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文은 끝났다"..'박성진' '보유세' 당·정·청 갈등 표면화

2017. 9. 1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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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권 출범 127일 만에 청와대와 정부,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제 목소리를 내면서 찰떡 궁합을 보였던 당ㆍ정ㆍ청 관계에 금이 가고 있다.

당→청와대, 정부→당으로 갈등 구조가 드러나면서 정무적 사안은 물론 정책 과제를 추진하는데도 적잖은 불협화음이 예고된다.

민주당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각종 개혁 과제가 표류되고 민심이 등을 돌린 '트라우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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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잇단 인사 검증 실패에 비문계 반란
-黨 포퓰리즘 정책 주문에 질려버린 정부
-참여정부 트라우마, 갈등 조기 수습될 듯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문재인 정권 출범 127일 만에 청와대와 정부,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제 목소리를 내면서 찰떡 궁합을 보였던 당ㆍ정ㆍ청 관계에 금이 가고 있다.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당이 청와대에, 보유세 인상에 대해선 정부가 당에 반기를 들었다. 당→청와대, 정부→당으로 갈등 구조가 드러나면서 정무적 사안은 물론 정책 과제를 추진하는데도 적잖은 불협화음이 예고된다. 정치권에서는 “당정청간 허니문이 끝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민주당 내부에서는 박성진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부적격’으로 채택된 것에 대해 ‘비문(문재인)계의 반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소관 상임위원회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경수 의원을 비롯해 당 대표 시절 정무특보를 지낸 권칠승 의원, 문 대통령이 영입한 김병관 의원 등 친문계 핵심 인사들이 포진해있다.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예전 같았으면 이들이 의사결정을 주도했지만 이번에는 비문계가 똘똘 뭉쳤다. 비문계인 홍의락 의원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1~2명 빼고 다 박 후보자를 반대했다”고 밝혔다. 청문보고서 채택 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퇴장하는 퍼포먼스는 친문계와 비문계의 절충안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비문계 한 원내지도부는 “당내에서 부적격 의견이 많았지만 공식적으로 그런 의견을 표명하기 힘드니 퇴장한 것”이라면서 “모두가 난처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박 후보자의 낙마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책임론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비문계의 반란은 청와대를 향한 일종의 경고 메시지로 해석된다. 그동안 민주당은 문 대통령이 천명한 ‘공직 배제 5대 원칙’을 위반한 인사라도 ‘철벽 방어’로 옹호해왔다. 그러나 자질 논란이 제기된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재직)과 ‘황우석 사태’에 연루된 박기영 전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이어 이유정 전 헌법재판관 후보자, 김이수 전 헌재소장 후보자까지 줄줄이 낙마하면서 청와대에 대한 불만이 폭발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인사 실패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모두 당이 떠안고 있다”며 청와대 인사검증라인에 대한 불쾌감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당정(黨政) 갈등도 표면화되고 있다. 민주당의 포퓰리즘식 ‘정책 주문’에 정부가 들이박는 모양새다. 당이 경제 상황이나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다. 당정은 특히 부동산 보유세 인상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민주당이 “지대(地代ㆍ토지사용료) 추구의 덫에서 벗어나야 한다”(추미애 대표), “초(超)과다 부동산 보유자들에 대한 추가 조치”(우원식 원내대표) 등을 언급하자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현재로선 검토하지 않고 있다”, “당과 직접 협의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 부총리의 적극적인 해명은 ‘김동연 패싱’에 대한 불만도 섞여있다.

하지만 지금의 당청 또는 당정 갈등이 조기 봉합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민주당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각종 개혁 과제가 표류되고 민심이 등을 돌린 ‘트라우마’가 있다. 당시 당청 갈등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이가 우원식 원내대표다. 민주당 원내관계자는 “청와대로 공을 넘겼다. 청와대의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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