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커지는 '박성진 파장']'박성진 수렁'에 빠진 여권..문 대통령 "담담하게 하라"

정제혁·김지환 기자 입력 2017.09.14. 22:40 수정 2017.09.14. 23:22

여권이 '박성진 수렁'에 빠졌다.

당·청은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49)의 거취를 둘러싸고 삐걱거리고 있고,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 문제가 박 후보자의 거취와 연계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여당은 물론 청와대의 운신 폭도 좁아진 상황이다.

청와대가 박 후보자 문제를 빨리 정리해 여당의 협상 여지를 넓혀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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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왼쪽에서 두번째)가 14일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여권이 ‘박성진 수렁’에 빠졌다. 당·청은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49)의 거취를 둘러싸고 삐걱거리고 있고,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 문제가 박 후보자의 거취와 연계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여당은 물론 청와대의 운신 폭도 좁아진 상황이다. 여당은 14일 박 후보자의 자진사퇴 또는 지명 철회를 공식화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담담하게 하라”고 주문하는 등 청와대는 정치권 사퇴 요구에 즉각 반응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후보자 거취와 관련해 “국민의 정서, 여론에 따라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며 “정 그것이 안된다고 한다면 결국 청와대가 최종적으로 판단을 내려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박 후보자가 자진사퇴하지 않을 경우 문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공식 제기한 것이다.

여당 주요 당직자가 박 후보자에 대한 임명 불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전날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야 3당의 ‘부적격’ 청문보고서 채택을 묵인하는 식으로 ‘임명 불가’ 입장을 우회적으로 공식화한 데 이어 이날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것이다. 청와대가 자진사퇴를 끌어내거나, 지명 철회를 결단하지 못하자 백 대변인이 ‘임명 불가, 지명 철회’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기에 이른 것이다.

당·청 갈등이 표면화됐음에도 여당이 반기를 든 이유는 간명하다. 청와대가 박 후보자 문제를 빨리 정리해 여당의 협상 여지를 넓혀달라는 것이다. 당장 박 후보자 거취 문제가 지연될 경우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에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임명해선 안되는 사람은 날려야, 야당을 설득할 명분이 생긴다”고 했다. 다른 중진 의원은 “문 대통령이 박 후보자 문제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인사시스템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오른쪽)이 14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며 물을 마시고 있다. 청와대 제공

청와대의 ‘결심 지연’이 여당을 무시하는 것으로 비칠 경우 개혁입법 국면에서 여당의 대야 협상력 약화가 초래될 수 있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사태를 관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참모들과의 티타임에서 국회가 박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의견이 담긴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청와대에 송부한 것을 두고 “담담하게 하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 ‘국회 구조가 그런 것을 어떻게 하겠느냐, 국민께 그대로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보였다”며 “너무 정무적 판단이나 계산을 하지 말고 담담하게 하라는 뜻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 인준과 박 후보자 거취 문제를 연계하지 말고 사안별로 대처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어제 당분간 상황과 추이를 보겠다고 했다”며 “통상 당분간은 하루 이틀 이상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번 주말까지 박 후보자 거취를 정하지 못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청와대 인사라인의 책임론을 두고는 “인사 문제가 생긴 데 대해선 사과해야 할 부분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문책으로 가야 할 부분인가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이런 행태를 두고 무책임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야권은 물론 여당에서도 박 후보자에 대해 부적절한 인사라고 평가한 마당에 자진사퇴든 지명 철회든 서둘러 사태를 정리해야 할 청와대가 상황을 관망하면서 국정혼란을 자초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제혁·김지환 기자 jhju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