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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 '분통'.."맞벌이 부모 직장 그만두란 말이냐"

김다혜 기자,전민 기자 입력 2017.09.14. 20:01
사립유치원 휴업 총 6일..추석 연휴 앞둬 부담 더 커
한국유치원총연합회 회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 도로에서 열린 '유아교육 평등권 확보와 사립유치원 생존권을 위한 유아교육자 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7.9.1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다혜 기자,전민 기자 = 직장인 강모씨(36·여)는 요즘 걱정이 태산이다. 5살 아들이 다니는 사립유치원에서 두 차례 휴업을 공지했기 때문이다. 강씨는 "1차 휴업 땐 천만 다행으로 친정 엄마가 하루 봐주기로 했지만 2차 휴업은 5일이나 되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발을 굴렀다.

한국사립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은 오는 18일과 25~29일 전면휴업에 돌입한다고 예고했다. 1차 휴업 후에도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2차 휴업을 강행한다는 계획이다. 한유총 소속 사립유치원 4100여곳 가운데 90%인 3700여곳이 휴업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유총의 휴업 선언 이후 "우리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도 수업을 안 하면 어쩌나" 걱정에 휩싸였던 학부모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정상수업을 한다"는 안내를 받은 부모들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고 휴업 안내를 받은 부모들 다수는 "아이를 볼모로 잡는 것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13일 서울 양천구에 사는 장모씨(46·여)는 "다들 조마조마 하다가 결국 한 엄마가 나서서 물어봤더니 우리 아이 유치원은 휴업을 안한다고 하더라"며 "원래대로 수업을 해준다니 정말 다행이고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반면 딸아이를 둔 한 엄마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아이가 선생님이 월요일은 유치원이 쉬는 날이라는데 엄마는 안 쉬냐고 묻더라"며 "봐줄 사람이 없어서 넌 유치원 갈 거라고, 엄마가 못 쉬게 한다고 말은 했지만 민원을 제기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번 유치원 동맹휴업은 최장 10일의 장기 추석연휴를 앞두고 예정돼 더욱 학부모들의 걱정이 크다는 분석이다. 2차 휴업과 연휴가 붙어있어 보름을 내리 쉬기 때문이다. 추석을 앞두고 바쁜 시기라 가족이나 지인에게 아이 돌봄을 부탁하기가 한층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인천 서구에 산다는 한 엄마는 "아이들을 볼모로 1~2일도 아니고 며칠씩 휴업하면 맞벌이 부모는 회사를 관둬야 하느냐"며 "교육청과 유치원에 모두 민원을 넣겠다"고 성토했다. 다른 학부모도 "추석까지 쭉 쉰다는 얘기인데 정말 한숨이 나온다"는 글을 올렸다.

실제로 서울시교육청 신문고에는 지난 일주일간 수십여건의 전화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다. 신문고 관계자는 "동맹휴업을 한다고 하는데 교육청에서 제지할 방법이 없느냐"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고 전했다. 지난 2일 시작된 '사립유치원 보육료 등 인상 집회에 반대한다'는 청와대 청원에는 지금까지 9500여명이 참여했다.

3살과 6살 아들을 둔 김모씨(48)는 "다행히 직장 유치원이라 휴업은 하지 않는다"면서도 아이 가진 부모로서 유치원 휴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그 분들도 물론 사정이 있겠지만 그래도 아이들 교육자로서 극단적인 행동을 하기 전에 더 많이 협상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휴업의 불법 여부를 떠나 당장 휴업의 피해가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돌아오는 것이라 사립유치원 학부모들의 당혹감과 걱정이 커지고 있다"며 "이번 사립유치원 휴업은 오히려 학부모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유총은 Δ국·공립 유치원 확대 정책(현재 24%에서 2022년 40%까지) 반대 Δ사립유치원 정부 재정지원 확대 Δ사립유치원에 대한 감사 중단 Δ누리과정 외 독자적 교육을 운영할 수 있도록 자율성·다양성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유총은 앞서 지난해 6월 '사립유치원 재정 지원 확대'를 촉구하며 3500여곳 사립유치원이 30일 집단 휴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유총은 교육부가 "사립유치원 학부모의 부담경감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며 전날인 29일 휴업을 철회했다.

하지만 이번 파업 예고에는 교육부도 강경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는 "한유총이 예고한 휴업이 불법"이라며 "강행 시 관련 법령에 의해 엄정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도 교육청은 집단 휴업에 대비해 국·공립유치원과 초등돌봄교실을 연계해 '유아 임시 돌봄 서비스' 체제를 구축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돌봄 서비스를 신청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한편 사립유치원 1200여곳이 속한 전국사립유치원연합회는 13일 소속 유치원 중 1000곳이 휴업 없이 정상수업한다고 밝혔다.

d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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