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4년만에 최대규모 군사훈련.. "혹시 또?" 나토 초긴장
발트 3국 등에 훈련 참관 제안
2008-2014년에도 훈련 발표후.. 조지아-우크라이나 침공 전력
나토, 병력 추가 배치-맞불 훈련
[동아일보]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14일부터 시작되는 러시아 군사훈련 ‘자파드(서쪽) 2017’에 대해 “즉각적인 위협의 조짐은 없지만 그들의 활동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20일까지 동유럽 벨라루스와 발트해 연안 칼리닌그라드 지역에서 4년 만에 최대 규모의 러시아 군사훈련이 진행된다. 나토는 러시아 훈련지역과 가까운 국경에 배치 병력을 늘리며 주시하고 있다. 특히 발트해 지역에선 ‘군사훈련(War game)이 진짜 전쟁(War)이 될 수 있다’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러시아는 이번 훈련이 ‘테러 대비용’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동맹국인 벨라루스와 칼리닌그라드 지역에서 외부 테러세력의 무기 지원을 받은 민병대들이 국가안보를 해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가상 국제테러그룹이 벨라루스를 전복시키려 하는 상황을 가정하고 훈련을 벌인다. 1만2700명의 병력, 전투기와 헬리콥터 70대, 장갑차 375대 등이 훈련에 투입된다.
2015년 나토 연합작전에 참여한 미국 수직이착륙 수송기 V-22 오스프리. |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독일 국방장관은 지난주 유럽연합(EU) 국방장관 회의를 마친 뒤 “러시아 군사훈련 참여 병력이 10만 명을 넘을 것 같다”며 “러시아가 군사 파워를 과시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이번 훈련은 오직 방어를 위해 오래전부터 계획된 통상 훈련이며 제3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이를 증명하겠다며 발트 3국(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을 비롯한 관련국에 두 명씩 옵서버로 훈련을 참관하라고 초대했다. 그러나 관련국들은 제대로 훈련을 보여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직접 위협이 가해진 발트 3국뿐 아니라 3년 전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의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내 친러 분리주의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위장 훈련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계했다. 이어 “군사 7000명과 군 장비들이 국경으로 집결하고 있는데 훈련 이후 러시아로 돌아갈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고 우려했다.
2010년 모스크바 외곽에서 훈련 중인 러시아 탱크 T-90A. 동아일보DB |
폴란드와 발트 3국에 그룹별로 4600여 명의 병력을 배치하고 있는 나토는 병력과 장비를 보강하고 있다. 미국은 전투기 7대와 600명의 추가 병력을 러시아 국경지역으로 보냈고, 나토 해군은 8일부터 발트해 훈련에 돌입했다.
이 지역 내 긴장감이 커지자 발트해 국가에선 유럽 내에서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는 솅겐 조약을 본떠 ‘군사 솅겐조약’을 체결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난주 EU 국방장관회의에서 위리 루이크 에스토니아 국방장관은 “호시탐탐 우리를 노리는 러시아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EU 내에선 병력이 국경을 자유롭게 오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스토니아는 올해 핀란드와 공동으로 장사정포를 구매하는 등 러시아의 위협에 대비해 발트해와 북유럽 국가들과의 무기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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