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영의 글로벌J카페]"비트코인에 투자하면 해고..어리석은 행동은 회사에 해롭다"
"비트코인은 사기..17세기 튤립 버블보다 심하다"
각국 정부 규제 움직임 속 금융 거물의 비판에
비트코인 가격 출렁, 앞으로 가격에 영향 미칠까
“비트코인은 사기(fraud)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가 12일(현지시간) 이같이 경고했다. 다이먼은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금융인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다만 "어떠한 선택지도 없는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유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북한에 살고 있거나, 마약 밀수범, 살인범이라면 미국 달러보다 비트코인을 쓰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이먼은 "이들을 위한 시장은 존재하겠지만, 매우 제한된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의 비트코인 열풍을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불었던 튤립 투기 현상에 비유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네덜란드의 튤립 투기 광풍보다 심하다.”
━ “비트코인, 튤립 버블보다 심하다”
1630년대 네덜란드 귀족 사회에서는 아름다운 정원이 곧 부(富)의 상징이었다. 네덜란드 국화이기도 한 튤립이 정원을 꾸미는 데 으뜸으로 꼽혔다. 튤립이 네덜란드와 유럽 각지에서 큰 인기를 끌자 수요가 늘기 시작했다. 하지만 튤립 생산을 빠르게 늘리기는 어려웠다.
수요는 급증하는데 꽃이 부족하니 튤립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가격이 오르니 튤립을 재배하는 사람도 늘었다. 튤립 사재기에 일반인과 농민도 뛰어들었다. 튤립 알뿌리(구근) 가격이 집 한채 값을 뛰어넘을 정도로 투기 광풍이 불었다.
원예 애호가들은 품종 개량을 해서 희귀한 튤립을 만들어냈다. 처음에는 희귀 튤립만 비싸게 거래되다가 나중에는 시장이 혼란해 지면서 일반 품종도 덩달아 가격이 올랐다. 아무런 가치도 없는 튤립 알뿌리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부은 게 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공급이 늘면서 가격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결국 가격 폭락으로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게 됐다. 거품이 꺼지면서 경제 공황으로 이어졌다.
튤립 버블의 끝이 좋지 않았다. 다이먼 CEO는 비트코인의 끝도 이렇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다.
━ ”가상화폐에 투자하면 해고“
블록체인은 온라인에서 거래 내용이 담긴 블록을 생성해 연결한다. 블록에는 일정 시간 동안 확정된 거래 내역이 담긴다. 이 블록은 네트워크에 있는 모든 참여자에게 전송된다. 참여자들이 해당 거래의 타당성 여부를 확인한 뒤 승인한 블록이 기존 블록체인에 연결되면서 송금이 이루어진다. 신용이 아니라 네트워크 시스템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은행 등 제3자의 보증 없이도 당사자끼리 거래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쓰인 가장 유명한 사례가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다.
다이먼은 비트코인에 투자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자신의 딸은 비트코인을 사서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 정부, 규제 본격화
가상화페에 대한 경고음은은 그동안도 있어왔다. 잇따른 경고에도 가상화폐 가격은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비트코인 가치는 2015년에는 연중 내내 200달러 선에 머물렀고, 2016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400달러 벽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 말부터 오르기 시작해 지난해 말 이후 현재까지 4배 이상 뛰었다. 지난 9월 1일에는 1비트코인 가격이 4880달러를 넘어 최고점을 찍었다.
또 가상화폐 거래소를 폐쇄할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중국 인터넷금융협회가 13일 “가상화폐거래소는 합법적인 근거가 없다”며 공개 비판을 하고 나서자 금융권에서는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가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가상화폐를 통해 발생한 수익에 최고 45%의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국세청은 최근 가상화폐 거래를 통해 발생한 이익을 '잡소득'으로 구분하고 세금을 매기기로 했다.
잡소득은 소득액에 따라 5~45%의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거래 차익이 4000만엔(약 4억1000만원)을 넘을 경우 가장 높은 45%의 세율을 부과할 계획이다. 일본은 호텔과 편의점 등 소매점에서도 가상화폐 결제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가상화폐 거래와 사용이 가장 활발한 나라 중 한 곳이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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