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손수호] 1천세대 난방비 0원 "우연인가 범죄인가"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17. 9. 1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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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 A아파트 996세대 '난방비 0원'
- 계량기 고의 조작 가능성 높아
- '사기죄' 성립, 관리소 책임 가능성도
- 진상규명·처벌 드물어, 적극적 관심 필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변호사)

탐정의 눈으로 사건을 들여다봅니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건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이죠. 탐정 손수호. 오늘도 손수호 변호사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손수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우리가 2주 전에 니코틴 사망사건을 다뤘었는데 정말로 손 탐정 예측대로 부인이 죽인 거다. 살인죄 유죄 판결이 났네요.

◆ 손수호> 부인과 내연남을 공동정범으로 보아서 둘에게 각 무기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직접증거가 없지만 간접증거만으로도 살인죄가 인정된 또 하나의 사례인데요. 직접증거가 없으니까 무죄다, 무혐의다라는 주장이 틀린 말이라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우리가 다루자마자 바로 이렇게 확인이 됐어요. 손 탐정의 말이 맞았다는 게. 저도 좀 뿌듯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탐정에서 늘 좀 무거운 사건만 다뤘어요. 그래서 이번 주에는 좀 경중으로 따졌을 때는 그래도 좀 가벼운 사건 가지고 오셨다고요.

◆ 손수호> 오늘이 탐정 손수호 8회째더라고요. 80회는 된 것 같은데 8회입니다. 그런데 최근 몇 주 동안 연속적으로 사망 사건을 다뤘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강력범죄가 아닌 생활밀착형 사건이 뭐가 있을까. 유창수 PD와 함께 찾아봤습니다.

◇ 김현정> 그랬더니요?

◆ 손수호> 오늘 사건은 비록 강력사건은 아니지만 파면 팔수록 굉장히 많은 게 나오는 참 골치 아픈 사건입니다.

◇ 김현정> 파면 팔수록 골치가 아파지는 사건. 오늘 손 탐정이 주목한 사건 도대체 뭐길래요?

◆ 손수호> 난방비 0원 아파트.

◇ 김현정> 난방비 0원 아파트.

◆ 손수호> 네. “난방열사”의 탄생 과정을 확인 할 수 있는 주제인데요.

◇ 김현정> 그러니까 김부선 씨 사건 말고 또 터진 거예요, 새로?

◆ 손수호> 그렇습니다. 많이 있습니다.

◇ 김현정> 뭐예요?

◆ 손수호> 수원의 한 아파트 이야기인데요. 최근 3년치 난방비 납부 내역을 조사했어요. 그랬더니 결과가 놀라웠습니다. 전체 세대가 5,280 세대인데요. 그중에 996 세대의 겨울철 난방 연료 사용량이 0이었습니다.

◇ 김현정> 아니, 잠깐만요. 5,280 세대 중에 10 세대, 20 세대가 아니라 996 세대? 거의 5분의 1이 난방비 제로?

◆ 손수호> 네. 다섯 집 가운데 한 집 꼴로 짧게는 몇 달, 길게는 3년 6개월 동안 난방비를 아예 납부하지 않았다는 건데요. 이게 참 도대체 어떤 영문인지 정말 궁금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중앙난방을 하는 아파트라면. 저희 아파트 같은 경우 생각해 보면 무조건 1/n로 무조건 나누거든요. 그런데 이 아파트는 그런 게 아니었어요?

◆ 손수호> 네, 그렇죠. 김현정 PD 집 같은 경우에는 이런 문제가 생길 여지가 없죠.

◇ 김현정> 무조건 1/n이니까.

◆ 손수호> 그런데 아파트마다 난방 방식이 다 다릅니다. 그리고 중앙 난방 방식의 아파트 중에서도 세부적으로는 좀 다른데요. 집집마다 조절밸브 그리고 계량기가 따로 설치되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 김현정> 중앙난방인데도 집에서 조절이 가능해요?

◆ 손수호> 네. 이런 경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건데요. 단지에서 전체 사용한 양이 있을 거 아니에요. 그 양에 따라서 단지 전체의 총 요금이 먼저 계산 되고요. 이걸 각 세대가 사용한 양에 따라서 나누게 되는 것이죠. 정확히 말하면 사용한 양이 아니라 계량기에 찍힌 숫자에 따라서 분담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사용량보다 적게 낸 집이 있으면 그만큼은 다른 집들이 더 낼 수밖에 없는 구조죠.

◇ 김현정> 다른 집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저는 아까 잠깐 언급했습니다마는 난방비 제로 얘기를 듣자마자 난방열사 김부선 씨가 떠올랐어요. 몇 년 전에 김부선 씨 아파트에서 똑같은 일이 있었잖아요.

