 추진했다. 과거 연구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된 방법을 찾는 데 주력했다. 2001∼2004년 송이 시험지에 150본의 송이 감염 묘를 옮겨 심어 2006년 조사 당시 31본에서 송이 균이 생존한 것으로 확인됐다. 송이가 발생한 시험지는 홍천국유림관리소 관내로 42년 전 낙엽송 조림을 시작한 곳이었지만, 척박해 소나무 천연림이 형성된 곳이다.

국립산림과학원 화학미생물과 가강현 박사는 "감염 묘를 이용한 인공재배기술은 간단한 방법으로 한번 송이 균이 정착해 버섯이 발생하면 30년 이상 송이 채취를 기대할 수 있다"며 "앞으로 상업적 재배가 가능한 수준으로 송이 발생률을 높이는 재배기술을 개발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이는 세계적으로 연간 4000억∼8000억원의 시장규모를 갖고 있다. 동양권에서 최고의 맛과 향을 가진 버섯으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생산량은 감소추세다.
미국산 송이버섯이 서울 신세계 백화점 본점 매장에서 판매 중이다. [중앙포토]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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