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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7일까지 제14대 이사장 공모 접수를 실시한 결과 지원자가 총 16명으로 집계됐다고 13일 밝혔다.
1987년 설립된 공단의 이사장은 박운영 초대 이사장을 제외하고 모두 공모를 통해 선정됐다. 이번 공모에는 국회의원 출신 인사를 비롯해 교수, 기업가 등 다양한 직군에서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단 관계자는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은 2500여명의 조직을 이끄는 장(長)이지만 지원 자격에 큰 제한이 없다는 점이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요인으로 분석된다”며 “또 역대 이사장들이 대부분 산 관리 분야에서 일했던 경험이 거의 없었던 전례로 볼 때 ‘국립공원 관리는 나도 잘 할 수 있다’는 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사장 모집 공고에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사람 △현직 공무원 △타 공공기관에서 해임된 지 3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 △자연을 훼손한 혐의로 벌금형 이상을 선고 받은 사람을 결격사유로 명시하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역대 이사장 12명 중 11명이 소위 비전문 낙하산으로 분류된다. 박운영 초대 이사장과 이석윤 제2대 이사장 등은 육군 장교 출신이다. 또 공단이 건설부(현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으로 설립된 탓에 건설부 고위공직자 출신이 맡기도 했다.
제12대 정광수 이사장은 산림청장 출신으로 역대 이사장 중 유일하게 산림자원학 박사를 받은 전문가였지만 3년 임기를 채 채우지 못하고 박근혜 정부 출범 초반 자리에서 물러났다. 13대 이사장인 박보환 전 이사장은 한나라당 원내 부대표를 지낸 정치인 출신으로 대표적인 ‘친박’ 인사다. 박 이사장은 2013년 9월부터 4년째 이사장 자리를 지키다 문재인 정부 출범후 사퇴했다.
공단은 임원추천위원회를 열어 지난 13일 서류심사를 실시했으며 오는 15일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면접 후 후보자를 3~5배수(명)로 추린 뒤 환경부에 전달한다.
공단 이사장의 임기는 임용일로부터 3년이며 직무수행 실적에 따라 1년 연임이 가능하다. 연봉은 기본급이 1억 2600만원이다. 지난달 자리에서 물러난 박보환 전 이사장은 경영평가성과급을 포함해 지난해 1억 7000만원을 받았다.
공단 관계자는 “국정감사 때마다 환경이나 생물 보전 등 국립공원 관리 업무에 전문성 없는 인사로는 각종 현안을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며 “올해로 지정 50주년을 맞은 국립공원의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공단 내 임원추진위원회에서 이사장에 적합한 인물들을 엄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그간 공단은 비전문가 이사장의 영향으로 국립공원 내 탐방객 유치에만 방점을 찍고 설악산케이블카 설치 문제 등 굵직한 현안들에 대해서는 소극적으로 대처해왔다”면서 “하지만 국립공원은 보호지역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가치관을 가진 인물이 공단 이사장으로 와야 한다. 자연환경 보호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리더십을 갖춘 이사장만이 지방자치단체, 지역주민들의 개발관련 민원이나 현안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