◆ 손수호> 네, 서울 옥수동에 있는 아파트였죠. 김부선 씨가 문제를 제기하고 실제로 확인을 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난방비가 0인 경우가 무려 542건이었는데요. 그 후에 전국 곳곳에서 우리 단지도 그렇다는 제보가 쏟아졌습니다. 그래서 국토교통부가 정식으로 조사했는데요. 놀랍습니다. 한 달 이상 난방비가 0원으로 나온 세대가 전국에 무려 5만 5,000 가구였습니다.

◇ 김현정> 5만 5000가구가 난방비 제로?

◆ 손수호> 네.

◇ 김현정> 지금 쭉 정리를 해 놓고 보니까 난방비 제로인 아파트가 적지 않다는 얘기예요. 그러면 우리가 하나하나 가능성을 좀 따져보죠. 어떻게 난방비 0원이 나올 수 있는가. 어떻게 가능한가?

◆ 손수호> 가능성을 전부 다 열어놓고 한 번 검토해보고 싶어요. 오늘 함께 생각을 해 보죠. 첫 번째, 가장 단순한 생각입니다. 집을 비워놓고 다른 곳에 살았다.

◇ 김현정> 그 집에 겨울에 아무도 안 살았다.

◆ 손수호> 그럴 가능성 있죠?

◇ 김현정> 그럼 제로죠.

◆ 손수호> 집 떠나서 여행을 갔거나 해외 어학연수, 출장, 파견 등등 가능성은 다양합니다. 집 수리를 위해서 비워놨을 수도 있고요. 하지만 5,000세대 중에 무려 1,000세대나 겨울 내내 집을 비웠다?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죠. 또 겨울에 집을 비워놓는다 하더라도 동파를 방지하기 위해서 조금씩은 난방을 하는 게 상식적입니다.

◇ 김현정> 얼어서 터질까 봐, 맞아요.

◆ 손수호> 그렇기 때문에 0이 나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이죠.

◇ 김현정> 1,000세대가 집을 일제히 비웠다. 이러기는 정말 쉽지 않죠. 첫 번째 가능성 그래서 희박하다. 두 번째는요?

◆ 손수호> 집에 사람이 있기는 했지만, 난방을 안 했다. 추워도 참았다.

◇ 김현정> 그러니까 장기간 집 비운 건 아닌데 밸브를 잠가놓고 있었다. 이건 가능성 더 희박한 거 아니에요?

◆ 손수호> 그렇죠. 가능성이 없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빨리 다음 가능성으로 가시죠.

◇ 김현정> 세 번째는 뭡니까?

◆ 손수호> 다른 난방기기만 사용했다.

◇ 김현정> 다른 난방기기라면 난로 이런 거?

◆ 손수호> 그렇죠. 온풍기, 열풍기, 전기장판, 난로. 난로도 가스난로, 전기난로가 있고 그 외 다양한 난방기구들이 있습니다.

◇ 김현정> 이거는 그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손수호> 그렇죠. 가능성은 있죠. 그런데 그 가능성이 그리 높아 보이진 않습니다.

◇ 김현정> 왜요?

◆ 손수호> 왜냐하면 전기요금 때문인데요. 가정용 전기요금에는 누진제가 적용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기로만 난방을 하면 전기요금이 엄청나게 많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사실은 난방비 아끼려고 전기장판 돌리고 난로 돌리고 하는 건데 전기요금이 더 나온다면 굳이 이 난방 밸브를 잠그고 그걸 쓸 이유가 없다는 얘기네요.

◆ 손수호> 그렇죠. 실제로 이 아파트에 전기요금 많이 나왔다는 이야기가 들리지 않거든요. 그렇다면 그 가능성은 낮고요. 또 석유난로, 가스난로 이런 경우에도 냄새가 나기 때문에 적합하지 않고, 난방비도 보일러보다 더 적게 나온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 김현정> 그것도 1,000세대가 한꺼번에 이러기는 쉽지 않죠.

◆ 손수호> 그렇다면 이 가능성도 배제해야겠죠.

◇ 김현정> 네 번째 가능성이 또 있습니까?

◆ 손수호> 이제 점점 가능성 큰 쪽으로 가고 있는데요. 계량기가 고장났다.

◇ 김현정> 계량기가 고장났다. 이건 청취자 김광현 님도 지금 문자 주셨어요. ‘계량기 고장 아닙니까?’ 이 가능성 어떻게 보세요?

◆ 손수호> 가능성은 있죠. 그런데 실제로 그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는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하겠습니다. 일부 세대는 정말 고장났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2014년 이후에 난방비가 0원인 세대가 전체의 거의 20%에 달합니다.

◇ 김현정> 이 아파트의 경우에?

