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안보리제재 北 벌써 타격..석유값 급등·공장파산 위기

입력 2017.09.1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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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中 단둥發 북한 르포

중국 무역업자들 큰 타격
中은행 北주민과 거래 축소
美폭격보다 유류금수 더 공포감
휘발유값 배 치솟고 에어쇼 취소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의 새로운 대북(對北) 제재안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완화시키지 못할 수도 있지만, 북한 경제의 숨통을 조이는 데에는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유류 공급 차단 등 대북 무역 제재로 인해 북한 경제가 이미 압박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13일(현지시간) 북중 접경인 중국 랴오닝성 단둥발 기사를 통해 북한의 석유 가격이 치솟고, 수출에 의존하는 공장들이 파산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현지에서 생산 시설을 가동하고 있거나 북한과 교역하는 중국 무역업자들은 유엔 제재에 따른 원유 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북한에 중고차 수리 공장을 운영하며 이곳에서 재정비된 자동차를 판매하는 한 조선족 무역업자는 “북한에서 운영하는 공장이 파산 위기에 처했다”며 “북한 소비자들이 값을 지불하지 못하면, 그들에게 공짜로 상품을 제공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북한에 트럭, 밴 등 자동차를 판매하는 또 다른 중국 무역업자는 “지난달 매출은 정말 좋지 않았다. 단 2대밖에 못 팔았다”면서 “지난해 8월에는 수십 대를 팔았고, 그것도 적은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제재와 더불어 중국 정부가 대북 밀수 단속을 강화하면서 북한 북부 지역의 원유 사정은 더욱 어려워졌다고 무역업자들은 설명했다.

또한 북동 지역의 중국 은행 지점들이 북한 주민과의 거래를 축소하고 있다고 은행 관계자가 전했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자 강미진 씨는 데일리NK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북한 주민들은 지금도 부족한 원유 공급이 더 줄어들까봐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씨는 “미국이 북한에 폭탄을 투하할 것이라고 하면 북한 주민들은 별로 신경쓰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미사일이나 핵 실험 때문에 북한에 대한 석유 수출을 줄인다고 하면 북한 주민들은 굉장히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중국 국영기업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CNPC)은 유엔 제재에 대비해 이미 대북 석유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지난 6월 알려졌다.

중국 관세청에 따르면 중국의 대북 휘발유 수출은 지난해보다 97%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이 감소함에 따라 북한의 휘발유 및 경유 가격은 지난해 12월 말 1kg당 평균 97센트에서 이달 초 1kg당 평균 1달러73센트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평양에 거주하는 한 외국인은 “생활비가 치솟고 휘발유 가격이 오르면서 거리에 자동차가 줄었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달 원산 해변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에어쇼를 취소했다. 이에 대해 북한 정부는 “현재의 지정학적 상황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중국 무역업자들은 “북한 군대가 석유를 절약하기 위해서 내린 결정”이라고 평했다.

유엔 안보리는 앞서 11일 북한으로의 유류 공급을 30% 가량 차단하고 북한산 섬유제품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새 대북제재 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북한 정권의 ‘생명줄’로 여겨지는 유류가 유엔 제재 대상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