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분식회계 증거 삭제지시' 혐의 KAI 임원 구속영장 또 기각..검찰 반발

권순완 기자 입력 2017.09.14. 08:45

검찰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직원에게 증거 인멸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임원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13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KAI 박모 고정익 개발사업 관리실장(상무)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영장을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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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직원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 모 KAI 고정익개발사업관리실장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직원에게 증거 인멸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임원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13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KAI 박모 고정익 개발사업 관리실장(상무)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영장을 기각했다.

강 판사는 “증거인멸죄가 성립하려면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해야 한다”며 “이 사건에서 증거인멸 지시를 받은 사람이 자신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어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했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검찰은 “수사 단계에서의 증거인멸 우려를 구속의 주된 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형사소송법의 취지를 감안할 때 영장 기각 사유를 수긍하기 어렵다”며 반발했다.

검찰은 또 “증거인멸죄는 자기가 아닌 타인의 형사사건에 대한 증거를 인멸한 경우에 성립되는 반면 증거인멸교사죄는 인멸 대상인 증거가 자기가 처벌받을 형사사건에 대한 경우에도 성립된다”고 주장했다.

KAI의 경영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이용일 부장검사)는 지난 11일 수사에 필요한 핵심 증거를 없애도록 지시한 혐의로 박 실장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실장은 검찰과 금융감독당국이 분식회계 의혹을 조사하자 회계 분식과 관련한 중요 증거를 골라내 부하 직원들에게 이를 파쇄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박 실장이 담당한 고정익 항공기 사업에는 T-50 고등훈련기를 비롯해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사업 등 대형 무기체계 개발사업이 포함돼 있다.

검찰은 하성용 전 대표가 작년 5월 연임 달성 등을 위해 분식회계를 지시하거나 묵인했을 가능성에 주목해 하 전 대표를 조만간 불러 경영 비리 의혹 전반을 추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다른 KAI 임원의 구속영장도 법원에서 기각된 바 있다. 지난 8일 법원은 외부 청탁을 받고 회사의 정상적인 채용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 뇌물공여)를 받는 경영지원본부장 이모 상무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