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스마트홈 시대' 성큼, 삼성전자 금융권 '러브콜' 쇄도

장은지 기자 입력 2017.09.14. 07:00 수정 2017.09.14.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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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카드, '패밀리허브' 냉장고와 제휴 요청 잇달아
삼성전자 모델들이 음성인식 기능과 연결성이 강화된 사물인터넷(IoT) 냉장고 '패밀리허브 2.0'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삼성전자의 '패밀리허브' 냉장고가 금융권의 러브콜을 한몸에 받고 있다. 집에 있을땐 언제든지 냉장고 앞에서 간단히 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비전을 들고 국내 은행들이 삼성전자와의 협업을 요청하고 있는 것.

1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국내 은행들과 카드사들이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에 협업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이중 가장 적극적이었던 우리은행과는 파트너십 계약이 이뤄져 앞으로 '패밀리허브' 냉장고에서 우리은행 고객들은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고객들은 패밀리허브 냉장고 외부의 터치 스크린을 통해 우리은행 계좌의 잔액을 조회할 수 있고, 금융 캘린더에서 자동이체일, 예금·대출 만기일, 이자 납입일 등의 스케줄도 확인할 수 있다. 공인인증서 없이 본인인증만 거치면 된다. 실시간 환율 조회나 금융 매거진 등의 콘텐츠 이용도 가능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스마트 냉장고에 국내 최초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며 "향후 다양한 기기와 연결해 홈IoT 뱅킹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패밀리허브'는 음성인식 기능과 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 기존 냉장고에서 스마트홈의 허브로 진화했다. 요리 등으로 손이 자유롭지 못한 주방환경에서 사용자의 음성을 명확히 인식해 조리 순서에 맞춰 조리법을 읽어주고, 부족한 식재료를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에 손을 갖다 대지않고도 음성만으로 음악을 재생할 수 있고, 최신 뉴스나 날씨 등 생활 밀착형 음성 응답 등도 지원한다. 특히 이마트몰 등과 연결돼 쇼핑을 할수 있어 지난해부터 삼성카드 등 카드사들도 '패밀리허브'와의 협업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기존 PC와 스마트폰에서 플랫폼을 확장해야 하는 금융권과 냉장고나 TV 등 스마트홈의 '허브' 역할을 하는 가전제품의 기능을 확장해야 하는 전자업체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등 글로벌 업체들은 냉장고와 TV에서 터치나 음성인식만으로 엔터테인먼트와 정보검색, 쇼핑, 금융거래 등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혁신'에 골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냉장고에 최초로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했고 2020년까지 모든 가전제품에 음성인식과 IoT(사물인터넷) 등 스마트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다.

IT 공룡들의 격전지로 부상한 AI 스피커도 같은 상황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음성인식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NUGU)'에 금융서비스를 접목하기 위해 하나은행, 삼성증권 등과 손잡았다. 고객들은 환율을 조회하거나 계좌 잔액을 살펴볼 수 있다. 금리나 이자 등을 검색하거나 관심종목의 시세 조회, 펀드 추천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증권, 보험, 카드 분야로도 금융서비스가 확대되는 추세다. KT는 AI스피커와 셋톱박스를 하나로 합친 '기가지니'에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와 서비스를 연동, 음성 인식 금융거래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음성 명령을 통한 송금, 계좌조회 등이 가능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이 자체기술로 개발해 31일 공개한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AI) 서비스 '누구'. © News1

다만 남은 숙제는 금융거래의 필수조건인 '보안'이다. 아직까지 계좌이체나 상품가입 등 금융거래는 패밀리허브 냉장고에서 할 수 없고, 계좌 잔액조회나 자동이체일 조회 등의 수준에 그친 것도 보안 문제 때문이다. 음성을 이용한 제어는 편리하지만 복제 위험이 높고 음성인식률도 더 끌어올려야 한다. 현 시점에서 가능성 있는 대안은 스마트폰과 연동한 인증방법 정도다. 진짜 주인의 목소리에만 반응하는 '화자인증'이 업계에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지만 난이도가 높은 기술로 꼽힌다. 화자인증은 음성 생체인식 소프트웨어를 통해 저장된 본인의 목소리로만 결제를 인증하는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자체 보안솔루션인 '녹스(Knox)'를 패밀리허브에 탑재하는 등 강력한 보안정책을 구상 중이다. 은행들 역시 자사의 금융거래 플랫폼을 냉장고나 AI스피커 등으로 확대하려면 금융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새로운 보안 기준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윤부근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7' 기자간담회에서 "프라이버시 우려에 대한 두려움을 업계 전체가 노력해 소비자들로 하여금 '삶이 달라지겠구나, 저런 걸 해야겠구나'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보안문제는 업계 전체가 노력해 해결해야 하고 또 삼성 '녹스'를 활용하게 되면 보안 문제에 대해선 상당히 앞서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삼성페이나 녹스 탑재 등으로 쌓은 노하우를 생활가전사업부와 공유하며 시너지를 창출하는 모양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표는 이에 대해 "우리 고동진 무선사업부 사장의 전문 분야가 바로 '녹스'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see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