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박근혜·서청원·최경환 탈당 권유 .. 친박·비박 모두 반발

최민우.유성운 입력 2017.09.14. 01:32 수정 2017.09.1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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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혁신위 "수용 안하면 출당"
친박 "당 쪼개나" 비박 "고작 3명"
박, 윤리위서 결정 땐 당 떠나야
서청원·최경환은 의총 동의 필요
바른정당, 11월 30일 이전 조기전대
비대위 없이 주호영 대행체제 유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 혁신위원회의 박근혜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자진 탈당 권유 결정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절연(絶緣)’에 본격 돌입했다.

당 혁신위원회(위원장 류석춘)는 13일 박 전 대통령에게 자진 탈당을 권유해야 한다는 방침을 확정하고 이를 공식 발표했다. 또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해서도 같은 결정을 했다.

류 위원장은 “한국당은 2016년 4월 총선 공천 실패로부터 2017년 5월 대선 패배에 이르기까지 국정운영 실패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물어 박 전 대통령에게 자진 탈당을 권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자진 탈당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당헌·당규에 따른 출당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 위원장은 또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해서도 “계파 전횡으로부터 비롯된 국정 실패에 책임이 가장 무겁다”며 자진 탈당을 권고했다. 반면 다른 친박계 의원에 대해선 “이른바 ‘진박 감별사’ 등을 자처하며 총선 공천 과정에서 전횡을 부린 나머지 의원들도 책임을 통감하고 노력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추가적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고 했다.

◆진짜 내보내나=혁신위는 자문기구이지 집행기구가 아니다. ‘권유’를 할 뿐 ‘결정’을 할 순 없다는 얘기다. 혁신위 발표 직후 홍준표 대표도 “종국적인 집행은 당이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난달 홍 대표가 이미 ‘박 전 대통령 탈당’ 문제를 공론화했고, 혁신위 구성에 홍 대표의 의중이 반영됐기에 이번 혁신위 발표대로 당의 큰 흐름이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당 윤리위 규정 제21조에 따르면 징계의 종류는 ▶제명 ▶탈당권유 ▶당원권 정지 ▶경고 등 네 가지다. 박 전 대통령은 현재 ‘당원권 정지’ 상태다.

만약 윤리위가 소집돼 박 전 대통령의 ‘탈당권유’를 결정하면 박 전 대통령은 그대로 당에서 떠나게 된다. 탈당권유를 받은 자가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탈당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곧바로 제명당하기 때문이다. 반면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경우 스스로 탈당하지 않으면 내보내기 쉽지 않다. 현역 의원이기 때문이다. 윤리위에서 ‘탈당권유’를 결정해도 의원총회를 거쳐야 한다. 당헌 39조에 따르면 “국회의원 제명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돼 있다. 한국당 의원 107명 중 최소 72명이 제명에 동의해야 한다는 의미다.

◆당내 갈등 점화되나=혁신위 권고안이 발표되자 친박·비박 모두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특히 최고위원·재선의원 연석회의에서 홍 대표와 친박 성향 의원들 사이에 설전이 오갔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대여 투쟁을 해야 하는 이 시점에 왜 탈당 운운하나. 논의를 일절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장우 의원 역시 “왜 잘 굴러가는 당을 둘로 나누나”라고 반발했다.

최경환 의원실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안타깝고 답답하다. 지금 친박이냐 아니냐를 두고 싸울 때가 아닌데 지도부가 민심을 잘못 읽고 있다”고 했다.

반면 비박계에선 “고작 3명이냐”는 비판이 나왔다. 한 비박계 의원은 “‘친박 8적’은 고사하고 올 초 인명진 비대위원장이 징계했던 윤상현 의원마저 빠졌다. 3명으로 생색만 내고 당 장악력을 높이려는 홍 대표의 꼼수”라며 “이 정도론 바른정당과의 보수대통합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홍준표 대표는 “혁신위 권고안을 박 전 대통령 1심 판결이 내려지는 10월 17일을 전후해 논의하겠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대리인 출신인 황성욱 변호사는 이날 혁신위원직에서 사퇴했다.

◆바른정당 조기 전당대회 개최=차기 지도부 구성을 두고 자강론과 통합론으로 나뉘어 당내 갈등을 겪던 바른정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4시간이 넘는 격론을 벌였다. 결국 비대위를 출범시키지 않고 주호영 원내대표의 대행 체제를 유지하되 11월 30일 이전에 조기 전당대회를 치르기로 했다. 이날 의총엔 이혜훈 전 대표를 제외한 19명의 소속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이 참석했다.

최민우·유성운 기자 minwoo@joongang.co.kr