◆ 손수호> 네. 그리고 0은 아니지만 이상할 정도로 아주 적게 나온 세대가 무려 58.5%니까 절반을 넘습니다. 이렇게 동시다발적으로 기계가 집단적으로 고장을 일으켰다? 이것도 참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죠.

◇ 김현정> 그렇네요. 그러면 마지막 가능성이 혹시 또 남아 있어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누군가 계량기를 고의로 조작했다.

◇ 김현정> 고장이 아니라 계량기를 고의로 조작했다? 그게 가능합니까?

◆ 손수호> 그렇습니다. 가능합니다. 2014년에 김부선 씨가 문제 제기를 하자 경찰이 수사를 진행했는데, 그때 조작의 증거를 발견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성과가 있었는데요. 실제로 계량기 조작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증거를 못 발견했기 때문에 무혐의가 나오기는 했지만 계량기 조작이 가능하구나라는 것까지는 밝혀냈어요? 어떤 식으로?

(사진=자료사진)

◆ 손수호> 계량기 조작이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 김현정> 아니, 전기기술자들만 모여 사는 아파트도 아니고 일반인 가정에서 어떻게 조작을 해요?

◆ 손수호> 이게 조작이 너무 쉬워서 말씀드리기 민망할 정도입니다.

◇ 김현정> 어떤 식으로요?

◆ 손수호> 구형 계량기 안에는 건전지가 들어 있는데 이 건전지를 그냥 빼면 됩니다.

◇ 김현정> 건전지를 자기가 뺐다 꼈다 할 수 있다고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구형 계량기는 가능합니다.

◇ 김현정> 몰라서 그렇지, 그걸 아는 사람들은 그걸 뺐을 수가 있다?

◆ 손수호> 건전지를 빼지 않더라도 뭔가를 끼워넣어 전류를 차단하기만 하면 계량기가 아예 작동을 안 하게 되는 거죠. 그리고 모방범죄는 절대 안된다는 점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 김현정> 아니, 이 다섯 번째 가능성을 지금 의심하시는 근거 있습니까?

◆ 손수호> 그렇습니다. 이게 참 답답한 일인데요. 2013년 말부터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난방비 0원으로 만드는 비법”이라는 내용의 글들이 많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 손수호> 그리고 그 후 실제로 문제가 돼서 2014년에 김부선 씨가 문제를 제기했던 것이고요. 지금도 인터넷상에 검색을 하면 어렵지 않게 그러한 글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특히 오늘 주제로 다루는 수원의 그 아파트 같은 경우에도, 그런 글들이 많이 올라온지 얼마 후인 2014년부터 난방비 0원인 세대들이 무려 1,000세대에 달하는 거거든요. 이게 과연 단순한 우연일지 의문입니다.

◇ 김현정> 진짜 우연일 수도 있어요. 우리가 뭐 아니라고는 말 못합니다. 우리가 수사한 건 아니니까. 하지만 참 우연 치고는 기막힌 우연이다, 이런 말씀. 저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손 탐정님. 마지막에 한 그 가정만큼은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지금 쭉 들어보니까 마지막이 가능성이 제일 높아 보여서 좀 허탈하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오늘 사건에서 손수호 탐정이 주목한 첫 번째 포인트 뭡니까?

◆ 손수호> 꼼수라고 쓰고 사기죄라고 읽는다.

◇ 김현정> 사기죄예요?

◆ 손수호> 네, 사기죄입니다. 다른 사람을 기망해서 즉 속여서 재물을 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하면 사기죄 성립하거든요. 이번 사안의 경우에도 다른 사람을 속여서 내가 내야 되는 난방비를 대신 내게 하고 나는 그만큼 이익을 얻었으니까 이게 바로 사기죠.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들으시는 분 중에 이야, 종이 하나 끼우면 돼? 건전지 하나 빼면 돼? 나도 해 봐야지 이러시면 큰일나는 게.

◆ 손수호>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 김현정>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사기죄입니다.

◆ 손수호> 사기죄의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고 여기에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도 병과될 수도 있는데요. 문제는 과연 사기죄 증명이 가능하냐. 과연 일부러 건전지를 뺐거나 일부러 종이를 끼워넣었음을 증명 할 수 있겠느냐.

◇ 김현정> 증거를 찾을 수 있느냐, 이게 문제군요.

◆ 손수호> 바로 그 부분에 문제가 있습니다. 물론 계량기의 봉인이 훼손돼 있으면 조작을 강하게 의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이 훼손했다는 증거를 찾기는 힘들죠. 그리고 또 일정 기간 동안만 조작해서 난방비를 확 줄인 다음 원래대로 정상 작동하게 복구했다면 자백을 하지 않는 이상 정말 밝혀내기 어렵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그런가요. 이런 난방비 제로 사건들이 적지 않게 벌어졌는데 실제로 벌 받은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면서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실제로 처벌까지 이어진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고요. 또 하나 처벌과 별개로. 초과로 난방비를 낸 집에서는 그만큼을 돌려받아야 되는데.

