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KAI 또 구속영장 기각에 檢 정면 반박.."사유 수긍 어렵다"

이진석 입력 2017.09.14. 08:31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직원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KAI 임원 박모 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1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판사는 전날 박 실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했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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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직원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KAI 임원 박모 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1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판사는 전날 박 실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했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강 판사는 "증거인멸죄가 성립하려면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해야 하지만 이 사건에서는 증거인멸 지시를 받은 사람이 자신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 실장에게 지시를 받은 부하 직원이 증거를 없앴더라도 이는 직원 자신의 형사사건과 관련한 행위로 볼 가능성이 있어 박 실장에게 적용된 혐의인 증거인멸교사죄 자체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검찰은 "수사 단계에서 증거인멸 우려를 구속의 주된 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형사소송법 취지를 감안할 때 영장 기각 사유를 수긍하기 어렵다"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검찰은 "증거인멸죄는 자기가 아닌 타인의 형사사건에 대한 증거를 인멸한 경우에 성립된다"면서도 "증거인멸 교사죄는 인멸대상인 증거가 자기가 처벌받을 형사사건에 대한 경우에도 성립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실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증거인멸죄가 아닌 증거인멸 교사죄"라며 "인멸된 증거는 경영진과 회계담당자들의 분식회계에 관련된 것으로, 박 실장은 재무제표 작성을 담당하는 회계부서와 직접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 실장은 분식회계로 형사처벌 받을 가능성이 없는 개발부서 실무직원들에게 직무상 상하관계를 악용해 검찰에 제출할 서류 중 경영진과 회계담당자들의 혐의와 직결되는 중요 증거서류를 직접 골라내 세절기에 세절하도록 교사한 것이어서 증거인멸 교사죄가 성립한다는 것이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이용일 부장검사)는 지난 11일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박 실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고정익 항공기 분야의 개발사업 담당 임원인 박 실장은 검찰과 금융감독당국이 분식회계 의혹 조사에 나서자 회계 분식과 관련한 중요 증거를 골라낸 후 부하 직원들에게 이를 파쇄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현재 KAI가 고정익 개발사업의 이익을 선반영하는 등의 방식으로 회계기준에 맞지 않게 매출과 이익을 부풀린 정황을 포착,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하성용 전 KAI 대표가 지난해 5월 연임 성공 등 목적으로 분식회계 등을 직접 지시하거나 묵인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조만간 하 전 대표를 소환해 경영 비리 의혹을 추궁할 방침이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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