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현경 기자] '수상한 가수' 정가은이 같은 아픔을 가진 가수 수연을 완벽 복제했다.

14일 밤 방송된 케이블TV tvN 예능프로그램 '수상한 가수'에서는 복제가수 뒤에 숨은 실력자 가수들의 치열한 대결이 펼쳐졌다.

이날 정가은은 '욘세'라는 이름으로 출연한 그룹 'BGH to' 출신 수연으로 분했다. 박진영의 '난 여자가 있는데'를 선곡한 그는 의자를 활용한 섹시댄스를 선보이며 현장 분위기를 달궜다.

립싱크 무대를 마친 정가은은 진짜 실력자에 대해 "대학생 때 오디션을 봐서 3인조 그룹으로 데뷔를 했다. 리더이자 맏언니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2012년 가수활동을 중단하고 오전에는 미용실 보조 아르바이트를, 오후에는 보컬 학원에서 레슨을 맡고 있다"며 "그렇게 벌어서 아빠의 병원비와 저의 생활비로 쓴다"고 말했다.

알고보니 수연의 아버지는 4년 전 뇌경색으로 쓰러져 투병 중이었던 것. 정가은은 "데뷔한다고 했을 때 아빠가 반대를 많이 하셨다. 그런데 뒤에서는 제 자랑을 많이 하셨다더라. 무대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도전의 이유를 밝혔다.

수연의 '아바타'로 그의 속내를 대신 말한 정가은은 진짜 자신의 이야기인 것처럼 울먹이는 목소리로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했다. "무대에 서서 자랑스러운 딸이 되고 싶다. 훌륭한 모습 보여주고 싶다"고 말하는 정가은의 표정은 더 이상 연기가 아닌 진심이었다.

이후 수연의 탈락과 함께 '배우 정가은'으로 다시 인사한 그는 "사실 저도 아빠가 1년 전 식도암 수술을 하셨다"며 마음 아픈 사연을 전했다. 정가은은 "수연 씨와 되게 비슷하다. 저희 아버지도 수현씨 아버지처럼 미스코리아 나가는 걸 반대하셨는데 막상 대회 날에는 꽃다발을 들고 오셨다"고 회상했다.

수연과의 동병상련으로 더욱 무대에 집중할 수 있었다는 정가은은 "예상치 못하게 아빠가 아프면서 아빠의 소중함을 굉장히 많이 느꼈다. 그 마음을 알기에 더욱 열심히 연습했다"고 밝혔다. 같은 아픔을 가진 두 사람이 서로를 응원하며 만든 이날의 무대는 어느때보다 따뜻하고 아름다웠다.

[티브이데일리 김현경 기자 news@tvdaily.co.kr/사진=tvN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