◇ 김현정> 피해 주민들은 어떻게 됐습니까?

◆ 손수호> 그 피해 구제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 포인트인데요. 피해구제라 쓰고 불가능이라 읽는다.

◇ 김현정> 불가능해요?

◆ 손수호> 그렇죠. 왜냐하면 초과 납부한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고 당연히 돌려받아야 하지만, 도대체 내가 그동안 얼마나 초과 납부한 것인지 정확하게 확인하는 건 어렵습니다.

◇ 김현정> 그러다 보니까, 그러다 보니까 결국은 피해를 봤는데도 분명히 문제가 있는데도 그냥 참고 넘어가야 되는 상황. 이거 문제가 있네요.

◆ 손수호>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래요. 처벌도 쉽지 않고 피해구제도 쉽지 않고.

◆ 손수호> 네. 하지만 관리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 김현정> 관리자는 책임이 있다? 관리사무소 말씀이세요?

◆ 손수호> 네. 관리사무소가 가구당 사용량을 집계하죠. 그리고 이걸 전체 사용량에 따라 계산해서 각 집마다 난방비를 청구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충분히 뭔가 이상한 걸 알았을 겁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내 옆집에서 진짜 뭐 건전지를 뺀다든지 종이를 낀다든지 계량기를 고장나게 한다든지 해서 꼼수를 쓰는 걸 나는 모를 수 있지만 관리소가 몰랐을 수는 없다. 996세대가 그렇게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그걸 3년 동안 몰랐을 수가 없다.

◆ 손수호> 그렇습니다. 모르는 척 눈 감고 방조하였거나 아니면 적극적으로 여기에 가담한 것은 아닌가 의심 할 수 있겠죠.

◇ 김현정> 김부선 씨의 아파트 경우 어땠어요?

◆ 손수호> 관리소장 3명이 입건됐고요. 또 오늘 문제를 제기한 이 수원 아파트 같은 경우에도 정식으로 수사가 진행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저는 지금 또 들으면서 또 희한한 게 이런 난방비 0원 사례가 아까 전국적으로 5만 5000가구 된다 그러셨죠? 그런데 왜 수사 결과, 제대로 수사돼서 결과까지 나온 곳은 저는 거의 뉴스 못 들은 것 같은데요.

◆ 손수호> 이 부분 역시 굉장히 놀라운데요. 주민들이 오히려 경찰 수사,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 김현정> 아니, 피해 주민들이이요?

◆ 손수호> 네. 수원의 경우에도 수사 의뢰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 김현정> 왜요?

◆ 손수호> 우선 굉장히 많은 주민이 실제 관여되어 있기 때문에 주민들 사이 갈등 발생 소지가 크다. 그리고 수사를 해도 밝힐 수 있는 게 많지 않고 시끄러워지기만 한다. 마지막으로 이런 소문이 나면 집값 떨어질 우려가 있다 등의 이유로 입주자 대표회의 선에서 적당히 정리하고 진상규명 없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 김현정> 좀 충격적이네요. 이런 이유들이 있었던 거군요. 또다시 불거진 난방비 제로 사건. 탐정 손수호의 눈으로 파헤쳐봤는데 마지막으로 꼭 남기고 싶은 한마디가 있다면?

◆ 손수호> 난방열사는 정해져 있는 게 아니다.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손수호> 관리비 고지서 나오면 꼼꼼하게 읽어보시나요?

◇ 김현정> 아주 꼼꼼하게는 안 봐요, 솔직히. 총액만 봐요.

◆ 손수호> 그래도 총액은 보시는군요. 자동이체나 신용카드 자동결제 설정해 놓으면 아예 그조차도 안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 김현정> 맞아요.

◆ 손수호> 저도 그렇고요. 그런데 주민들이 관심을 갖지 않으면 지금도 아파트에서 돈 관련 비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돈 관련 비리. 새는 곳 많아요.

◆ 손수호> 난방비뿐 아니고요. 공사비, 시설대여료, 광고료, 협찬비, 주차비 등등 위험요소 많거든요. 내가 아니라도 누군가는 나서주겠지, 이런 안일한 생각은 절대 안 됩니다. 적극적으로 확인하고 따져야 난방비 0원 사태처럼 어처구니없는 일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 김현정> 난방열사는 김부선 씨만의 일이 아니다. 마지막 정리 좋네요. 오늘 가벼운 주제라고 하셨는데 저는 굉장히 중요한 주제 다루신 것 같아요.

◆ 손수호> 감사합니다.

◇ 김현정> 손수호 탐정님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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