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사태 한 달]한 판 가격 뚝, 소비는 슬금슬금..추석 前 다시 오를듯(종합)

김현정 2017. 9. 1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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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김정임(34)씨는 동네의 한 대기업 계열 슈퍼마켓에 갔다가 오랜만에 계란 한 판을 집어 들었다.

1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일 기준 30개들이 계란 한 판(중품 특란) 평균 소매 가격은 5637원으로 살충제 파동이 불거지기 직전인 지난달 14일 7595원에 비해 1958원(25.8%)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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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치솟았던 계란 가격 안전성 논란으로 절벽
더딘 소비 회복세…가격은 올해 처음 평년 수준 밑돌아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오종탁 기자] 주부 김정임(34)씨는 동네의 한 대기업 계열 슈퍼마켓에 갔다가 오랜만에 계란 한 판을 집어 들었다. 튼튼한 종이 케이스에 든 '무항생제 특란(30구)'이 평소의 절반도 안 되는 3990원에 판매되고 있었기 때문. 한 켠에 찍힌 생산날짜가 1주일여 전이라는 점이 다소 마음에 걸렸지만, 유통기한은 넉넉히 남아있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 이후 1만원에 육박하던 계란 한 판 가격이 3000원대로 내려앉았다. 일부 농장의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 안전을 우려한 소비자들이 구매를 꺼리면서다. 매장별로 할인행사를 하거나 생산날짜가 다소 경과한 제품을 싸게 내놓기 시작하고 평균 소매가격 역시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1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일 기준 30개들이 계란 한 판(중품 특란) 평균 소매 가격은 5637원으로 살충제 파동이 불거지기 직전인 지난달 14일 7595원에 비해 1958원(25.8%) 떨어졌다. 평년가(5690원)보다도 0.9% 낮은 수준인데, 올해 들어 계란값이 평년가를 밑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로 계란 수요가 급감하면서 자연스레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빵, 과자 등 다른 먹거리로도 확산되는 가운데 20일 서울의 한 빵집에서 소비자가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문호남 기자 munonam@)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에서는 3000원대 계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7~9일 협력회사 직영농장에서 생산하는 '실속란 30개입 중란'을 기존 5780원보다 1800원 저렴한 3980원에 파는 행사를 기획했다. 지난 주말(9일) 롯데슈퍼에서는 평소 9900원에 판매하던 '초이스엘 농가에서 자란 닭이 낳은 무항생제 계란'을 3990원에 특가 판매했다. 홈플러스는 별도의 특가행사는 진행하지 않지만, 대란 30구 기준 5380원으로 평균 소매가 보다 낮은 가격대에 제품을 내놓고 있다.

AI로 인해 계란 값은 지난 7월까지만 해도 전국 소매 최고가격이 1만원에 육박하며 장바구니 물가를 끌어올렸다. 외국산 달걀 수입에도 차질을 빚으면서 가격 고공행진은 한 달 여 동안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달 15일 정부의 살충제 성분 조사 결과 발표와 함께 파동이 확산, 수요와 함께 가격이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은 원가를 비롯해 다양한 요인에 의해서 결정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수요"라면서 "고객들이 사지 않으면 가격은 그 수준을 결코 유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계란 역시 장바구니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 식품으로 그동안 여겨졌지만, 가격이 아닌 안전과 위생 문제가 맞물리자 소비 절벽이 나타났다"면서 "공급자 입장에서는 폐기 보다는 특가 할인으로라도 판매하는 쪽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수요는 서서히 회복중이다. 이마트ㆍ홈플러스ㆍ롯데마트 등 주요 대형마트 3사의 계란 매출은 최근 들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이마트의 계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살충제 파동 직후인 8월 16~23일 매출이 31.2% 곤두박질 친 것과 비교하면 개선된 수치다. 롯데마트에서도 지난달 17~23일 36% 였던 매출 역신장 폭이 최근(8월24~9월12일)엔 1.2%로 좁혀졌다. 매출을 공개하지 않는 홈플러스 역시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추석이 한 달도 남지 않은 데다가 살충제 성분에 대한 우려가 점차 소멸되면서 가격이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계란 가격이 추석 성수기에 반등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계란 1000만개를 미리 수매해 비축키로 했다. 평년 1일 소비량(4000만개)의 25% 수준이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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